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길을 묻다-한·러, 경제협력 통해 서로 도움 주고 받아야>
‘러시아 극동지역에서의 경제협력을 통한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포럼

발표 전 전체 기념 촬영 사진.

[일요경제=채혜린 기자] 불황의 늪에 빠진 한국의 조선해양산업에 대해 러시아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지난 16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서형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환경노동위원회) 및 극동미래경제포럼의 공동 주최로 열린 ‘러시아 극동지역에서의 경제협력을 통한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포럼에서 극동미래경제포럼의 이성용 회장은 현재 한국 조선해양산업의 출구전략을 러시아와의 협력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한국이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가장 중요한 위기로 언급되는 것들이 일자리의 감소 및 수출의 저하다”라면서 “현재 한국과 러시아 각국이 갖고 있는 문제점들이 있는데 서로 필요한 부분에서 협력한다면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조선해양산업은 한때 세계 1위라는 눈부신 성과와 위용을 자랑했지만 지금은 ‘수주절벽’과 ‘고용절벽’에 내몰려 정부의 지원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이 회장은 “슬라뱐카(러시아 연해주 최남단) 조선소에서 어선 신조 프로젝트가 (양국 경제협력의) 그 첫 번째가 될 것”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한국의) 개별적인 접근은 (그동안) 상승효과가 없어서 이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회장은 ”현재 한국에서 힘들어 하고 있는 조선·물류·해운 등 여러 분야에서 퇴직한 사람들이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면서 어선 등의 소형선박을 건조하고 자동차 부품 등 산업별 활동으로 (러시아 극동지역으로)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어 ‘한·러 산업-물류 체계 창조의 개념’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시작한 베르쿠트그룹의 포코틸로프 대표는 “연해주가 러시아의 다른 잘나가는 지역들에 비해 뒤쳐져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GDP 성장에 비해서 러시아가 특별히 뒤처지고 있는 부분이 (바로 한국에서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 선박제조, 기계제조 분야 등”이라고 말했다.

포코틸로프 대표는 러시아가 한국과의 경제협력에 적극적인 이유로 “연해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다”고 언급하면서 “비즈니스가 가장 목적 지향적이며 유연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포럼 현장 모습. 왼쪽 앞줄은 러시아측 발표자 및 참석자.

기존 한·러 협력이 성공적이지 못했던 데 대해서는 “종합 컨트롤(Control, 통제) 타워가 필요하다는 것이 결론이며 또 (성공적이지 못했던) 원인”이라면서 “(러시아에서는) 그런 관리자 역할을 전통적으로 정부가 했었는데 새로 채택한 연방법에 따르면 그러한 관리 및 통제의 역할을 민간기업도 할 수 있게 됐다”며 포코틸로프 대표는 한국의 러시아에 대한 투자가 과거와 같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를 견지했다.

‘조선사업 진출계획’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조성욱 전 STX조선해양 기술본부장은 “(다들 잘 아시다시피) 2011년 대비 2012년 수주량이 급감했었다”고 언급하며 "새로운 판로를 뚫어 국내 조선업 종사자들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전 기술본부장은 현재 조선업 고용상황 악화로 인해 높은 실업률 등 최악의 상황이라고 전하면서 “수주절벽과 고용절벽으로 그동안 쌓아온 우수 인력과 기술이 조선산업 구조의 와해로 인해 소멸위기를 겪거나 해외 등으로 방출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국책은행이 경영을 맡고 있는 중소형 조선사들은 RG(Refund Guarantee, 선수금환급보증서) 발행 시 원칙 기준 고수로 수주 공백 상황”임을 지적하면서 기자재 업체 및 협력사들이 연쇄 파산하고 있기에 신성장 동력을 찾지 않는 이상 국내에서의 조선 산업은 극히 한정된 소수 그룹만 운영이 가능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 러시아의 극동지역은 한국과 비행기로 단 2시간이면 서로 오갈 수 있는 지척에 있지만 역시 비슷한 비행시간인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그 교류 규모가 작아 정치 및 지리적 중요도에 비해 존재감이 미미했지만 경제 활로를 위한 새로운 개척 움직임은 꾸준히 있어왔기에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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