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소비 확대와 정부 주도의 투자 확대가 GDP 성장에 기여

[일요경제=김민선 기자] 중국이 올해 1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6.9%를 달성하는 등 GDP 서프라이즈를 터뜨린 가운데 견고한 소비와 정부 주도의 인프라 투자 확대가 GDP 성장률 신장에 기여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하이투자증권 염지윤 연구원은 중국의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이 블룸버그 등 시장 예상치와 전분기치 6.8%를 웃돌고, 2015년도 3분기 6.9%를 달성한 이래 1년 6개월 만의 최고치였다고 밝혔다.

염 연구원은 “1분기 GDP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한 데에는 견고한 소비와 함께 정부 주도의 투자 확대의 역할이 컸다”고 판단했다.

◇내수 활성 및 인프라·신산업 투자 확대가 GDP 성장에 큰 기여

1~3월 고정자산투자는 전년동기대비 9.2%로 2016년 말 대비 0.9%p 상승했다. 그중 인프라 투자는 전년동기대비 18.7% 증가해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1일 허베이성 슝안신구 조성을 발표했고, 다음달에는 일대일로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등 향후 대규모 인프라 투자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한편 1~3차 산업 전반이 성장세를 보이면서 서비스 관련 내수 시장을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 1차 산업이 3.0% 성장해 GDP 기여도(이하 기여도) 0.2%p, 제조업 등 2차 산업이 6.4% 성장해 2.4%p의 기여도를 보였다. 3차 서비스 산업은 7.7% 성장하고 4.3%p의 기여도를 달성했다.

지출별 성장 기여도를 보면 1분기에는 정부 및 민간 소비가 늘어나 최종소비지출의 기여율이 77.2%로 GDP 상승에 5.3% 기여도를 나타냈다. 이같은 소비 관련 기여도는 2014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신산업과 부동산 부문에서의 투자 확대와 운송장비 및 IT 산업생산, 소매판매 부문에서의 개선도 1분기 GDP 성장에 기여했다.

신산업 투자는 지난 1~2월에 이어 3월도 양호한 편이다. 전기기계/장비 투자는 전년 동기대비 8.3% 증가하고, IT S/W 및 서비스 산업은 전년동기대비 13.4% 증가, 전자장비 산업은 전년동기대비 26.8%나 증가했다.

반면 구경제 산업인 비철금속, 석탄, 철강 산업에서 투자증가율이 각각 –23.1%, -15.8%, -10%를 기록하며 마이너스 구간에 머물렀다.

부동산 투자는 전년동기대비 9.2% 증가를 기록하면서 지난 1~2월 8.9% 대비 0.2%p 상승했다. 염 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부터 부동산 경기 호황을 기대한 기업들이 토지를 취득하고 투자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운송장비 산업 양호...IT 산업 생산도 견조

3월 산업생산은 전년동월대비 7.6%를 기록하면서 블룸버그 등 시장 예상치 6.3%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2014년도 12월 이후 가장 단기간에 성장을 이뤄냈다.

산업별로는 전자장비 산업생산은 14.9% 증가, 자동차 생산은 15.3% 증가, 전기기계/장비 산업생산은 8.2% 증가해 신산업에서의 생산이 양호한 편이었다. 인프라투자가 확대됨에 따라 관련 운송장비 산업에서의 생산도 전년동기대비 4.1% 증가했다.

한편 대내외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며 중국의 경제지표가 개선되는 추세다. 지난 1~2월 부진했던 소매판매는 3월부터 다시 10.9% 증가를 기록하며 소비부진에 대한 불안을 불식시켰다. 지난주 발표된 3월 수출도 전년동월대비 16.4% 증가해 기존 시장의 기대치를 큰 폭으로 뛰어넘으며 대내외 지표 모두 최근 중국 경기가 회복되고 있음을 보였다.

◇불확실성 요인 잔존하지만 올해 중국 경제 안정적으로 성장

중국 경기가 지금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약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 근거로 염 연구원은 “2월을 정점으로 가격효과가 약화되고 있고, 가격효과를 대체할만한 물량지표의 회복이 더디다”고 설명했다. 또한 “부동산 규제 강화로 인한 부동산 경기의 둔화가 예고되고, 경기가 안정세를 보임에 따라 인민은행의 긴축스탠스가 지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3월 생산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7.5%를 기록하며 상승세가 둔화됐다. 가격 상승세 둔화를 제조업 기업들의 재고 확충 의지를 약화시킨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의 관련항목인 재고지표는 2월에 고점을 기록한 후 3월에 둔화됐다. 중국 산업생산의 바로미터로 사용되는 중국 내 6대 전력발전소의 석탄소비량도 지난 2월 이후 둔화되고 있다.

염 연구원은 “이처럼 가격효과가 약화되는 가운데 물량지표의 회복세가 더뎌 경기에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다만 불확실성에도 올해 중국의 전반적인 경기는 안정적 성장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경기가 전반적으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고, 가을 당대회를 앞두고 신도시 개발 및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한 투자 확대가 지속되는 한편 민간주도의 신산업 투자가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염 연구원은 “중국 경기를 위협하는 불확실성 요인들이 남아있지만 전반적으로 중국 경기는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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