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평가 “워크아웃‧장기파업으로 해외영업력 약화, 대규모 투자 단행해 재무건전성 악화”

[일요경제 = 손정호 기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와 매각 관련 상표권 사용 문제로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금호타이어의 기업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더블스타로의 매각이 논의 중인 금호타이어는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는 금호산업 측이 사용요율 0.5%를 고수하고 있는데, 매각 불발, 채권단의 금호타이어 채권 인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 및 경영권 박탈 등의 방안이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16일 금호타이어의 기업신용등급을 BBB+로 하향 조정하며 부정적 검토(Negative Review) 대상에 재등록했다고 20일 밝혔다. 

금호타이어는 글로벌 타이어 시장의 수요가 고인타이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지만 2010년~2014년 워크아웃, 2015년 이후 장기 파업과 지배구조의 불안정 등 평판 훼손으로 브랜드 가치 하락과 해외 영업력 약화가 진행됐다는 것.

수출 시장을 중심으로 매출이 감소해 경쟁사와 격차가 확대되고 있으며, 그러면서도 미국 조지아공장 신축, 중국 남경공장 통폐합 이전 등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워크아웃 종료시점인 2014년 말 262.3%에서 올해 3월말 332.3%, 차입금의존도 50.4%에서 53.4%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매각 불투명성을 지적하며, 채권단이 협약채권에 대해 한시적으로 만기를 연장해주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매각 협상과정에서 유동성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더블스타에 대해서는 인수가 완료될 경우 금호타이어의 재무안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더블스타의 인수자금 조달방식 등을 모니터링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기업평가 관계자는 “실적 부진이 심화되며 과거 대비 현금창출력이 저하됐지만 투자 부담이 상존하고 있다”며 “조지아공장에 대한 투자가 일단락됐지만 연간 2000~3000억 원 수준의 경상투자 부담이 불가피하고 베트남공장 증설을 계획하고 있어 향후 상당한 투자자금 소요가 예상돼 중기적 영업현금흐름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정부의 여신 규제 강화, 시중 유동성 회수 움직임과 국내 완성차 기업의 중국 생산법인 실적 저하 영향, 대주주 변경 이슈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로 재무융통성이 축소됐다”며 “현지 금융기관 차입금 중 일부에 대한 만기 연장이 원활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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