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최근 국내 경기 나아지고 있으나 경계를 늦출 수 없다"

[일요경제=김민선 기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만나 오찬회동을 하면서 약 4년 만에 경제부총리가 한은에서 총재를 독대하게 됐다.

김 부총리는 13일 서울시 중구 한은 본관을 방문해 금융통화위원들을 만난 뒤 이 총재와 오찬회동을 가졌다. 한은 총재와 부총리 독대는 2013년 6월 이후 처음이다.

김 부총리가 취임식도 진행하기 전에 한은을 직접 방문하는 성의를 보인 만큼 이 총재도 건물 1층까지 기꺼이 내려와 맞이했다.

김 부총리는 인사말에서  "한국은행은 우리 경제를 끌고가는 데 정말 중요한 기관"이라며 “한국은행과 소통하면서 의견을 많이 듣겠다는 겸허한 자세로 왔다”고 말했다.

이어 전날 한은 창립 67주년 기념식과 관련해 “작년에는 (창립 66주년) 행사에 참석했었는데 올해도 행사를 외부에 개방했다면 오려고 했다”고 전했다.

이에 이 총재는 “취임을 축하드리고 많은 일정으로 바쁘실 텐데 취임하자마자 한은을 찾아준데 감사드린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어려웠던 상황에서 위기 극복과 경제 안정을 위해 당시 경제금융비서관이었던 부총리와 함께 열심히 했는데 감회가 새롭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최근 국내 경기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하지만 안팎 여건을 살펴보면 한시도 경계를 늦출 수 없다"며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 금리 인상, 가계부채, 청년 실업,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 문제가 산적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문제들을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겠지만 부총리가 그동안 지식과 경험, 훌륭한 리더십 바탕으로 일관성 있게 정책을 펴나가신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후 김 부총리와 이 총재는 배석자 없이 오찬을 하며 경제 현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재가 창립 기념사를 통해 통화정책 완화 정도에 조정이 필요하다며 처음으로 방향 전환을 시사한 만큼 통화정책 긴축과 수출, 가계 부채, 부동산 문제 등에 대해 논의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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