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와 금융간 '하이브리드'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외 IT 업체들의 금융 관련 업종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핀테크(FinTech·금융기술)가 급부상하고 있다. 

25일 금융업계와 IT업계 등에 따르면 모바일 결제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이를 둘러싼 업계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다음카카오는 3700만명 카카오톡 회원을 바탕으로 소액 결제가 가능한 카카오페이와 소액 송금기능이 있는 뱅크월렛카카오를 출시했다. 
 
이동통신 3사는 전자지갑 기능 강화를 통해 다음카카오의 공세에 맞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신용카드사들과 함께 앱카드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고 신용카드사들도 모바일카드 마케팅 강화에 나서고 있다. 

◆ 삼성전자, 국내 신용카드 6개사와 앱카드 활성화 추진

지난 24일 삼성전자는 6개 카드사(롯데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현대카드,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 앱카드 협의체와 '앱카드 활성화를 위한 삼성전자 – 앱카드 협의체 사장단 협의'를 열고 앱카드의 온라인∙오프라인 결제 인프라를 보급하고 앱카드 사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앱카드는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기존의 신용카드 번호를 등록하면 바코드, QR코드, NFC 등을 통해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이다.

각 카드사의 애플리케이션뿐 아니라 '삼성 월렛'을 통해 삼성카드 등으로 전국 1만여 개 상점에서 결제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온라인 결제뿐 아니라 오프라인 결제도 활성화되도록 삼성전자와 앱카드 협의체가 결제 단말기 확대 등에 공동으로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 다음카카오 3700만 회원 무기로 시장 공략

최근 서비스를 개시한 뱅크월렛카카오는 카카오톡에 가입한 지인들이면 누구에게나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는 점 등을 무기로 가입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현재는 시중은행 계좌를 등록하면 1회 50만원까지 뱅크머니로 충전할 수 있으며, 한번에 최대 10만원을 카카오톡 친구에게 전송할 수 있다. 

온·오프라인 결제, 모바일 현금카드를 통한 은행자동입출금기 이용 등도 가능해 이용자가 확산되면 국내 결제 시장 판도를 좌우할 수 있다.

여기에 지난 9월 출시한 카카오페이(카페)도 결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미리 신용카드를 등록한 뒤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온라인 결제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동통신사의 전자지갑 서비스 등은 자사 고객에 대해서만 서비스 제공이되는 반면, 다음카카오는 통신사와 무관하게 3700만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폭발력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 이통사, 축적된 기술력으로 대응 박차

다음카카오의 모바일 결제시장 진출로 월 30만원 한도로 소액결제 시장에 진출해 있는 이동통신사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LGU+는 간편결제 서비스인 '페이나우'에 뱅카와 유사한 개인 간 송금 기능을 추가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블루투스 저전력(BLE) 기술 기반의 모바일 결제 솔루션 2가지를 개발하며 정면 대응하고 있다.

KT는 별도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의 단말 정보와 KT가 보유한 사용자 데이터베이스를 비교해 본인 인증을 하는 '올레 앱안심인증'을 발표했다.

이동통신 3사는 모두 은행이나 신용카드사와 연계해 스마트폰의 바코드나 QR(Quick Response) 코드, NFC(근거리무선통신) 등으로 온·오프라인 결제 기능을 제공한다.

◆ 2017년 모바일 결제 시장 34조원 규모

최근 삼성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신용카드 지급결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31조3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인터넷쇼핑 시장의 모바일 결제 비중인 17.0%를 적용하면 모바일 신용카드 결제 시장 규모는 약 5조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삼성증권은 결제시장이 연평균 18% 수준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모바일 결제 비중이 급상승세로 2017년 모바일 결제시장 규모가 3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모바일 결제 시장의 성장 속도가 예상 외로 빨라 다음카카오의 점유율이 커지면 수수료율 협상 등에서 전통적인 카드사들이 불리해질 수 있다"며 "시장 추이를 보면서 다각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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