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후 4시30분께 롯데백화점 10층 옥상공원 내 기계실 환풍구 통로로 8세 어린이가 추락해 숨졌다. 사진은 기계실 입구 모습.

[일요경제=심아란 기자] 지난 17일 부산 해운대구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10층에 위치한 햇살공원에서 초등학교 3학년 A(9) 군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안전 불감증에 따른 ‘인재(人災)’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당시 A 군은 공원에서 친구들 3명과 함께 숨바꼭질을 하던 중 기계실 쪽문을 넘어 안으로 들어가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공원에는 덤불숲, 생태습지, 자연학습원 및 소리 놀이터 등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있어 아이를 동반한 고객들이 이용하기에 최적화된 공간이다.

실제로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홈페이지에도 “환경가치경영의 실천 일환으로 변화되는 생태계를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써 자연에 대한 감수성과 이해를 돕고 고객들에게 편안한 쉼터를 제공하는 공간”이라고 소개돼 있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인 만큼 안전관리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했으나 경찰 조사 결과 안전관리 업체와 백화점 측은 시설물 관리에 소홀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A 군은 1m 가량 높이의 기계실 쪽문을 넘어 30m 정도 들어갔다가 환풍구 통로에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대경찰서 관계자는 <일요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해당 통로까지 가려면 출입이 금지된 구역을 지나야 하는데 이곳에 설치된 안전펜스 높이가 1m에서 1m 20cm에 불과하다"며 "초등학생 어린이가 넘기에 무리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또한 출입금지나 위험을 알리는 표지판도 없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A 군이 빠진 곳은 건물 기계실과 배수구 등을 점검하기 위해 사용하는 통로로 1층까지 안전장치 없이 곧바로 연결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관리 업체와 백화점 측은 통로 출입문을 잠그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은 백화점과 안전관리 업체 양측 모두 시설물 관리에 소홀했던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백화점이 안전관리를 위탁한 용역업체 담당자와 백화점 시설관리 담당 책임자 등을 소환해 조사 중에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22일 <일요경제>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아직 경찰이 해당 사건에 대해 조사 중에 있고 확정적인 결과가 나온 게 아니기 때문에 사고 관련해서 회사 차원에서 입장을 밝히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고가 발생해 매우 가슴 아프고 안타깝다"며 "유가족 분들께 최대한 도움을 드리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고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문제되는 부분이 있다면) 책임을 다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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