손정호 기자

[일요경제 = 손정호 기자] 24년 동안 신규 회원사가 없었던 전국은행연합회에 신입생이 생겼다. 바로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 이어 국내 2위 포털사이트 다음의 운영사인 카카오의 카카오뱅크가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으면서 은행연합회의 새로운 회원사가 될 예정이다. 이미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를 24년 만의 신규 회원으로 받아들일 예정이라고 밝힌 상태다.

케이뱅크는 지난 3일 KT와 우리은행, NH투자증권, 한화생명, GS리테일 등 21개사를 주주로 영업을 시작했다. 케이뱅크의 초반 흥행세는 무섭다. 24년 동안 잠잠하던 은행권은 새로운 신입생의 돌풍을 눈여겨 바라보는 중인데, 기존 은행권의 사업 및 영업방식에서 이미 모바일 부분이 강화되기는 했지만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영업이 본격화될수록 이런 흐름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출범 4일 만에 신규계좌 가입건수가 10만 건을 돌파했으며, 케이뱅크의 코드K정기예금 1회차 판매분 200억 원은 3일 만에 모두 판매됐고 2회차 판매에 돌입했다. 장기불황 저금리 상태에서 케이뱅크의 금리는 연 2.0%로, 시중은행 수신금리보다 0.4∼0.7%p 높은 금리를 책정했다.

5일 금융위에서 은행업 인가를 받은 카카오뱅크는 이르면 오는 6월 중으로 한국인들의 카카오톡을 이용한 은행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의 주주는 한국금융투자, 카카오, 국민은행, 넷마블게임즈, 서울보증보험, 우정사업본부, 이베이코리아, 예스24 등 총 9개사로, 은행권에서는 케이뱅크보다 카카오뱅크의 파급력이 더 클 가능성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카카오톡의 경우 KT나 SK텔레콤, LG U+ 등 어떤 통신사에서 삼성전자나 LG전자, 애플 등 어떤 기종의 스마트폰을 개통하더라도 기본적으로 다운로드해주기 때문이다. 접근 경로 측면에서 케이뱅크보다 카카오뱅크의 친숙성이 더 높을 수 있다. 또한 카카오뱅크는 해외송금 가격을 시중은행의 10%로 낮게 책정해 유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어필하는 전략을 이미 공개했다. 

케이뱅크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아직 예치금 규모가 크지는 않고, 카카오뱅크는 아직 영업전이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정기예금 최고 연 2.0%, 적금 최고 연 2.2% 금리의 ‘위비 슈퍼 주거래 패키지2’를 선보였고, 다른 은행들도 예금금리를 올려주는 상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은행권에 몰고 올 변화의 가능성은 아직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그러나 두 인터넷전문은행 모두 핀테크라는 4차 산업혁명의 흐름 속에 포함됐다는 점에서 거스를 수 없는 미래라는 측면이라는 점을 기억하고 준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스위스 다보스포럼의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작년 10월 방한 강연에서 “4차 산업혁명은 초기단계로 3~4년 후에 더 많은 변화가 올 것”이라며 “우리가 멈출 수 없는 이 변화를 포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하나의 문제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다. 4차 산업혁명은 보다 다양한 분야의 융합, 통섭 등으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세계를 눈앞에 펼쳐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1~3차 산업혁명이 블루칼라의 일자리를 위협했다면 4차 산업혁명은 화이트칼라의 위치를 위협하는 새로운 변화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과거 아날로그 방식에 비해 이미 등장한 디지털 방식에서, 이유를 알 수 없거나 책임 소재를 규정하기 힘든 오류가 자주 발생한다는 점도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물결에서 우리가 주의하거나 주목해야 할 부분 중 하나인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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