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근로자들, 타워크레인 임대업체 N사 소속...2014년 광교신도시 건설 현장서도 사고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 중이던 남양주 다산신도시의 타워크레인 사고 현장 모습

[일요경제 = 심아란 기자] 건설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22일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 중인 경기도 남양주시의 다산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3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당했다.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사고는 타워크레인 높이를 55m에서 71m로, 16m 올리는 인상(telescoping) 작업 중 크레인이 꺾여 부러지면서 발생했다. 작업하던 근로자 5명 가운데 4명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1명은 크레인에 신체 일부가 끼어 다리가 절단됐다. 

석 모(53) 씨와 윤 모(50) 씨 등 근로자 2명이 현장에서 사망하고 김 모(54) 씨 등 3명은 중상을 입어 사고 현장 인근인 경기 구리시와 서울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리가 절단된 김 씨는 23일 오전 1시경 치료를 받다 끝내 사망했다. 

사고를 당한 근로자들은 타워크레인 임대·설치업체 N사 소속으로, 경찰에 따르면 앞서 2014년 5월 경기도 수원시 광교신도시 주상복합 공사 현장에서도 N사가 비슷한 작업을 하던 중 크레인 전복사고로 조종사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

해당 아파트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하고 있으며 오는 2019년 1월 완공 예정이었다. 1283가구 규모로 전체 27층 규모인데, 현재 17층까지 시공된 상태.

이번 인상 작업은 지난 20일 진행될 예정이었는데 22일로 연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20일에 부러진 지점인 아파트 11층 높이 부분에서 결함이 발견돼 작업이 중단됐는데, 결함을 고친 뒤 다시 인상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고현장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조사하던 중 현장 근로자로부터 며칠 전 크레인에 고정핀이 사라진 것이 발견되는 등 이상이 있었다는 내용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 책임자가 ‘이상 없을 것’이라면서 핀만 다시 꽂은 뒤 작업을 강행하다 문제가 생겼다는 진술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공사현장의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조사한 후, 안전보건공단의 조사 결과를 참고해 잘못이 발견될 경우 공사 책임자를 입건한다는 방침이다. 

고용노동부 산하 안전보건공단도 조사에 착수했는데, 공단 측은 크레인 인상 작업 도중 가로축이 바람에 흔들렸거나 작업 중 운전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크레인 운전석에 설치된 폐쇄회로를 분석 중이다. 

앞서 지난 1일에도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에서 운전자 과실에 의한 크레인 충돌로 근로자 6명이 숨지고 25명이 중경상을 입은 대형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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