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길을 묻다-중앙대학교 위정현 경영학과 교수>"국내 유수 게임업체 창업자들 대기업 병에 결려...창의성에 뿌리 둔 소규모 개발사들에 대한 지원 필요"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일요경제=채혜린 기자] “지난 10년간 게임과 콘텐츠 분야가 너무 망가졌다. 한때 게임강국으로 세계를 호령했던 한국이 그 위상을 다시 찾았으면 좋겠다.”

인터뷰를 위해 지난 1일 중앙대학교 연구실을 찾은 기자에게 위정현 교수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우리나라가 게임 산업의 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기술과 혁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올해 들어 게임 산업 관련 포럼 등의 행사가 많았다. 그 중심에는 위정현 교수가 있었다.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게임 업계에서 여러 가지 전략을 제시해 왔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게임 산업 간 융합성이 굉장히 약하다면서 게임을 게임으로만 보는 것, 이것이 우리나라 게임업계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유수의 게임업체 창업자들은 상당한 부를 축적한 때문인지 대기업 병에 걸렸있다면서 창의성에 뿌리를 둔 소규모 개발사들의 인디게임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음은 위정현 교수와의 일문일답.>

- 온라인게임이 금속활자와 거북선과 더불어 한국이 세계에 자랑할 만한 3대 발명품에 들어간다고 하셨는데.

▲(웃음)그 부분은 2003년도에 제가 직접 이야기한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할 때마다 일견 어떤 사람들은 한글은 왜 안 들어 가냐고 반 장난으로 이야기했는데 (제가 볼 때) 한글은 문화적인 특수성이 굉장히 강하다. 그러나 금속활자랑 거북선은 혁신과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 알다시피, 금속활자는 구텐베르크의 그것보다 훨씬 앞서고 있다. 어디 내놔도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거북선은 혁신의 산물로서의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게임 산업이 강해진 까닭은 기술과 혁신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PC게임이나 콘솔 게임 등에서 (한국은) 완전히 후진국이었는데, (어느 정도였냐 하면 당시) 우리나라 게임 담당자들이 소니에 가면 (소니에서) 안 만나줬었다. 기존의 콘솔 게임과 PC게임은 클라이언트만 존재한다. 그런데 온라인 게임은 서버가 있으므로 사람 대 사람으로 대전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당시 굉장한 기술의 혁신이었다.

콘솔 게임 개발자들은 커뮤니티가 있는 것을 귀찮아했다.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것을 이해를 하지 못했다. 예를 들면 그것은 마치 영화감독이 영화 초본을 만들어 놓고 어떻게 편집을 할 것인지 관객한테 물어보는 것과 같다고 (당시 콘솔 게임 개발자들은) 이해했었다. PC게임 개발자들도 마찬가지다. 결국 (커뮤니티가 있다는 것은) 사용자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고쳐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때 콘솔 게임 개발자들과 PC게임 개발자들은 리니지를 보고 이런 것은 게임도 아니라고 거부했었다.

금속활자는 우리나라에서 머물렀다. 그런데 온라인 게임은 전 세계를 넘나들었다. 중국에 대해서 우리가 그렇게 영향력을 가진 것도 온라인 게임이 처음이었다. 외국인 학자들은 한국에서 온라인 게임 산업이 탄생되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을 굉장히 경이롭게 생각한다. 영국의 경우 블레어 총리 당시 돈을 들여서 (게임 지원을) 했었는데 실패했다. 당시 영국 정부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분야가 세 개 있다. 볼리우드, 브라질의 음악 산업 그리고 한국의 게임이었다. 한국에서는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 계속 물어봤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텍스트머드(그래픽 없이 글로 하는 온라인 게임)가 우리나라에서만 산업화가 됐었다는 것이다. 결국 온라인 게임은 금속활자와 거북선과 더불어 전 세계 누구에게도 설명할 수 있는 논리를 갖고 있는 동시에 혁신적이다라고 생각한다.

- 게임 산업과 콘텐츠 산업의 유기성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우리나라가 게임과 다른 콘텐츠와의 유기성이 굉장히 약하다. 일본 같은 경우, ○○위원회 같은 것을 만들어서 유기성을 연구한다. 우리나라는 웹툰 하나 나오고 그게 성공하면 그 다음에 확장을 고민하니깐 (당연히) 확장성이 굉장히 약하다. 게임이 성공한 경우에 비해서 융합성이 굉장히 약하다. 중국에서 성공을 했던 것이 미르의 전설2인데 위메이드가 샨다와 분쟁 중이다. 미르의 전설2의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권)가 중국에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느냐, 그런 부분을 (위메이드가) 간과했었다고 본다. 위메이드는 역설적으로 제안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했다. 게임을 게임으로만 보는 것, 이것이 우리나라 게임사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본다.

일본 동경역 지하에 보면 피규어 스트리트가 있는데 거기 가보면 (사람들이) 기절을 한다는 것이다. 우리도 가능한 상황에 와있는데 하지 않는다. 게임이 플랫폼으로 작동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은행들이 커뮤니티를 만들려고 한다. 커뮤니티 관련해 노하우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곳이 게임사다. 우리은행의 경우 위비를 만들었는데 만든 이후 어떻게 할 줄 모른다. 포인트를 줘봐야 사람들은 관심을 가지질 않는다.

카카오뱅크는 기존의 은행이랑 달라야 하는데 그게 뭘까? 그걸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이 직원들에게 묻는다고 한다. 은행은 뭘까. 사람들이 왜 은행에 갈까. 게임회사가 사람을 잘 관찰할 수 있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게임 내의 커뮤니티에서는 리더가 누구인지 누가 팔로워인지 금방 알 수 있다. 이것을 은행에 적용한다면 어떨까.

자동차는 궁극적으로 자율주행으로 갈 것이다. 그럼 그 안에서 무얼 할까. 게임하거나 영화를 보거나 할 거다. 자동차안에 4명이 앉아서 무얼 할 수 있을까. 스타(스타크래프트) 대전을 할까? 혼자서 애니팡을 할까? 게임을 통해 많은 것을 할 수 있는데 관심이 없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분한 것은 중국 시장을 놓친 것이다. 2006년에 이야기했었다. 2006년에 신문 칼럼 형태로 기록되어 있다. 그때는 한국이 게임의 전성기였다. (전성기였지만 곧) 경쟁력에서 엎어질 수 있다는 것이 그때 나의 이야기였다. 결국 인디게임에 대한 지원을 해야 한다. (현재 유수 게임업체) 창업자들은 상당한 부를 축적한 때문인지 대기업 병에 걸렸다.

미국 개발사들은 인디게임에 대한 지원을 많이 한다. 창의성의 뿌리는 소규모 개발사와 인디 게임사이다. 남 탓을 하기 전에 우리가 무엇을 놓쳤을까 그런 고민을 해야 한다. 남들과 다른 것을 하는 데서 혁신이 온다고 본다.

- 세계 게임 산업 현황과 비교해 우리의 현주소는.

▲ 플랫폼은 모바일이 중심인데 한국은 모바일이 약하다. 현재 국가별로 1등이 있다. 일본은 겅호(GUNGHO)가 1등이다. 중국은 텐센트가 1등이다. (한국은) 옛날 한국이 가졌던 온라인 게임에서의 압도적인 경쟁력이 (현재는) 없다.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은 (당시) 검증되지 않았던 시장을 시작했던 것이다. 검증하고 하면 늦다. PC방이 처음 한국에서 나왔을 때 외국에서 견학오고 그랬지 않았나. 그런 걸 누가 설계한 것이 아니지 않나.

모바일로 갈 때는 검증이 된다. 그러나 이것은 늦다. 엔씨(엔씨소프트)나 넥슨이 또 늦었다. 모바일 게임이 돈이 될까 고민하다가 늦게 진입한 거다.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이 산업적으로 성공할까? 미지수라고 본다. 하지만 그것이 갖고 있는 파급력이 있다. 다 실험만 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갈 때 지체현상이 있었는데 지금도 마찬가지다.

- 예전에 ‘나이키의 경쟁상대는 다른 운동사가 아니라 닌텐도’라는 말이 있었다. 그 의미를 좀 더 설명해 달라.

▲ 콜라의 경쟁자가 누구인가. 펩시가 아니다. 우유와 주스다. 동남아나 베트남은 환타가 중심인데 그 다음 단계로 올라가게 되면 즉 국민소득이 2만불 넘어가게 되면 천연주스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위장에 우유가 들어가면 콜라는 안마시게 된다. 콜라 시장에서만 보면 너무 작다. 전체 음료시장에서 본다면 어떤가. 일본의 코카콜라는 녹차 음료를 출시했다. 일본에서는 녹차와 우롱차가 음료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게임의 최대 적은 무엇일까. 영화일까? 아니, 엑티비티(활동)다. 대외적인 스포츠, 액티비티를 하면 게임할 시간이 없다. 개발도상국에서는 게임만 한다. 스포츠를 하려면 돈이 들기 때문이다.

- 한국의 게임 산업은 지난 정부의 지나친 규제 때문에 호기를 놓쳤다고 했는데, 공정한 경쟁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나.

▲ 경제시스템을 감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즉, 워치독(Watch Dog)으로서의 정부의 기능 그리고 심판으로서의 정부의 기능이 필요하다. 성인이 50만원을 (게임으로) 결제한다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중소기업이 좋은 게임을 만들어도 시장에 못 들어가거나 들어가도 불리한 조건을 안는 경우가 많다. 매출 100원이 있다고 치자. 개발사는 그 중에서 25원만 가져간다.

개발사들이 생존을 할 수 있을 정도의 환경은 되어야 하지 않나. 그런 환경이 되지 않으면 제품의 질이 집단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이 벌어진다. 중소개발사 이야기를 들어보면 퍼블리셔들이 국내 게임에 관심이 없다. 중국 게임에 관심을 가진다. 싸니깐 그렇다. 중국은 또 끼워 판다. 이것도 가져가라. 저것도 가져가라 하면서 가격은 똑같이 해준다. 그리고 나서 돈 벌면 좀 나눠줘라 이런 거다. 그리고 정부의 역할과는 좀 다른 문제긴 한데,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이 필요하다.

- 특히 온라인게임 강국으로 이름을 세계에 알리고 있을 때 시작된 셧다운제(여가부, 2011년 11월) 등의 규제책은 국내 게임시장을 위축시켰고, 그 여파로 한국 게임 산업이 아직도 정체기다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규제란 것은 사회의 인식이나 흐름과도 맥을 같이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비추어 당시의 상황을 어떻게 기억하는가.

▲ (셧다운제는) 2010년 2011년까지 (게임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어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게임사들은 윤리책임이 필요하다. 소비자들에게 공격을 받는 산업은 존재할 수 없다. 게임 중독과 관련한 민원이 누적되어 있었고 당시 여가부(여성가족부)는 국민여론을 업고 (셧다운제를) 들여온 거다. 게임업체들은 어떤 국민여론을 업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게임업체들은 학부모, 특히 아들가진 이들의 분노를 이해해야 한다. 아들이 게임에 너무 미쳐있다는 것이다. 아들이 운동을 하지 않고 만날 게임을 한다는 거다. 그런데 학부모들도 생각을 해야 한다. 나는 중학생 때 하루 종일 야구를 했다. 지금 애들은 학원을 다닌다. 학부모들은 (이러한) 구조적인 모순은 이해를 하지 못하고 인정하고 싶지 않고 그 모든 것을 게임으로 돌려버리려고 한다. 게임으로 책임을 돌리면 자신의 책임이 면하게 되니깐. 그런 에너지가 축적이 되면서 당시 셧다운제 등의 규제가 가능했다고 본다. 지금도 게임에 대해서 왜 그렇게 적대적일까. 고민해야 한다.

-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의 생태계가 파괴됐다고 하셨다. 포식자의 문제인가 아니면 황소개구리로 대변될 수 있는 외래의 영향인가. 어떻게 보시는지. 차기 정부의 콘텐츠 산업 혁신 8대 전략 중 ‘독과점적 불공정 행위 조사 및 감독기관 설치’가 이와 맥락을 같이 하는지.

▲ 콘텐츠 회사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은 정부의 규제가 아니라 경쟁자의 출현이다. (그래서인지) 초기에 독과점 현상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엔 산업이 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초기 독점이 문제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넥슨이 중간 게임사들을 전부 사버렸었다. (다른 업체들도 M&A를 하면서) 중간 규모 게임사들이 사라졌고 그러다가 성장이 멈췄다.

결국 큰 기업과 작은 기업만 남았다. 돈 놓고 돈 먹기가 되어 버렸다. 중간자가 없어진 상태에서 양극화가 되어 버렸다. 결국 독과점 이슈에 대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로 귀결된다. 독과점 이슈에는 노동 문제도 들어간다. 다른 나라들도 이런 문제가 똑같이 나타난다. 소규모 업체 개발사들에 대한 관심을 갖고 부당한 갑을 관계에 대해 시정할 수 있는 제도가 나와야 한다. 독과점 체제가 되면 손을 댈 수밖에 없다. 소규모 업체들을 어떻게 시장에 진입시킬 수 있는가 고민을 해야 된다.

제조업은 독과점에 대한 이슈가 있는데 게임은 없다. 네이버가 부동산 플랫폼에 들어왔다가 빠졌지 않은가. 네이버가 직방이랑 같이 하는 것보다 분리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에서 영화의 경우 제작사와 유통사가 다르듯이 그렇게 (분리)해야 된다. (총체적으로 보면) 산업 라이프 사이클의 결과다. 모든 산업이 그렇다. 게임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가는 것이다. 산업이 성숙하면서 그렇게 된다. 통제하지 않고 내버려 두면 이렇게 된다.

시장이 성숙기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자신이 기억하는 것, 검증된 것만 한다. 그게 리니지 레볼루션이다. 정부가 성숙기 정책으로 바꿔야 한다. 게임이 그동안은 벤처로서 사각지대에 있었다. 자꾸 규제를 하려고만 했었고 생태계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 그 안에 차은택이 들어왔던 아닌가. (우리는 그동안) 규제 아니면 진흥 이거 딱 두 개만 있었다.

- 최근 국내 굴지의 개임개발사들이 지나친 노동 강요로 논란을 빚은 게임 업체들이 있다. 그런 곳에서는 창의적이고 철학이 담긴 게임이 나올 거 같진 않은데 관련하여 대안이나 다른 국가의 사례가 있는가.

▲결국 답은 인디 게임이다. 소규모 게임사들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 상장되어 있는 회사들은 절대 실험할 수 없다. 미국의 EA같은 게임사는 절대 혁신적인 것을 하지 않는다. 벤처들이 성공을 하게 되면 그걸 사버린다. 그렇게 미국은 계속 창업하고 그런 순환이 된다.

대기업들이 사회시스템과 생태계를 생각해 주면 결국 그 이익을 대기업도 가져간다. 인디의 저작권 이익을 공유한다든지, 생태계를 위한 노력에 대한 대가가 결국 대기업에 돌아온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이런 부분들은 정부차원에서 중요한 이슈라고 본다.

- 19대 대선을 앞둔 게임업계에 자율규제 바람이 불고 있다. 자율규제가 잘 지켜지기 위해서는 무엇이 꼭 필요하다고 보나.

▲게임사들의 자정능력이다. 그런 측면에서 자율규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지키지 않으면 제명된다. 그래서 지킨다. 우리는 제명은커녕 제재도 되지 않고 있다. 일본에 CERO시스템(게임물 등급분류기관)이 있는데 여기보다 닌텐도의 내부 규제가 훨씬 세다. 업계의 자정능력이 제일 중요한 거다.

일본에서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기 때문에 자율규제가 잘 지켜진다. 사회적 윤리를 지켜야 한다.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는 것이다. 이것을 깨면 소비자에게서 엄청난 공격을 받는다. 일본 정부도 문제가 터지면 업계에 일단 해결책을 가져오라고 한다. 합리적이면 지켜보라고 한다. 그걸 하지 못하면(자정능력으로 해결되지 못하면) 그때서야 정부가 개입한다.

- 닌텐도는 게임에 중독될까봐 걱정하는 학부모의 마음을 담아 닌텐도 스위치를 개발했다고 하는데 게임 중독에 대한 일본 사회의 분위기나 인식은 어떤가.

▲닌텐도도 초기에는 게임중독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 그들은 그에 대해 섬세하게 대처했었다. 학부모들의 공격을 받아서 세심하게 대응했었다. 한국 게임회사들은 왜 학부모들의 우려에 대해 대응하려고 하지 않나.

- 차기 정부의 문화산업 8대 전략을 제시했는데, 그 전략의 최종 목표는 무엇으로 상정했나.

▲ 한국이 콘텐츠 산업에 있어서 글로벌 강대국이 되어야 한다. 게임에서 강대국이었 듯이 웹툰 모바일에서 강대국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데, 한국인의 창의성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이 콘텐츠다. 창의성의 결과물이 콘텐츠이지 않나. 미래는 어차피 창조산업이 가장 중요하다. 그걸 선도할 수 있는 그런 나라가 되어야 한다. 미국의 문화산업은 전 세계인들의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지 않는가. 우리도 이제 (그런 방향으로) 지배 좀 해보자.

- 8대 전략 중 산업 발전 가로막는 규제 및 악법을 철폐해야 한다고 제시하셨는데. 

▲셧다운제다. 애들은 권리가 없나. 학교 다니는 애들이 게임할 시간이 있는가. 애니팡을 할 시간을 줘라. 잠잘 권리를 말하면서 왜 학원을 규제할 생각은 하지 않는가. 게임할 시간을 줘라.그 다음으로는 게임에 대한 등급제다. 정부가 민간에 이양한다고 했는데 등급제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우리나라는 너무 조잔하게 간섭을 한다. 12세, 15세 이게 그렇게 차이가 있는가. 콘텐츠에 대해서는 창작의 자유를 줘야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학부모는 정부에 항상 규제를 요구한다. (부모로서) 자기가 규제해야 될 일도 있는 거다.

- 8대 전략 중 10만 스타트업과 개미창작군단 뒷받침하는 10조원 펀드가 흥미롭다. 

▲ 개인의 창작물이 굉장히 중요한 시대다 대도서관, 양띵은 과거에는 존재할 수 없었던 직업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개인의 파워가 극대화되는 시대가 될 것이다. 개인이 대기업과 대등하게 할 수 있는 시대가 있었는가. 게임의 경우는 다를 수 있다. 이러이러한 배경으로 스토리로 만들어줘, 이런 요구도 (개인이) 할 수도 있다.

게임개발자들도 위기다. 우리나라 자본이 게임에 투자하지 않으니까. 개인에 대해 투자하지도 않는다. 겨우 있는 게 크라우드 펀딩이다. 콘텐츠 자체도 고갈되어 있고 평가시스템에서 평가받고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생태계는 다생다사다. 굶어죽지 않고 한번쯤은 밥을 먹고 죽을 수 있게. 위험이 있지만 안고 시작해 볼 수 있는 그런 생태계다.

하이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고 본다. 절반이 손실로 끝나버린다고 하면 난리 나겠지만 구글의 예처럼 엔젤(사업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초기 벤처에 투자하는 것을 전문적인 투자자, 규모가 크지 않다. 5천만 원 정도)처럼 해야 한다고 본다. 특히 민(民)에서 전문가 집단이 모여서 엔젤이 되어 투자를 하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일본에서 유학하던 시절부터 나는 융합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하고 있었다. 2000년대 초 당시 핀테크의 원형이 있었는데 바로 아이템 거래다. 그걸 (한국)정부에서는 금지했었다. 핀테크의 개념은 사이버상의 화폐를 어떻게 생성, 유통하는가이다. 비트코인은 재화를 생성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걸 금지했었다. 이제는 누가 그런 짓을 했는지도 모른다. 블록체인은 서버라는 성에 모아서 지키자는 개념이 아니라 모두 다 공개해버리자, 모른 사람의 기억을 조작할 수는 없다라고 거꾸로 발상한 거다.

나쁜 것, 좋은 것 그걸 판단하기에 앞서  왜 우리는 비트코인이 없는가 그걸 고민해야 한다. 왜 우리는 항상 막으려고만 했는가. 글로벌 화폐로 기능할 수 있기 때문에 각국은 비트코인을 두려워한다. 통제할 수 없으니까. 비트코인은 기축 통화국인 미국을 벗어났다. 향후에 비트코인이 실패한다고 해도 유사한 화폐가 나올 수 있다고 본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항상 본질이 무얼까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길+>

<2편에서 계속>

관련기사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