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홍근 제너시스비비큐 회장

[일요경제=김민선 기자] 최근 치킨 가격을 인상했다가 대한양계협회와 소비자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가격을 인하했던 치킨 프랜차이즈 비비큐(BBQ)치킨 운영사인 제너시스비비큐(이하 비비큐)가 편법증여 논란에 휩싸였다.

치킨 소스 등을 만드는 ‘알짜회사’ 제너시스에 일감몰아주기를 했다는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가운데 애초에 제너시스의 전신인 지엔에스푸드 설립 과정에서 윤홍근 비비큐 회장이 증여세 50만원만 내고 아들 윤혜웅 씨에게 지분 40%를 증여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윤 회장이 수천억원의 가치를 지닌 회사 전체를 아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14년 간 치밀하게 준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혜웅 씨는 지난 2002년 7살의 나이에 제너시스의 전신인 ‘지엔에스푸드’의 지분 40%(4000주)를 소유하게 된다. 이 회사는 치킨 위에 뿌리는 소스와 파우더 등을 만들어 비비큐에 제공해 매년 수십억원의 이익을 낼 정도로 알짜회사였다. 2010년 말 기준으로 당시 매출 119억원 중 약 84억원을 '옛 제너시스(현 비비큐)'와의 거래를 통해 거둔 점은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성장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당시 지엔에스푸드는 2008년부터 옛 제너시스의 지분 10%를 사들인 것을 시작으로 꾸준히 지분율을 늘렸고 2009년엔 지분율을 35.8%까지 끌어올렸다. 지엔에스푸드는 2011년 4월 물류회사 지엔에스로지스틱스와 광고회사 지엔에스애드를 흡수합병하면서 옛 제너시스의 지분을 67.62%까지 차지했다.

이 시기 지엔에스푸드는 상호를 지금의 제너시스로 바꾸고 윤 회장을 대표이사 자리에 올렸다. 기존 제너시스는 제너시스비비큐로 명칭을 바꿨다.

지분 늘리기 작업은 지난해까지 이어져 현재 비비큐에 대한 제너시스의 지분율은 84.48%에 이른다. 그 사이 혜웅씨는 제너시스 지분을 62.62%까지 모아 최대 주주로 등극했고, 혜웅 씨의 누나 윤경원 씨는 지분 31.92%를 차지하게 된다. 반면 제너시스에 대한 윤 회장의 지분은 5.46%에 불과했다.

결과적으로 혜웅 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제너시스가 비비큐의 지분 대부분을 가지게 되면서 제너시스의 최대주주도 사실상 혜웅 씨라 할 수 있는 것. 반면 비비큐 대표이사인 윤 회장의 비비큐 지분은 15.12%에 불과해 혜웅 씨에게 경영권을 물려줄 제반을 다진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제너시스는 올 3월부터 지주회사로서의 역할을 본격화 했다. 치킨용 소스 및 파우더 공급 업체인 제너시스가 지주회사가 해야할 업무인 자회사 육성 및 지적재산권의 관리, 라이센스업, 자회사와 상품·용역 공동개발·판매 등을 업무에 추가했기 때문이다.

한편 혜웅 씨가 제너시스를 통해 비비큐의 지분 대부분을 차지하는 과정이 ‘편법 증여’ 논란에 휩싸였다. 혜웅 씨가 제네시스의 전신인 지엔에스푸드의 지분을 증여받으면서 윤 회장이 낸 증여세 50만원을 제외하고는 세금을 거의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증여 과정에 들어간 자금은 액면가로 약 2000만원인데 당시 미성년자였던 세웅 씨의 경우 공제 범위인 1500만원을 제외한 500만원을 투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 증여세율 10%를 적용하면 50만원의 세금을 납부한 꼴이 된다. 이후 지엔에스푸드의 제너시스 지분 취득 과정은 법인 대 법인 매매이기 때문에 증여세를 내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선 국내 굴지의 치킨 업체를 이끌고 있는 윤 회장이 5000억원 가치의 회사를 아들에게 물려주면서 고작 50만원의 세금을 낸 점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비비큐 이익의 최대 수혜자는 혜웅 씨지만 법인을 통해 교묘히 증여세를 피해갔다는 지적이다.

이에 <일요경제>는 비비큐 측 입장을 듣기 위해 관계자에게 수차례에 걸쳐 전화통화와 함께 문자메시지를 남겼지만 전화를 받지 않거나 연락이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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