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김상조 공정위원장 내정자, 취임 후 금호홀딩스 의혹 건드릴까
경제개혁연대 “금호산업 인수 등 그룹 재건 추진, 계열사 거래 빈번...공정위 조사 필요”

[일요경제 = 손정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재벌 저격수’라 불리는 김상조 교수를 공정거래위원장에 내정하면서 금호그룹의 부당지원 및 이사회 의결 위반 혐의 등이 쟁점화되고 있다.

공정위원장 인사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는 김상조 내정자가 소장을 맡고 있는 경제개혁연대(이하 경개연)는 금호그룹이 금호산업 인수 등 그룹 재건 과정 중에 계열사의 지주사 부당지원과 대규모 내무거래에 대한 이사회 의결 등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공정위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경개연은 “금호그룹은 2015년 그룹의 사실상 지주사이던 금호산업 인수에 성공하면서 그룹 재건을 시작했고 현재 금호고속과 금호타이어 인수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문제는 금호산업 인수 등 그룹 재건 과정에서 계열사들 간 자금거래와 계열사에 대한 지분 매각 등 계열사와의 거래가 매우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금호산업 인수를 위한 자금 마련에 일부 계열사가 동원됐으며, 금호홀딩스에 금호산업 등의 자금대여가 있었고 금호고속이 보유한 금호리조트 지분을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등에 매각하기도 했다는 지적이다.

우선 금호홀딩스는 금호터미널과 금호기업이 합병해 사명을 바꾼 회사로, 작년 말 단기차입금은 대신증권 800억 원, 케이프투자증권 900억 원, 특수관계자 459억 원, 미확인 241억 원 등 총 2400억 원이었다.

이중 금호홀딩스의 특수관계자 차입금을 살펴보면, 금호산업 259억 원,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6곳(아시아나IDT·아시아나개발·아시아나에어포트·아시아나세이버·에어서울·에어부산) 200억 원 등이었다.

금호홀딩스의 계열사 자금차입과 상환이 작년 4분기 이뤄져 매우 단기간의 자금 조달이었으며, 차입금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 논란의 대상이었다.

동일한 단기차입금인데 대신증권에는 5%, 케이프투자증권에는 6.5~6.7%의 이자를 지급했지만, 금호산업 등 계열사들에게는 2~3.7%, 미확인 채권자에는 1.5~2.0% 등 절반 수준의 이자만 지급했다는 것.

경개연은 금호홀딩스의 계열사 차입금 문제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대규모내부거래 공시의무 편법 회피 가능성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 가능성 △상법상 이사 등과 회사간 거래에 있어 이사회 결의 위반 가능성 △상법상 주요 주주 등과 거래에 대한 이사회 결의 의무 회피 가능성 △상법상 신용공여 위반 가능성 등을 꼽았다.

자본총액이나 자본금 중 큰 금액의 5% 이상, 50억 원 이상 거래를 할 경우 이사회 의결을 통해 공시해야 하지만, 금호홀딩스에 387억 원을 대여한 금호산업은 이사회 승인과 공시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아시아나항공의 6개 비상장 계열사의 경우 에어부산을 제외한 5개 계열사가 이사회 결의와 공시를 해야 하지만, 공시를 하지 않았고 이사회 결의는 확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행법상 특수관계인에 대한 유리한 거래 등 불공정 거래를 금지하고 있는데, 금호홀딩스는 금호산업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대신증권과 케이프투자증권에는 5~6%대의 높은 이자율을 지급하면서도 담보를 설정하지 않은 금호산업 등 계열사에는 2~3%대의 이자만 지급했다고 비판했다.

경개연 관계자는 “금호그룹의 그룹 재건을 위해서는 금호산업 외에 금호고속도 인수해야 하는데 금호고속 인수를 위해 금호고속이 보유한 금호리조트 지분을 모두 계열사에 매각했다”며 “금호리조트 지분은 대부분 아시아나항공 자회사들이 직간접적으로 매입해 총 906억 원을 소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6개의 아시아나항공 자회사들의 작년 말 금호홀딩스에 대한 대여금, 2016~2017년 중 금호리조트 지분 인수에 소요된 직간접적 비용은 총 1106억 원으로 작년 말 기준 6개 자회사 순자산의 32.47%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금호그룹 관계자는 지난 24일 <일요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처음 나온 내용은 아니고 계속 이런 얘기가 있었다”며 “495억 원도 다 상환해서 완료됐고 더 확인하고 있지만 따로 말씀드릴 것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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