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경제=채혜린 기자]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매연에 의해 발생하는 미세먼지로 인한 폐해가 심각한 가운데 디젤차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NO, Nitrogen Oxide)이 적어도 연 3만8000여명을 조기에 사망에 이르게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16일 영국 언론 매체인 가디언지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 참여한 연구원들은 실제 거리를 다니는 디젤 자동차와 트럭 등이 법적인 규정보다 훨씬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한다는 연구결과를 도출해 냈으며, 이 때문에 형성된 미세먼지(PM 2.5)와 오존의 영향으로 심장과 폐 질환 및 뇌졸중으로 최소 3만8000명이 조기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에서는 자동차가 주요 원인이었고 중국과 인도에서는 트럭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가디언지는 전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질소산화물 배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만약 엄격한 배출기준으로 디젤차를 통제하지 않는다면 2040년까지 이로 인한 조기사망자수는 17만 4000여명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

이번에 진행된 조사는 유럽연합(EU)을 포함해 오스트레일리아, 브라질, 일본, 멕시코 그리고 러시아 등 세계 디젤자동차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지역을 대상으로 했다. 하지만 이들 국가 중 일부는 배출제한 기준을 전혀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의 실제 조기 사망자 수는 더 높을 수도 있다고 가디언지는 지적했다.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는 폭스바겐이 자사 차량에 “조작 장치”를 달았다는 것을 밝혀내는데 주요한 역할을 한 곳이다. 하지만 모든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실험실의 공식적인 오염물질 측정 테스트보다 실제 길에서 훨씬 더 많은 오염물질을 내뿜는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고 가디언지는 설명했다.

지난 3월에는 미국의 MIT 소속 연구원들이 오로지 폭스바겐 차량에서만 나온 기준 초과의 오염물질로 인해 2008년에서 2015년 사이 유럽에서만 1200여명이 조기에 사망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유럽연합은 이후 새로운 오염물질 배출 제재 테스트를 도입했지만 법적인 제한을 두 배 이상 뛰어넘는 유해물질 배출이 자동차업계가 새 제재규정에 적응하는 조정기간에도 여전히 허용됐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