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길을 묻다 - ‘새 정부에 바라는 ICT 융합콘텐츠 육성 전략 토론회’>
김정수 명지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대한민국 ICT 융복콘텐츠 산업의 현재와 미래’

융합콘텐츠 단체들이 국회에서 진행한 토론회에서 디지털콘텐츠가 급성장함에 따라 콘텐츠와 플랫폼 기업의 분리가 힘들어졌으며, 전담부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 서울시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토론회 후 참석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는 모습.

[일요경제 = 손정호 기자] 4차 산업혁명으로 ICT 융복합 콘텐츠 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육성하기 위한 ICT 부처 주관의 단일 전담부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제는 콘텐츠 기업과 플랫폼 기업을 분리하기 힘들다는 것. 

김정수 명지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지난 8일 서울시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이상민, 김병관, 문미옥 의원과 차세대융합콘텐츠산업협회 등 13개 협회가 공동으로 진행한 ‘새 정부에 바라는 ICT 융합콘텐츠 육성 전략 토론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김정수 교수는 ‘대한민국 ICT 융복콘텐츠 산업의 현재와 미래 - ICT 기반의 콘텐츠산업 발전 제언’ 발표를 통해 ICT 융합 콘텐츠 시대라는 새로운 변화의 확대에 따라 콘텐츠 가치사슬 재정의, 4차 산업혁명서 융합 콘텐츠의 역할 정립, 기업의 글로벌 역량 강화 지원, 콘텐츠 산업 육성 거버넌스 조정 등 발전전략을 제시했다.

콘텐츠 가치사슬은 창의, 창작, 스토리텔링 등 원천 데이터와 콘텐츠 발굴에 이어 프로그래밍과 소프트웨어공학 등 범용기술 및 빅데이터와 AI 등 신기술을 적용하여 새로운 수요에 맞춘 디지털리제이션(Digitalization), 전통모델과 융합 신모델이 공존하는 융합콘텐츠 서비스(Contents as s service)로 변화했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콘텐츠는 4차 산업혁명의 클라우드와 로봇 등 요소기술 사이를 채워주는 물 같은 역할로서의 기능이 점차 강화되고 있는데, 새롭게 활용되는 기술들과의 융합혁신을 통한 융합콘텐츠 서비스를 창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융합 신모델을 활용해 오감교육콘텐츠와 웨어러블 건강관리 플랫폼 등 사회혁신, 공간정보 메시업서비스 등 산업혁명에 기여할 수 있으며, IoT 기반의 O2O게임 서비스 등 전통 콘텐츠서비스 모델의 전략적 강화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자국시장이 작은 핀란드의 게임기업 슈퍼셀, 스웨덴의 음악스트리밍서비스 스포티파이 등의 글로벌 시장 진출 성공에 주목해 우리나라 디지털콘텐츠 기업들도 해외인턴십과 글로벌 협업을 촉진하고, 4차 산업혁명에서의 기술적, 산업적 시너지 효과를 위해 ICT 주관부처의 콘텐츠 산업 전담을 제안했다.

원천 콘텐츠 발굴 단계는 문화와 교육, 의료, 산업정보 등 각 분야의 소관부처별로 담당하고, 디지털화를 통한 콘텐츠 생산과 서비스 단계에서는 단일 전담부처의 소관으로 조정하며 ICT 특별법의 디지털콘텐츠산업 진흥업무와 콘텐츠산업진흥법을 통합해 융합콘텐츠산업 진흥법으로 개정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교수는 현재 콘텐츠 산업의 육성 주체가 미래창조과학부와 문화체육관광부로 이원화돼 있어서 산업 육성을 위한 효율적 입안과 추진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작년 관련 국가예산은 미래부 1200억 원, 문화부 3700억 원 등 총 5000억 원으로 추정되는데, 4차 산업혁명이 요구하는 융합혁신형 기술개발 및 산업 육성을 위한 의사결정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게임 제작과 서비스의 핵심은 소프트웨어적 개발능력이며 증강현실과 클라우드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게임 개발과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서비스 운영, 분석, 마케팅이 보편적이고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며 “정책 수립, 의사 결정, 실행의 과정에서 이런 기술적 상황에 대한 이해와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비효율성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대표적 콘텐츠 영역이며 ICT 융합 추세가 높은 게임산업이 2013년 마이너스 성장을 한 후, 2014년 2,6%, 2015년 7.5%, 작년 5.6%로 이전 10% 성장세가 꺾였다고 지적했다. 

게임 종사자수는 2013~2015년 -6.5%로 중국 등 인력 유출이 심한데, 중국의 게임시장 규모는 242억 달러로 중국의 텐센트는 카카오(720억 원), CJ게임즈(5300억 원), 리로디드 스튜디오(54억 원), 아이덴티티 게임즈(39억 원), 탑픽(20억 원), 넥스트플레이(15억 원), 레드덕(15억 원), 스튜디오혼(14억 원) 등 우리나라 유망기업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모바일게임 등의 경쟁력도 향상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 ICT 융합 콘텐츠 산업, 디지털콘텐츠 강화로 콘텐츠-플랫폼 기업 분리 불가능성 증가해

ICT 융합 콘텐츠 산업에 대한 새로운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이유로는, 디지털콘텐츠의 비중이 커지면서 콘텐츠와 플랫폼 기업을 분리하는 게 힘들어졌다는 점이 꼽혔다.

김 교수에 의하면 2015년 콘텐츠 산업 전체의 시장 규모가 100조 원으로 2012년 이후 연평균 4.5%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데, 디지털콘텐츠 산업은 40조원 규모로 15%의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ICT 기술의 발달로 스마트폰과 아이패드, 노트북 등으로 영화와 음악, 책 등의 콘텐츠를 디지털 형태로 감상하는 비중이 큰 폭으로 성장해, 향후 디지털콘텐츠 시장이 고전적 콘텐츠 시장보다 커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으로 풀이된다. 

세계 콘텐츠 시장의 디지털 비중은 2009년 25%, 2013년 36%, 2014년 46%로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우리나라의 디지털콘텐츠 기업의 수는 2014년 4만4700개로 전년대비 3.4% 증가했다는 것. 우리나라 디지털콘텐츠 기업의 종업원수는 16만3000명으로 전년대비 1.6% 늘었다. 

디지털콘텐츠의 성장은 2015년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사 결과 미디어 소비 필수매체로 스마트폰이 TV를 꺾고 1위로 조사된 점에서도 드러나는데, 모바일 기기는 이제 제2의 스크린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방송과 드라마의 모바일 서비스인 티빙, 옥수수, 넷플릭스 등이 서비스되고, 게임 역시 온라인과 모바일의 비중이 56:44로 좁혀진 상황이라는 것. 

김 교수는 ICT 기술 발달로 손 안의 컴퓨터인 모바일이 급격하게 팽창하며 콘텐츠의 주요 소비매체가 모바일로 변함에 따라, 콘텐츠와 모바일 플랫폼을 분리할 수 없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ICT 콘텐츠 융합의 시대가 확산되고 있다는 견해다.

그에 따르면 이런 ICT 콘텐츠 융합 시대의 확장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우선 전통 콘텐츠 기업들이 디지털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는데, 2014년 디즈니의 메이커스튜디오 인수, 작년 워너브라더스의 머시니마 인수 등 디지털엔터테인먼트의 강화 추진을 꼽을 수 있다.

서비스 플랫폼 기업의 콘텐츠 영역 확장도 중요한 변화 특징으로, 2014년 아마존의 더블헬릭스, 트위치 인수, 넷플릭스의 자체 콘텐츠인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의 성공, 텐센트의 2015년 라이엇게임즈, 작년 슈퍼셀 인수를 예로 들었다.

통신서비스 기업의 콘텐츠 기업 인수로는 2015년 버라이즌의 AOL 인수, 작년 AT&T의 타임워너 인수 등의 현상이 발생했고, 디바이스 기업의 콘텐츠 생계 연계라는 특징도 제기됐다. 애플의 자체 콘텐츠 생태계인 아이튠즈, 앱스토어 개발 및 구축, 삼성전자와 구글의 협업 등을 이런 변화의 현상으로 꼽았다. <4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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