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20대 페미니스트의 외침 실천단' 등 이 학교 학생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후배 페미니스트들의 요구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일요경제 = 손정호 기자]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변화를 기대하던 시민들은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재벌 개혁 등 일부 경제민주화 공약과 재정정책 자금 조달 방안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현재는 증권가에서도 부정적인 전망보다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그 스스로는 ‘J이코노미’라고 지칭했다. 정의(Justice)로운 경제질서를 확립해 사람 중심의 성장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다른 지칭도 가능할 것인데, ‘달빛 경제’가 바로 그것이다. 문 대통령의 취임 후 월스트리트저널 등 일부 미국 언론에 문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Sunshine) 정책을 계승해서 달빛(Moonshine)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는 기사가 게재됐다. 문 대통령의 성인 ‘문’의 발음이 달을 뜻하는 영어 ‘moon’과 같고, 햇빛과 달빛은 모두 부드러운 대북 외교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를 전환해 달빛정책을 달빛경제라고 할 수 있는 이유는, 달빛은 부드럽지만 강하기 때문이다. 달빛은 출렁이는 파도에도 모양을 달리하지만 결코 깨지지 않는다. 빛은 철보다 강한 파동적 입자라고 할 수 있는데, 최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은 ‘문라이트(moonlight)’라는 흑인 인권영화를 상기시키는 대목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국내외 경제와 민생의 어려움을 인정하고, 일자리부터 챙기면서 재벌도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정경유착을 사라지게 하고, 지역과 계층, 세대 간 갈등을 해소하고 비정규직 문제도 해결해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 기회의 평등과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를 강조했다.

이런 의지를 드러내듯 11일 문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업무 지시는 일자리 문제 해결이었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일자리위원회 구성과 운영방안에 대해 직접 보고를 받았고,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구성을 지시했다. 경제부총리에게는 일자리 상황 점검과 개선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지난달 취업자 증가수는 42만3000명으로 3월에 이어 두 달째 40만 명대 증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수출 등 경제지표가 플러스인 상황에서도, 실업률은 4.2%로 아직도 13년 만에 최고 수준이며 청년실업률은 11.2%로 역대 최고를 보였다. 수출 호조가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얼어붙은 취업시장에서 청년들이 더 소외되면서 전체 국가 경제가 지표적 성장 속에도 활력을 잃어가는 독특한 상황에 직면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의 국가 경제구조가 대기업과 반도체 등 일부 기업과 업종에 치중돼 있어서, 부의 증대가 전체 기회 및 소득 증대로 연결돼 내수경제 활성화라는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어 12일 문 대통령은 인천공항공사에서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에 참석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이 정규직의 절반 수준이라서 극심한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로 사회통합을 막고 있다”며 “그 때문에 경제성장의 걸림돌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기 중에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한 전체적인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확실하게 바로잡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고졸 출신 변호사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문 대통령, 소외받는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약한 문 대통령의 ‘달빛 경제’, 문라이트(moonlight)가 규모의 경제성장 속에서 길을 잃어버린 한국 경제를 구원할 수 있을까. OECD 1위의 대학 진학률을 자랑하는 청년세대가 취업시장에서 사라지는 모순을 수정할 수 있을까. 문 대통령이 넥스트 패러다임을 통해 더 선진화된 경제대국을 꿈꾸는 한국에게 밝은 선물을 안길 수 있길 기대해본다.  

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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