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권고 150% 이하 2분기 유지, 일부 상품판매 제한 대상 포함
대주주 산업은행 유상증자 계획, 총 투입비용 1조원 돌파 전망

[일요경제 = 손정호 기자] KDB생명은 RBC비율이 124%까지 하락해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유상증자가 계획 중이지만 매각 불투명성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금융권 등에 의하면 KDB생명은 올해 1분기 지급여력비율(RBC) 124.35%로 업계 최저를 기록했다.

회사 측 공시자료에 의하면 KDB생명의 RBC비율은 2015년 12월 178.49%, 작년 3월 156.09%, 6월 192.4%로 등락하다가 9월 183.26%, 12월 125.68%로 급락했다. 

RBC비율은 예상하지 못한 손실이 발생해도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보험금 지급 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책임준비금 이외의 추가적인 순자산 보유를 의미한다. 현행 보험업법상 보험사는 RBC비율을 10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며, 이를 하회할 경우 경영개선계획서 제출이나 영업정지 등의 조치를 실행해야 한다. 

KDB생명의 경우 금융당국의 권고 RBC비율인 150%를 2분기 밑돌면서 일부 상품판매 제한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KDB생명이 RBC비율을 150%까지 올리는 데에는 약 2000억 원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회사 측은 감자를 통해 누적결손금을 보전하고 증가로 RBC비율을 높이는 계획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KDB생명은 지난 4월 이사회를 통해 무상감자를 결정하고 5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결의했는데, 이달 27일 이후 대주주인 산업은행으로부터 유상증자를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산업은행이 2010년 칸서스자산운용과 함께 KDB생명(당시 금호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6500억 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만든 후 유상증자 등으로 총 8500~9500억 원을 투입한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조만간 투입금액 1조원 돌파를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오는 2021년부터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17이 시행되면서 보험사들의 RBC비율이 강화된다. IFRS17에서는 기존 20년으로 제한했던 부채한도를 30년까지 확대해야 하는데, 부채 만기가 늘어나면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커지면서 RBC비율이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DB생명의 경영 실적 악화도 매각 불투명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KDB생명은 작년 102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올해 1분기 227억 원으로 당기순손실이 증가했다.

한편 KDB생명은 작년까지 3번이나 매각을 추진했지만 인수대상자와의 가격 협상에 실패해 불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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