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출판문화협회 주관, 유시민‧정유정‧요조 홍보모델 선정...‘서점의 시대’ 등 변신 도모

14~18일 서울시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된 ‘2017 서울국제도서전’의 주제는 변신이었다. (사진=손정호 기자)

[일요경제 = 손정호 기자] 우리나라 출판과 문학시장의 현주소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2017 서울국제도서전’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주제는 ‘변신’. 새로운 변화와 도약이 가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출판 및 문학시장의 경색이 우려되는 가운데 노벨문학상은 2015년 우크라이나의 저널리스트로 ‘목소리 소설’이라는 저널리즘 소설을 처음 창조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에 이어, 작년 록가수 밥 딜런에게 돌아가는 등 변화에 대한 요구가 연이어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후원한 ‘2017 서울국제도서전’은 14~18일 서울시 삼성동 코엑스 A홀, B1홀에서 진행됐다.

기자가 방문한 18일은 개최 마지막 날이었지만 한 개로 연결된 두 공간의 전시장에는 사람들로 매우 분주해 여전히 식지 않은 열기와 희망을 느낄 수 있었다. 최근 부도로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던 국내 3위 도매출판사 송인서적도 한 부스를 차지하고 재건에 대한 꿈을 함께 꾸고 있었다. 

‘2017 서울국제도서전’의 홍보모델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정유정 소설가, 가수 요조였는데, 전시장 곳곳에는 유 전 장관과, 정 소설가, 요조의 입상 크기 홍보물과 비닐 쇼핑백들이 배치돼 다양한 문서와 책들을 편하게 즐기고 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해 눈길을 끌었다. 
 
유시민 전 장관은 <거꾸로 읽는 세계사> 등으로 현재를 대표하는 지성인이고, 정유정 소설가는 <7년의 밤> 등이 수십만 권 판매돼 최근 작가들 중 가장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둔 인물이다. 홍대씬을 중심으로 인가를 얻은 요조는 제주도에서 ‘책방무사’라는 서점을 운영 중이라서 ‘2017 서울국제도서전’의 상징성을 담은 인물들을 전시장에 반복적으로 배치한 것으로 보였다.

‘2017 서울국제도서전’의 다양한 모습들. (사진=손정호 기자)

이와 관련해 주최 측은 변화하는 독서환경에 맞춰 출판사, 서점, 독자의 변화된 모습을 담고자 했으며, 강연과 콘퍼런스 중심의 행사를 지양하고 출판의 다양한 주체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직접 개입하는 퍼포먼스를 중심에 뒀다고 설명했다.

독립서점, 소형출판사를 초대한 특별기획전 ‘서점의 시대’와 ‘책의 발견전’을 통해 상상력이 넘치고 재기발랄한 큐레이션을 정면에 배치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스토리 발굴 및 사업화 현황 부스와 네이버의 그라폴리오 등 웹을 통해 독자와 직접 소통하며 이를 출판 및 사업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현상에 비중을 뒀다.

물론 여전히 김영하 소설가를 전면에 내세운 문학동네, 한국인 최초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수상작인 한강 소설가의 <채식주의자>를 강조한 창작과 비평사 등 고전적인 대형 출판사들과 교보문고, 예스24 등 대형 서점들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남해의 봄날과 문학실험실 등 소규모 실험 출판사들의 부스도 소규모로 가지런히 위치해 발걸음을 붙잡았고, 미국과 독일, 캐나다, 터키 등 다양한 국제관에서도 사인회 등 여러 가지 형사로 색깔을 더했다.

SF 전문인 아작출판사의 부스에서는 ‘유토피아 SF’라는 주제로 소규모 강연회가 열려 옹기종기 모여 책을 통한 유토피아로 더위를 날리기도 했다.

또한 ‘2017 서울국제도서전’에서는 사업화와 전자출판 등 새로운 변신에 대한 열망을 읽을 수 있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부스 모습 (사진=손정호 기자)

전시장 초입 부근에 네이버와 연계된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플랫폼인 그라폴리오가 자리해 있었다. 그라폴리오는 60개국 2만5000명의 크리에이터가 활동하는 플랫폼으로, 온라인에서 그림과 글 중심의 연재를 한 후 이를 출판 등으로 연결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문화부 산하 콘텐츠진흥원은 작가와 사업자를 연결해주는 이야기 유통 플랫폼인 스토리움을 소개하며, ‘옥포를 구하라’ 등 지역 공간과 캐릭터 상품 등과 연결된 스토리 기반의 다양한 사업들을 강조했다.

한국전자출판협동조합은 블루문파크와 RNC, 초록인 등 회원사, 대학 디지털콘텐츠학과의 부스 등을 옆에 배치해 열린 가능성과 사업화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기존 픽션 출판은 메이저 등단 경로를 통과한 후에야 대형 또는 소형 출판사 출판이 가능한 구조가 대다수인데, 한국전자출판협동조합은 보다 열린 자세로 콘텐츠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블루문파크’의 경우 소설 형태의 이야기책과 영화감독 출신 대표의 영상 콘텐츠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고, 초록인은 한국 토종 추리소설을 지향하고 있었다.

마이러닝앤컴 대표이자 한국전자출판협동조합 교육이사도 맡고 있는 신현오 전무이사는 “한국전자출판협동조합은 전자출판을 하는 다양한 회사들이 자유롭게 만나 협업과 교육 등을 하며 공동의 사업을 추구하기도 한다”며 “콘텐츠를 갖고 있는 창작자 등이 찾아올 경우 조합 회원사들 중 적절한 곳과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으며, 콘텐츠뿐만 아니라 플랫폼과 관련 소프트웨어 사업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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