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일요경제=심아란 기자] 금호타이어 최종 인수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28일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인수협상을 진행 중인 중국 타이어 업체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 상표권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금호타이어의 상표권은 금호산업에 있으며 박 회장은 금호홀딩스를 통해 금호산업을 지배하고 있어 상표권 허용 여부의 최종 결정권자인 셈이다.

그동안 금호타이어 매각이 진행되면서 박 회장은 채권단에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해왔으나 채권단이 이를 거절하자 18일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박 회장은 인수협상에서 배제됐고 더블스타가 채권단과 인수 절차 마무리에 박차를 가하자 박 회장이 이를 무산시키기 위해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채권단이 매각하려는 금호타이어 주식은 지분율 42.01%의 6636만여 주로 9550억 원어치다.

업계에 따르면 더블스타는 최대 5개월 이내에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 채권 만기연장, 정부 인허가 등 매도 선결 요건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현재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라는 상표를 20년간 사용할 수 있도록 요구한 상황이다. 특히 9550억 원의 인수대금에 상표권 사용료도 포함돼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박 회장의 생각은 다르다.

금호타이어는 그동안 연간 매출액의 0.2%를 상표권 사용료로 지급했으며 1년 단위로 상표권 사용 계약을 갱신했다. 

그러나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에 대한 별도의 협상 없이 더블스타가 매출액의 0.2%를 20년 동안 사용하도록 허가해주고, 더블스타가 원하면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는 조건을 허용한 것은 비상식적인 계약이라는 게 박 회장의 입장이다.

다만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는 채권단으로부터 상표권 협의요청이 오면 합의를 하겠다는 게 공식 입장이고 산업은행 역시 금호산업과 상표권 사용문제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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