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현대·기아차 차량제작결함 5건·12차종 23만8321대 ‘리콜 결정’
북미서도 이달 싼타페·쏘나타 등 60만대 리콜 결정...30일부터 시행

[일요경제 = 손정호 기자] 현대․기아자동차는 국내외에서 잇단 대규모 리콜이 결정돼 품질경영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서만 아니라 미국 등 해외에서도 연이어 다수 차량의 리콜이 결정되고 있는데,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반한 감정으로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품질경영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이유로 풀이된다.

작년 말 현대차 부장급 엔지니어가 국토부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실 등에 현대․기아차의 제작결함 리콜 축소․은폐 의혹을 제기하며 불거진 리콜 파장이 진행되고 있는 것. 

12일 국토교통부는 현대․기아차 차량제작결함 5건에 대해 회사 측에서 시정계획서를 제출해 순차적으로 리콜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총 12차종, 23만8321대가 대상이다. 대상 차량 소유주는 12~30일부터 현대자동차 서비스센터에서 순차적으로 무상수리를 받을 수 있다.

이번 리콜을 결함별로 살펴보면, 캐니스터(연료탱크서 연료증발가스 포집 후 엔진으로 보내 연소시키는 장치) 결함으로 농도가 짙은 연료증발가스가 엔진으로 유입돼 시동이 꺼질 가능성이 확인됐다. 리콜대상은 2개 차종(제네시스 BH, 에쿠스 VI) 6만8246대다. 

국토부에서 공개한 현대.기아자동차의 리콜 결함 내용 중 일부

허브너트(자동차 차축․타이어 연결 부품) 결함으로 타이어가 이탈될 가능성도 확인됐는데, 리콜대상은 1개 차종(모하비) 1만9801대다.

주차브레이크 스위치 결함도 확인됐다. 주차브레이크 작동등이 점등되지 않을 수 있어 운전자가 주차브레이크 체결상태에서 인지 못하고 주행할 경우 주차 브레이크 성능 저하 등 안전운행에 지장을 줄 가능성이다. 3개 차종(소나타LF, 소나타 LF HEV, 제네시스 DH) 8만7255대가 리콜 대상이다. 

R엔진 연료호스 결함의 경우 연료가 누유될 경우 화재발생 가능성이 확인됐는데, 5개 차종(싼타페 CM, 투싼 LM, 쏘렌토 XM, 카니발 VQ, 스포티지 SL) 2만5918대가 리콜 대상에 올랐다.

브레이크 진공호스 결함으로 제동력이 저하될 가능성도 확인됐다. 2개 차종(아반떼 MD, I30 GD 디젤엔진사양) 3만7101대가 대상이다.
 
국토부는 현대차에서 제출한 리콜계획서의 리콜 방법과 대상차량의 적정성 등에 대해 검증해, 적절하지 않은 경우 보완을 명령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9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과 자동차업계 등에 의하면, 현대차는 북미에서 싼타페와 쏘나타 등 약 60만대의 리콜을 결정했으며 오는 30일부터 진행된다. 

2013∼2017년 생산된 싼타페와 싼타페 스포츠 43만7400대는 차량 후드가 열리지 않도록 해주는 보조 후드 래치 결함으로, 주행 중 후드가 갑자기 열릴 가능성이 있어 리콜을 결정됐다. 현대차는 조만간 국내에서도 이 사안과 관련해 리콜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2015∼2016년 생산된 쏘나타 15만대와 제네시스 1만800대는 주차 브레이크 경고등 불량이 발견됐는데, 주차 브레이크를 풀지 않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부식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 지난달 국내 리콜 조치와 같은 사안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달 16일 동부증권 김평모 연구원은 “12일 현대·기아차가 국토부의 강제 시정 조치를 받아들여 아반떼, 제네시스, 쏘렌토, 투싼 등 총 11개 차종의 진공파이프 손상 등 5개 결함으로 약 24만대를 리콜한다”며 “이번 리콜비용은 현대차와 기아차 합산 약 1000억 원 미만으로 2분기에 반영될 것이지만 소비자들의 차량 구매 등 인식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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