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경제=김민선 기자] 내년부터 한국이 고령 사회로의 진입이 예고돼 있는 가운데 오는 2023년에는 고령친화식품 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이 12.6%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지난 2013년부터 4년간 성장률 6.3%의 두 배에 맞먹는 수치다.

2018년에는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이 14.3%로, 고령 사회 기준 14%를 처음 넘어서게 된다.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층에 진입하는 2020년부터는 고령 인구 비중이 더욱 가파르게 상승한다.

신한금융투자 노동길 연구원은 26일 시황 리포트를 통해 고령 인구 증가가 고령친화식품 시장 성장에 직결돼 국내 건강기능식품 제조사들의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2016년 국내 고령친화식품 산업 규모는 8554억원으로 추산되며 오는 2023년엔 산업 규모 1조 9647억원, 연평균 성장률 12.6%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 연구원은 "한국보다 약 20년 앞서 고령 사회를 맞이한 일본의 경우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형성과 성장을 이뤄냈다"며 "한국도 해당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다"고 평가했다.

과거 일본의 고령 사회 시기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와 성장률 추이(그래프:신한금융투자)

특히 일본은 고령 사회(1995~2005년) 진입 직전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1990~1994년 고령화 사회(65세 고령 인구 7% 이상) 당시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11.9%로 높았다. 이는 초기 시장 형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고령 사회 기간에는 성장률이 6.4%로 줄어들었으나 유의미한 시장 성장은 이때 이뤄졌다는 평가다. 누적 허가 품목수가 1990년 중반 이후에서야 비로소 급증한 것.

일본은 2006년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면서부터 해당 시장의 성장률이 둔화되다 역성장했다. 한국은 2026년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예정이다.

◇고령화로 건강기능식품, 홍삼, 두부류, 청국장 등 고령친화식품 소비 늘어나

노 연구원은 고령 인구의 증가가 고령친화식품 소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고령층에 진입한 소비자는 건강기능식품, 홍삼제품, 두부, 청국장 등 고령친화식품의 소비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 소비자의 경우 치아 부실, 소화기능 저하 등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의 고령층 소비자 중 12.9%는 건강기능식품 소비가 늘었다고 답했다. 홍삼 제품을 추가 소비한 소비자는 12.2%에 달했으며 두부, 청국장 등의 소비가 늘어났다고 답한 소비자도 각각 10.8%, 9.9%였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매출액, 매출액 증감률 추이 및 전망(그래프:신한금융투자)

한편 건강기능식품 매출액 성장률은 2012년 3%로 떨어진 후 상승 반전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2015년 건강기능식품 매출액은 1조 8229억원으로 전년 대비 11.8% 증가했다. ‘백수오 성분 논란’에도 홍삼, 비타민/무기질 제품 수요가 각각 9.7%, 46.9% 증가해 전체 건강기능식품 매출액 성장을 견인했다.

올해 건강기능식품 매출액은 2조 2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5%의 성장이 기대되는 한편 향후 고령 인구 증가에 따라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성장 속도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홍삼은 효능과 성분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두터운 까닭에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가 인용한 한 설문조사 결과 건강을 위해 자주 구입하는 식품은 1위 건강기능식품(15.8%)에 이어 홍삼이 14.1%로 2위를 기록했다.

홍삼 출하액은 2012~2013년 정체기를 지난 후 2015년 전년대비 9.7%로 증가한 6943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예상 홍삼 출하액은 전년 대비 10.5% 증가한 8746억원으로 추정된다.

홍삼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한국인삼공사(KGC)의 2016년 매출액, 영업이익은 각각 1조 1076억원(+20.7% YoY), 1749억원(+31.1% YoY)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청국장과 같은 발효식품과 두부류의 경우 고령친화식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기준 61.5%로 높다. 다만 이들의 성장률은 수요 비탄력적 특성에 따라 전체 고령친화식품 성장률를 밑돈다. 발효식품, 두부류 연평균 성장률(2016~2023F)은 각각 6.9%, 3.6%가 예상된다.

노 연구원은 “홍삼은 높은 소비자 신뢰가 장점이고, 발효식품과 두부류는 성장률보다는 시장 규모와 꾸준한 소비가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고령친화식품 중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 관련주에 주목

국내 건강기능식품 관련주들은 고령 사회 진입에 따라 실적 개선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다만 현재로썬 이들 주식의 성장성이 둔화돼 있어 과거와 같은 멀티플을 부여하기는 어렵다. 2015년 35배에 달하던 건강기능식품 업종(KT&G 제외)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배율(PER)은 현재 16배 내외 수준으로 하락한 것.

국내 건강기능식품 제조사(코스맥스비티아이, 콜마비앤에이치, 뉴트리바이오텍, 서흥, 쎌바이오텍, 내츄럴엔도텍)의 2011~2014년 합산 매출액 및 영업이익 증가율 평균은 각각 36.6%, 37.7%로 상대적으로 고점이었다.

그러나 2015년엔 백수오 성분 논란으로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받으면서 합산 매출액 성장률은 5.2%로 둔화됐고 영업이익 성장률은 –7.7%로 역성장했다. 이듬해 바로 매출액, 영업이익 증가율은 각각 9.9%, 23.4%로 반등했지만 과거와 같은 밸류에이션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개별인정형 관련 종목 합산 시가총액 및 분기 영업이익 추이 및 전망(그래프:신한금융투자)

한편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 관련주는 주목해 볼만 하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이란 국내에서 신규로 개발된 소재 중 해당원료에 대한 안정성과 기능성이 국내외적으로 공인 받은 식품으로 이들을 자체 생산하는 업체에는 콜마비앤에이치, 쎌바이오텍이 있다.

노 연구원은 “수출이 모멘텀인 OEM 업체 보다는 국내 비중이 높은 개별인정형 관련 건강기능식품 종목들에 주목한다”며 “이들의 경우 국내 고령친화식품 시장 성장의 수혜가 가능할 것”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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