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길을 묻다 - 이재광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 공동의장>
“공산품 필수물품, 시중가보다 비싸게 판매 문제...시중가와 같거나 저렴하면 고마울 것”

이재광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 공동의장은 피자연합 옆의 직영매장이나 공산품을 필수품목에 포함시키는 등 문제를 함께 상의해 상생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손정호 기자)

[일요경제 = 손정호 기자] 미스터피자 회장의 갑질 논란, BBQ의 한 달 2번의 가격 인상과 철회,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의 성추행 혐의 등 요즘 프랜차이즈 업계는 바람 잘 날이 없다. 그런 가운데 기존 가맹점 옆에 직영매장을 내거나 공산품을 필수품목에 포함시켜 구매를 의무화하는 등의 불공정 사례가 여전한 상황에서 가맹점주협의회와 가맹본사가 함께 상생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재광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 공동의장은 지난 7일 서울시 광진구 능동로 사무실에서 <일요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각 프랜차이즈 브랜드별로 만들어진 가맹점주협의회가 연석회의 형태로 활동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장은 “미스터피자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탈퇴 후 피자연합을 시작했다가 대내외적인 복합적 이유로 올해 초 자살을 선택했다”며 “국회 법안소위에 참석해 ‘그분의 죽음을 계기로 보복 금지 조항을 만들어야 한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미스터피자 회장에 이어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까지 두 번이나 연달아 좋지 않은 일이 발생해 오너 리스크가 되고 있다”며 “이런 문제가 소비자 불만으로 번지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달리 불만을 표출할 방법이 없어서 가맹점주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경기침체로 취업이 어려워져 프랜차이즈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일부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사이의 갈등, 일부 가맹본부 회장의 오너 리스크 등이 지속적으로 반복될 경우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가 모두 공멸하거나 매출 하락 등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

이 의장은 필수물품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전 공정거래위원장은 필수물품을 가맹본부의 노하우가 들어있거나 특허 받은 제품이라고 했는데, 어느 곳에서 살 수 있는 공산품을 필수물품에 포함시켜 시중가격보다 비싸게 구입하게 하는 건 문제라는 주장이다. 

가맹본부의 특제 소스나, 공산품도 시장 가격 변동을 보면서 물류 혁신을 통해 시중가보다 저렴하거나 같은 가격으로 제공해주면 고맙게 구매하면서 불만이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재광 공동의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는 어떤 단체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 각 브랜드별 가맹점주협의회가 2~3년 전부터 결성됐다. 각자 떨어져서 활동하다보니까 법률적이라든가 향후 사업 비전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법안 발의, 가맹사업국 법규 교육 등을 같이 연구하고 대응하는 모임이다. 

- 최근 불공정 갑질과 횡령 등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정우현 미스터피자 회장이 사퇴했다. 어떻게 보나.

▲ 사필귀정이라고 생각된다. 정 회장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작년 경비원 폭행사건이다. 지금 검찰이 조사하고 있는, 치즈를 친인척 회사에서 비싸게 공급하는 문제가 있었다. 가맹점주들이 치즈 가격을 내려달라고 하면 원가로 제공한다고 했었던 것 같다. 이번에 문제가 터져서 그렇게 됐다기보다는 오랫동안 축적된 불만들이 터져서 사퇴했다고 본다. 가맹점주들이 여러 번 모여서 농성을 했다. 나도 몇 번 찾아간 적이 있다.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서울시가 중재해서 아름답게 마무리를 포장했다. 가맹본사가 가맹점주들의 어려움을 이해한다면서 같이 끌어안고 가는 게 중요한데, 그런 진실성이 많이 부족하지 않았나 한다. 합의를 위해 이면으로 다른 것들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빨리 상생하려는 마음이 있었다면 가맹점주들을 200일 동안 본사 앞에 방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 마음이 없었다고 본다. 사과하는 것은 하나의 제스처에 불과하지 않나 생각한다. 

- 미스터피자는 가맹점 형태의 피자 프랜차이즈에 염증을 느낀 한 가맹점주가 탈퇴 후 협동조합 형식의 피자연합을 시작하자, 인근에 직영매장을 오픈하고 가격인하 정책을 사용해 해당 점주가 자살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을 어떻게 보나.

▲ 자살한 분은 전임 미스터피자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이었다. 잘 알던 분이고 같이 활동했던 분이다. 미스터피자는 협의회가 만들어진지 만 3년이 조금 넘었다. 가맹점주협의회라는 이름으로 출범하고 두 번째 회장이었다. 1대 회장도 회사에서 소송을 걸고 가처분 신청을 하다가 지쳐서 그만뒀다. 2대 회장은 1대 회장이 갑자기 물러나서 갑자기 바톤을 받았다. 같이 활동하다가 심적인 압박을 많이 느껴서 차라리 마음 편하게 장사하자며 협동조합 형태로 국민 건강에 기여해보자고 피자연합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잘 된다고 들었다. 미스터피자 농성장에서도 두세 번 만나서 얘기하곤 했다. 

그런데 올해 초 북한산 등산을 갔다 왔더니 문자가 왔다. 그전에는 어렵다고 해서 가맹 상인들과 기자회견을 하자고 해서 얘기하고 있었다. 피자연합을 오픈해서 활발하게 하다가 옆에 미스터피자가 들어왔다. 이분이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 물류비용 등 압박도 받고 복합적인 상황으로 자살했다. 

가맹본부들이 가장 잘못한 것은 매장이 들어서면 그 옆에 바로 출점해서 고사시키는 전략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1개가 있으면 매장을 양쪽으로 붙여서 고사시키기도 했다. 이제는 이런 게 바뀌었으면 좋겠다. 멀리에서도 찾을 수 있는 제품으로 서비스 경쟁을 해야 한다. 

가맹사업본부에서는 보복 금지 조항을 해달라고 요구 중이다. 국회 법안소위에도 참석해서 미스터피자가맹점주협의회 2대 회장의 죽음을 계기로 해서 빨리 시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런 보복은 없어져야 한다고 본다. 이런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이런 문화를 바꾸는 적폐 청산이라고 본다.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을 상대로 한 '갑질 논란'에 휩싸인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이 지난 6일 구속돼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나와 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된 프랜차이즈 업계의 문제점은 미스터피자만이 아니다. 치킨업체 BBQ는 편법 증여 논란과 더불어 한 달 동안 2번이나 가격을 인상해 소비자와 양계협회에서 반발해 철회했다.
 
▲ 가격은 가맹본부가 마음대로 올린다고 해서 올라가는 게 아니다. 생산비용과 연동돼서 올라가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게 잘못돼서 가맹본부가 담합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치킨이 2000원대로 양계장에서 출하되면 1만 9000원대 판매비로 물류 마진을 챙긴다. 가격 결정구조를 시장에 맡겨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한 군데에서 가격을 올리면 다른 데에서도 가격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 

장사를 하는 사람들도 힘든 점들이 있다. 중간 물류마진을 너무 많이 가져가지 않나 보지만, 요새는 아르바이트 비용이 많이 올라가기 때문에 가격 인상 요인이 많다고 본다. 치킨은 대부분 배달이다. 과거에는 배달 알바를 고용해서 했는데 이제는 직접 고용한다. 사고에 대한 여러 가지 책임 문제도 많다. 가맹점주들은 치킨, 피자 등 배달 알바들이 겨울에 배달하다가 다리를 다치는 게 가장 어렵다고 한다. 요새는 배달대행업이 많이 생겼다. 이제 배달대행업체 퀵서비스 분들을 통해 한다. 그런 비용이 3000~4000원 정도씩이다. 그런 비용들도 포함되다보니까 가맹점주들이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줄고 있다. 가격을 몇 천원 올리다보면 이분들은 판매가가 같이 올라가지 않으니까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다. 가맹본부가 마음대로 가격을 올리고, 가맹점주는 저항에 부딪히는 방식으로는 상생이 안 된다. 같이 협의해서 도저히 이 구조로는 어렵다고 했을 때 가격을 올려야 한다. 
  
- 호식이두마리치킨의 최호식 사장은 성추행 사건이 발생해 가맹점 매출이 크게 줄었지만 가맹점주들이 피해를 보상받을 길이 없다고 한다. 이를 어떻게 보나.

▲ 요새는 그런 것을 오너 리스크라고 한다. 미스터피자 회장의 경비원 폭행사건 때 미스터피자 50군데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그 여파로 문을 닫았다. 전혀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다. 미스터피자가맹점주협의회에서 피해 보상을 요구하면서 200일 이상 농성을 했다. 소비자들은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의 성추행 사건 보도를 보면서 개인에 대한 비판도 하지만, 그 제품을 먹지 말아야지 하는 문화를 형성한다. 미스터피자 회장의 일탈을 보면서도 개인에 대한 비판도 하지만 가까이 있는 미스터피자에 주문하지 말아야지 생각하는 것이다. 가맹사업법에 가맹점주들이 잘못해서 피해가 발생하면 가맹본부가 그 피해를 구상할 수 있는 조항이 들어가 있다. 가맹점주들이 오너나 가맹본부의 잘못으로 피해를 입으면 구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게 전혀 없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서 법으로 시행령을 만들든지 해야 한다고 본다.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을 만나보면 너무 어렵다. 회장의 구속으로 매출에 계속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문제도 있다. 재판을 받으면 재판을 받고 있다고 계속 기사가 나온다. 가맹점주들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오너 리스크에 대한 피해 산정 룰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한 번이면 괜찮은데 두 번 연달아 이런 일들이 발생하다보니까 사회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은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의 회원사가 아니라서 직접 만나보지는 못하고 인터뷰 등을 보니까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과 비슷한 심정인 것 같다. 회장이 검찰 출두를 하면 그날 매출이 급감할 것이다. 사람들이 미운 것은 회장인데, 그 사람에게 계란을 던질 수도 없고 가까이 있는 가맹점에 주문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문제가 소비자 불만으로 번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오너 리스크를 일으킨 사람들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법으로 엄정한 잣대를 들이댔으면 좋겠다. 가능한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게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을 막는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건이 발생하면 학계라든지 법률 전문가들이 모여서 피해 보상 산정 등에 대해 논의한 후 지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조금 더 도덕적 기준에 엄격한 정도 경영 윤리에 가까이 가야 한다고 본다.

가맹본부도, 가맹점주들도 항상 하는 얘기가 상생해야 프랜차이즈가 유지된다는 것이다. 자동차 바퀴는 네 개가 똑같이 굴러가야 잘 간다. 하지만 한쪽 바퀴가 작아지면 자동차가 이상한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런 구조가 되고 있다. 

- 최근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다양한 불공정 행위와 본사의 강압적인 경영 미숙 등이 도마 위에 오르는 근본적인 원인이 뭐라고 보나.

▲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이 혼자만 살겠다는 생각이 강한 것 같다. 상생하겠다는 게 아니다. 가맹본부들이 오픈할 때부터 인테리어와 냉장고, 커피머신 등 설비를 갖출 때 시중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폭리를 취한다. 정당하게 로열티로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또 장사를 하다보면 필수물품이 가장 큰 문제가 된다. 공산품은 어디에서나 똑같이 살 수 있다. 똑같이 살 수 있는 것을 가맹점주들이 직접 사러 다니면 힘드니까 가맹본부에서 대량 구매를 해서 가맹점주들에게 공급한다면 최소한 시장 가격과 똑같이 공급해야 한다. 도매가와 소매가의 차이로 물류 마진 정도만 챙겨도 불만이 없다. 소매가보다 훨씬 높게 책정하는 것은 문제이다. 그것을 사용하지 않으면 내용증명을 보내고, 세 번째부터는 해지를 하겠다고 협박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까 문제가 발생한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가 같이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우리 브랜드가 살아날 수 있을까 지혜를 모아야 한다. 혼자만 살겠다고 하면 다 죽을 수도 있다. 그런 문제들이 없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 프랜차이즈 업계의 문제점으로는 특허를 받았다고 속여 식자재를 가맹점에 판매하거나 물품 강매, 필수물품 별도 구매시 매장 폐쇄, 광고비 가맹점주 전가 등이 있다. 실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인데 어떤 현실인가.
 
▲ 일반인 입장에서도 우리 집 앞의 슈퍼마켓 물건 가격이 싸면 할인점이나 재래시장을 찾아가지 않을 것이다. 우리도 똑같다. 가맹본부가 제공해주는 필수물품에 대해서 이전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과 함께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가 같이 회의를 했다. 가맹본부의 노하우나 특허가 들어가 있지 않으면 필수물품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가맹본부의 노하우라고 하면, 김밥집이라면 소스가 노하우가 된다. 바람에 말린 쌀 등을 필수물품으로 지정했다. 동일한 맛, 동일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수물품을 한다면 이해하겠다. 그 사람들만의 밥맛을 내기 위한 중요한 재료이기니까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날은 바람에 말린 쌀이 들어왔다가 어느 날은 다른 쌀이 들어온다면, 그것은 필수물품이 아닌 것 같다. 

공산품은 어디에서나 구매할 수 있다. 통조림도 어디에서나 구매할 수 있다. 반드시 이 맛을 내는 데 필요한, 우리가 직접 개발한 소스라고 하면 그것은 필수물품이 된다. 하지만 우리가 어디에 가서나 편하게 구할 수 있는 것이라면 필수물품이 되지 않는다. 또 가맹본부에서 제공하는 가격이 시중보다 싸면 배달까지 해주는데 시중에서 가서 구입하는 수고로운 일을 굳이 하겠나. 상생에 대한 기본적인 노력이 없다보니까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가맹본부들도 물류를 싸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시장의 가격 변동을 보면서 시장 가격보다 항상 낮게 제공해준다면, 가맹점주들은 가맹본부에 고마움을 느끼면서 항상 물품을 구입해서 사용할 것이다. 그런 형태가 돼야 한다. 

파리바게트는 빵을 가맹점주가 어떻게 할 수 없다. 배합비율은 가맹본부의 노하우가 들어있는 것이다. 파인애플 통조림 같은 경우 델몬트 통조림은 시중에서 구입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게 필요하다. 폭리를 취하겠다는 마음보다는 장사를 잘해서 가맹점들이 늘어나게 해야 한다. 가맹본부가 한 집에서 100원을 벌었는데 가맹점이 10개 늘어나면 1000원을 더 벌 수 있다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 사업 모델을 바꿔야 한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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