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히드마틴 4개 사업부 중 사드 사업부만 역신장, 美 정부 사드 구입비 배정도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공식 홈페이지)

[일요경제 = 손정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반도 사드 배치 비용 요구가 록히드마틴의 재무제표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록히드마틴의 4가지 사업부 중 사드 부분만 역신장을 했으며, 미국 정부 예산에 사드 구입비가 배정되지 않아 추가 배치 주장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인 김종훈 무소속 의원은 미국의 방위기업 록히드마틴의 재무제표와 미국 행정부 예산안 등을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최근 경북 성주골프장에 사드 시설이 배치된 후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 재협상 등을 언급하며 한국의 사드 비용 분담을 요구하는 등 사드 세일즈에 나선 실마리를 록히드마틴의 재무제표에서 찾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 측에 따르면 록히드마틴의 매출은 2014년 399억 달러에서 2015년 405억 달러, 2016년 472억 달러로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36억 달러, 36억 달러, 53억 달러로 역시 늘어났다.  

주당순이익은 2014년 11.4달러, 2015년 11.6달러, 2016년 17.7달러로 상승했고 주가도 크게 상승했지만, 록히트마틴의 4개 사업부 중 사드가 포함된 사업부의 실적만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록히드마틴은 F-35 등을 만드는 항공 사업부, 사드와 패트리어트미사일 등을 만드는 미사일‧화력관제 사업부, 시코르스키헬기와 이지스함정 등을 만드는 Rotary and Mission System 사업부, 우주시스템 사업부로 구성된다.

항공 사업부의 매출은 2014년 149억 달러에서 2016년 178억 달러, 헬기‧함정 사업부는 같은 기간 87억 달러에서 135억 달러, 우주 사업부는 92억 달러에서 94억 달러로 증가했다. 그러나 사드를 만드는 미사일‧화력관제 사업부는 2014년 71억 달러 매출에서 2015년 68억 달러, 2016년 66억 달러로 ‘나홀로 역신장’을 보였다.

최근 3년 록히드마틴의 4개 사업부별 매출과 영업이익 현황

사업부별 영업이익도 비슷한 패턴을 보였는데, 항공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2014년 16억5000만 달러에서 2016년 18억9000만 달러, 우주 사업부는 같은 기간 11억9000만 달러에서 13억 달러로 증가했다.

헬기‧함정 사업부는 2014년 9억3000만 달러, 2015년 8억4000만 달러, 2016년 9억1000만 달러로 등락 감소했고, 미사일‧화력관제 사업부는 같은 기간 13억4000만 달러, 12억8000만 달러, 10억 달러로 지속적으로 줄었다.

김 의원 측은 록히드마틴 미사일‧화력관제 사업부의 저조한 실적 이유로 미국 정부의 사드 등 구입 감축, 회사의 대외 판매 정체 등을 꼽았다. 최근 3년간 록히드마틴의 미국 및 외국 정부에 대한 사업부별 실적현황에서도 사드가 포함된 미사일‧화력관제 사업부만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아울러 김 의원 측은 록히드마틴이 사업보고서에서 사드 생산과 판매를 늘리겠다고 공시했다고 전했다. 작년 록히드마틴의 사업부별 자본투자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데, 사드가 포함된 미사일‧화력관제 사업부는 2015년 120억 달러에서 작년 271억 달러로 약 2배 이상 급증했다.

또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사드 구입 예산을 배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의원 측이 국회도서관 의회정보실에 요청해 미국 국방비 내역을 분석한 결과 미국 정부는 2016~2017회계연도에 사드 구입 예산을 배정하지 않았다는 것. 

2016회계연도는 2015년 10월 1일부터 작년 9월 30일, 2017회계연도는 작년 10월 1일부터 올해 9월 30일까지인데, 2016회계연도의 사드 예산은 4억1407억 달러, 2017회계연도에는 3억6960만 달러로 구입비가 아니라 유지비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지적이다. 

최근 3년 동안 록히드마틴의 4개 사업부별 자본투자 현황

김 의원은 “록히드마틴은 앞으로 사드 생산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며 미사일‧화력관제 사업부의 재고는 40억 달러에 이른다”며 “미국 정부는 지난 2년 동안 사드 구입 예산을 배정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런 기조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록히드마틴은 미사일‧화력관제 사업부의 무기를 외국 정부에 파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틀림없이 외국 정부를 상대로 집요하게 사드, 패트리어트 미사일 판매에 나설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의 사드 세일즈는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에 한국에 배치한 사드는 미군이 보유하고 있던 것인데, 앞으로 록히드마틴은 자신들이 생산해 보유하고 있는 사드를 직접 한국 정부에 팔려고 할 것”이라며 “한국에서 사드 필요성에 대한 여론화 작업을 더 강력하게 전개할 것이며 록히드마틴에 포섭된 주장, 한반도 사드 추가 배치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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