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개발공사,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로 영업 손실 130억원 평창조직위에 청구...올림픽 개최 전부터 '삐걱'

[일요경제=채혜린 기자] 자칫하면 빗더미에 허덕이는 적자 올림픽이 될지도 모른다는 많은 우려 속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7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시설물 건립 등을 포함한 개최 비용과 삼림 파괴 등 적지 않은 문제로 사회적 갈등을 빚어왔던 평창 동계올림픽을 둘러싸고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입찰비리로 경찰이 평창조직위원회 전 국장급 간부 3명을 출국 금지한 것을 비롯해 강원개발공사가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로 입게 되는 영업 손실 130억원을 평창조직위에 청구하면서 올림픽을 개최하기 전부터 삐걱 거리는 양상이다.

벌써부터 경기장 등 시설물에 대한 사후 관리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각종 경기장 시설을 짓는데에만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갔지만 막상 올림픽이 끝난 이후 시설활용 등이 부재해 자칫 올림픽 개최 이후 빚더미에 오른 역대 올림픽 개최지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지난 23일 주최한 ‘평창 동계올림픽의 의미와 전망‘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한 북경시립체육대학교의 류 취우잉 교수는 ’베이징 올림픽 이후 어떻게 그 시설을 활용하였나‘를 주제로 평창동계올림픽 이후를 전망해 눈길을 끌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릉 스피드 스케이트장의 전경.

류 교수는 “대체적으로 올림픽 장소와 시설들은 올림픽 게임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는데 꼭 필요한 물리적 기반이라고 인정돼왔다”고 서두를 열며 “실제로 거대한 규모와 운영비로 인해 게임 이후 시설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개최 도시와 국가가 직면하게 되는 커다란 문제가 되어온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008년에 개최했던 베이징 올림픽의 경우 약 130억위안의 직접 투자를 통해 37개의 경기장이 건설됐다.”면서 “현재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들에서 드러나고 있는 재정적 위험은 ‘높은 운영비, 자본의 높은 부채율, 낮은 현금 유입, 이익 창출 능력의 부족 등’”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새둥지(Birds Nest)로 알려진 베이징 국가체육장(이하 새둥지)의 경우, 연간 유지비용이 1억위안 정도로 예상됐는데 수도, 전기, 청소와 보안 등을 위해 매일 적어도 27만위안의 이익이 나와야 했다“고 말하면서 그러나 ”여기에는 채무 이자와 시설 감가상각은 포함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북경시립체육대학교 류 취우잉 교수.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37개의 경기장 중 특히 유명한 수영 경기장(이하 워터큐브)과 베이징 올림픽 이후인 2010년 마스터카드 센터로 이름을 바꾸면서 베이징 안에서 상업적 이름을 지닌 최초의 스포츠 센터로 탈바꿈한 우커송 경기장의 경우도 안정적인 대규모 시장이나 수입원이 견고하게 형성돼 있지 않은 데 반해 운용비용은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게 류 교수의 설명이다.

결국 이러한 문제들이 이익 창출을 심각하게 방해하고 있다고 분석한 류 교수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국무회의와 몇몇 부처가 문화시설을 위한 일련의 우선 정책을 제정했으나 천안문과 가까운 국립 대극장과 비교해 보면 새둥지나 워터큐브와 같은 상징적인 올림픽 경기장들도 재정, 투자와 재원조달, 조세, 토지이용, 유지 공제와 같은 우선 정책의 혜택을 받지 못해 운영비의 무거운 짐을 질 수 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기장을 스포츠 이벤트 장소로 활용했던 1976년 몬트리올 게임, 1984년 로스엔젤레스 게임 그리고 2000년 시드니 게임 등 사례를 열거했다.

류 교수는 "중국의 성숙하지 못한 스포츠 이벤트 시장은 경기장에서 스포츠 이벤트를 열 사회적 토양을 갖추지 못한 상황"이라며 "새둥지에서 2009년부터 2014년 사이 열린 26개의 이벤트 가운데 스포츠 이벤트는 단 10개였다. 가장 잘 운영되고 있는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인 우커송 복합 경기장마저도 2014년에 열린 스포츠 이벤트의 비율은 겨우 14%에 지나지 않는다"며 중국 스포츠 이벤트의 부실한 기능을 꼬집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알펜시아 스키 점프대.

현재 평창조직위가 계획한 모든 공사의 완료 시점은 오는 11월이다.

당장 작년에 브라질에서 개죄됐던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의 경우도 올림픽조직위의 부채가 420억원이 넘고 마라카낭 경기장도 올림픽 이후 6개월 만에 폐허로 변해 버려 올림픽 유치 당시 수조원의 경제파급효과를 자신했던 브라질 당국의 장밋빛 청사진을 무색하게 만들어 버렸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국내에서도 찾을 수 있다. 2014년 아시안게임을 개최했던 인천의 경우도 16개 신설 경기장을 짓는 데 무려 1조 7224억원을 지출했으나 정작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난 이후 2016년에만 108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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