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중국 3위 보험그룹 안방보험, 지분 98%는 86명 개인주주 ‘지배구조 불투명’”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을 인수한 중국 안방보험의 우샤오후이 회장이 중국 금융당국에 의해 체포되면서, 양사의 합병 등 투자계획 지연 리스크가 부각됐다.

[일요경제 = 손정호 기자]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을 인수해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진출한 중국 안방보험의 우샤오후이 회장이 체포됐다. 

우리나라 금융당국은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의 경영에는 차질이 없는 것으로 분석했지만, 투자계획이 지연될 것으로 전망됐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3일 우 회장이 중국 금융당국에 의해 체포됐으며, 안방보험은 해당 보도 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우 회장이 개인적 이유로 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돼 다른 고위 임원이 우 회장의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밝혔다.

안방보험은 우리나라 동양생명 75.3%, 알리안츠생명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동양생명을 통해 우리은행 지분 4%도 지배하는 등 한국 금융권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갖고 있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안방보험홀딩스가 알리안츠생명 지분 100%와 동양생명 지분 33%를 보유하는 방식으로 동양생명 지배구조를 변경함에 따라,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의 합병 가능성에 주목해왔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 중인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에 대해 정상적으로 감독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에 대해 보험계약자 보호, 재무건전성 등에 영향을 미치는 특이사항은 확인된 바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안방보험이 중국 금융당국의 규제 등을 수시로 지키지 않아 정치적으로 체포된 만큼 신원 억류가 장기화되면서, 안방보험의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에 대한 투자계획 등이 늦춰질 것으로 전망했다.

NH투자증권 박인금 연구원은 “(우 회장의 체포는) 정치 이슈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수사 결과가 단시간에 나오기 쉽지 않고 본사의 의사결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에 대한 투자계획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점이 잠재적 리스크”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방보험그룹은 2004년 설립된 후 12년 만에 1위 중국인수, 2위 평안보험에 이어 자산 기준 3위 보험그룹에 오르는 등 급성장했다”며 “2014년 미국 뉴욕의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인수를 시작으로 네덜란드 보험사 VIVAT, 한국 동양생명 등을 인수해 공격적인 해외 M&A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4월 중국 보감회 샹쥔보 주석이 부패 혐의로 낙마했고 최근 증감회 주석 보좌관인 양지아차이도 심각한 규율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달 5일 중국 보감회는 안방생명보험에 위법 제품 판매 중지와 3개월간 신규 상품 발행을 금지 처벌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금융업계 단속과 반부패가 강화될 전망인데, 안방보험은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미공개 자금 출처 의혹이 제기됐다. 미공개 자금 출처가 정치권일 가능성도 있어서, 오는 4분기 제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정치권의 내분이 발생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에 따르면 안방보험은 2004년 7곳의 발기주주 중 상해자동차그룹(20%)이 최대주주였는데, 2005년 첫 증자 시 중국석유화학도 20% 지분으로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그러나 이후 6번의 증자를 통해 상해자동차그룹과 중국석유화학의 지분이 각각 1.22%, 0.55%로 희석된 반면 86명의 개인주주로 추적되는 직간접 법인 주주의 지분이 98.23%로 증가했다. 이 86명의 개인주주들이 우 회장의 가족과 협력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박 연구원은 “안방재산보험의 현금이 작년 말 890억 위안에서 올해 1분기 -191억 위안으로 급감했다”며 “안방생명보험의 핵심상환능력비율도 작년 말 118%에서 올해 1분기 법적 핵심상환능력비율 최저치 100%보다 약간 높은 101%로 하락해 자본적정성이 약화됐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우 회장 체포로 안방보험이 소유하고 있는 상장사인 중국건축, 초상은행 등의 주가가 14일 급락했지만 대형 우량기업이라 15일 대부분 회복됐으며, 안방보험 인지도에는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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