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환시대 한국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국가 핵융합에너지 연구개발 현황을 중심으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공동개발 사업, 한국도 참여...일부 비용‧부품 책임

황용석 서울대 교수는 핵융합에너지 실용화 기술 개발로 지속가능한 새 에너지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요경제 = 손정호 기자]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에너지를 실용화할 수 있는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지속가능한 새로운 에너지를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황용석 서울대 핵융합로공학 선행연구센터 교수는 지난 18일 서울시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 진행된 ‘에너지 전환시대 한국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 국가 핵융합에너지 연구개발 현황을 중심으로’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황 교수는 ‘핵융합 연구 경과 및 글로벌 연구동향’ 발표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로 안전하고 풍부한 핵융합 발전을 고려할 수 있는데, 바닷물에서 추출한 중수소(Deuterium)과 리튬과 중성자 반응에서 생산하는 삼중수소(Tritium)의 융합과정이라고 밝혔다.

핵융합발전로 안에서 발생하는 초고온 플라즈마의 핵융합 반응을 통해 생성된 중성자의 열에너지가 증기를 발생시키고, 그 증기가 터빈 발전기를 돌려서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이다. 

황 교수는 우리나라가 지난 2007년 차세대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의 성공적 건설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건설에서 기술총괄 사무차장, 토카막건설 총괄장, 진공용기 PT 팀장 등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2007~2016년 ITER 기구와 회원국에서 서비스 용역 등 94건, 약 5378억 원의 사업을 수주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2008년 최초의 플라즈마 발생 성공과 고성능 플라즈마 6.2초 달성에 이어 작년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을 70초 동안 성공했으며, 미국 물리학회에서 이외 국가의 핵융합 연구장치로는 처음으로 KSTAR 세션을 개설했다는 것. 

황 교수에 따르면 EU와 일본, 중국은 수정된 ITER 일정을 반영해 핵융합 에너지 개발 로드맵을 재편하면서, 오는 2050년 핵융합 전기 생산을 목표로 설정했다. 

핵융합과 핵분열 반응의 차이점

EU는 EUROfusion을 중심으로 2012년 말 수립한 핵융합 에너지 전기 생산 로드맵에 따라 ‘Horizon 2020’을 통한 플라즈마 운영 등 8대 미션을 추진 중이며, 오는 2020년대 개념 설계, 2030년대 공학 설계, 2040년대 DEMO 건설, 2050년대 운전 계획을 수립했다.

일본은 세계 최고온도인 5억2000만도의 초고온 플라즈마 실현 후 ITER 실험로 단계로, 미수행 영역을 보완해 실용화로 나갈 예정이다. ITER 운영과 DEMO 실험연구를 위한 선행연구장치로 초전도 토카막 JT-60SA를 2019년 완공해 운영할 목표다. ITER 원격실험 준비와 핵융합에너지 조기 상용화 DEMO R&D를 위한 국제핵융합에너지연구센터(IFERC)를 운영 중이다. 

중국은 CFETR(China fusion engineering test reactor) 건설 제안서를 앞으로 5년 내에 정부에서 승인을 검토할 방침이다.

황 교수는 우리나라 핵융합 기술 수준을 EU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많이 따라잡은 상태로 분석했다. 우리나라 2차 진흥기본계획의 성공이 3단계 핵융합발전소 건설 능력 확보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3단계는 2021년까지 KSTAR 고성능 플라즈마 달성과 ITER 운전 준비, 완공 기여와 핵심기술 확보, 핵융합‧플라즈마 기술 사업화 및 연구개발 기반 확대 등으로 이뤄진다. ITER 일정을 반영하고 미진한 핵융합로공학 분야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전력생산 실증을 위한 핵융합로공학 기술개발을 추진한다는 것. 

핵융합 발전 매커니즘

4차 기간인 2020~2026년에는 DEMO 개념 설계 및 핵융합로공학 기반기술의 개발을 추진하며, 이어 2027~2031년과 2032~2036년 핵융합동력로 노심설계 및 계통설계 완료, 핵융합 기술 산업화 및 국제시장 선점 등으로 박차를 가한다는 목표다. 황 교수는 이런 로드맵을 토대로 2040년대 핵융합 발전소를 건설할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ITER 건설 일정 변경에 맞춰 우리나라의 국가 핵융합 에너지 개발 진흥기본계획의 2단계를 5년 연장하는 등 로드맵 수정이 필요하다”며 “3단계 DEMO를 통한 핵융합발전소 건설 능력 확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DEMO 핵융합로공학 기술 개발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핵융합 산업 생태계 활성화와 고유한 안전성, 경제 및 사회적 효과에 대한 심층분석으로 핵융합 에너지에 대한 지지 기반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공동개발 사업, 한국도 참여...일부 비용‧부품 책임

프랑스의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건설현장 모습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발전을 위해 국제사회는 EU를 중심으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공동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 국제 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해 일부 비용과 부품 조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 

인류의 차세대 에너지원 개발을 위한 국제적 콜라보레이션이라 할 수 있는 ITER 프로젝트는 핵융합 에너지 실용화 가능성을 최종 실증하는 초대형 국제협력 R&D 사업이다.

정기정 국가핵융합연구소 ITER한국사업단장의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공동개발사업 추진 현황’ 발표에 따르면 EU와 미국, 일본, 우리나라, 중국, 러시아, 인도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 비용과 주요장치를 분담하고 있다. 

비용은 건설단계에서는 EU가 45.46%, 미국과 우리나라 등 나머지 6개국이 각각 9.09%씩 부담한다. 운영, 감쇄, 해체 단계 비용은 EU는 각각 34%씩, 미국과 일본은 각각 13%씩, 우리나라와 중국, 러시아, 인도는 각각 10%씩 부담한다. 

우리나라는 2003년 6월 중국에 이어 6번째로 ITER에 참여했으며, 회원국별로 할당된 주요장치를 각국에서 제작해 조달한 후 프랑스 카다라쉬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ITER은 2007년 10월 국제기구로 공식 출범했으며, 오는 2025년 12월까지 건설단계로 마지막 해 12월 최초 플라즈마를 달성할 예정이다. 이어 2026~2035년 잔여건설을 거쳐 2026~2037년 운영단계, 2037~2042년 감쇄단계를 통과한다. 2042년 10월 이를 해체하고 EU와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 참여국들은 2050년대에 핵융합 발전 상용화를 실현하다는 플랜이다.

우리나라는 2030년대 DEMO와 2040년대 상용 핵융합발전소 건설을 위한 핵심기술과 인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핵융합발전 개발 및 상용화 계획

현재 미래창조과학부를 중심으로 ITER 사업추진협의회, 국가핵융합위원회, 국가핵융합연구소 산하 ITER 한국산업단 등의 조직을 두고 추진 중이다. 

ITER 한국사업단에서 초전도 도체와 진공용기 본체, 진공용기 포트, 전원공급장치, 진단장치, 테스트 블랑켓 모듈, 삼중수소 저장‧공급시스템, 조립장비, 블랑켓 차폐블록 등 10개의 국제 ITER 프로젝트 할당 조달 품목 개발과 제작 등을 담당하고 있다.  

진공용기 본체 9개 섹터 중 4개와 진공용기 포트 35대는 현대중공업에서 제작 중이며, 조립장비류는 SAF와 태경중공업, 열차폐체는 SAF와 삼홍기계, 블랑켓 차폐블럭 제작은 EM코리아 등에서 진행 중이다. 진단장치와 삼중수소 저장공급 장치 등은 연구개발 중이다. 

한편 올해 2월 말 이은권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가핵융합연구소가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선도하는 전문 연구기관으로 상용화 핵심기술 개발과 우수 인력 양성을 진행하고 있다며, 국가핵융합연구소를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핵융합연구원으로 확대해 개편하는 내용의 법안을 입법 발의했다.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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