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세계 영화관 10%, ‘시네마 LED’ 스크린 점유 목표

차원천 롯데시네마 대표, 영화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이 13일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시네마 LED' 미디어행사 후 손을 잡고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일요경제 = 손정호 기자] 삼성전자는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시네마 LED’ 스크린을 공개했다. 오는 2020년까지 세계 영화관 10%에 ‘시네마 LED’ 스크린 적용을 목표로 기술 개발 등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13일 오전 서울시 잠실 롯데시네마 8층 ‘SUPER S’에서 미디어행사를 통해 ‘시네마 LED’를 공개했는데, 지난 3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극장 전용 LED(발광다이오드) 스크린이다. 

이 역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IT 기술의 확대로 볼 수 있는데, 영화 상영의 디지털화가 더 고도화될 전망이며 영사기가 필요 없어져 영화산업에 큰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는 당분간 롯데시네마와만 ‘시네마 LED’ 스크린 영화관 사업을 진행하지만, 오는 2020년 세계 상영관의 10%를 ‘시네마 LED’로 채우는 야심찬 목표를 내세웠다. 

김석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미디어행사에서 “미국과 중국, 유럽, 동남아시아 등에서 모두 ‘시네마 LED’ 스크린 상영관을 오픈하려고 협의 중”이라며 “아직 ‘시네마 LED’ 가격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전체 운영비를 기준으로 레이저 영사기보다 경쟁력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시네마 LED’ 스크린에는 지난 3월 9조3000억 원에 인수 완료한 미국의 전장기업 하만의 기술력이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하만의 지분 100%를 확보해 하만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데, 하만은 세계 1위의 전장기업이면서 오디오 분야에서도 뛰어난 기술력과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하만의 사운드 전문가 폴 피스(Paul Peace)와 댄 싼즈(Dan Saenz)가 삼성전자 ‘시네마 LED’가 설치된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 ‘SUPER S’ 상영관에서 사운드 튜닝 작업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LED 기술과 하만의 사우드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디지털 영화 상영의 시대를 연다는 포부로, 하만의 JBL 스피커가 새롭게 설치됐으며 하만의 사운드 전문가가 직접 튜닝 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시네마 LED’ 스크린을 적용한 롯데시네마의 ‘SUPER S’ 상영관 관람료는 일반 상영관보다 2000원 정도 비싼 수준으로, 기존 프로젝터 기반 영사기의 화면 밝기와 명암비 등을 극복한 초고화질과 하만의 사운드가 결합해 훨씬 높은 현장감을 선사했다.  

‘시네마 LED’는 LED 캐비닛 96개를 활용해 가로 10.3m, 영화에 최적화된 4K(4096x2160) 해상도로 지난 5월 디지털 시네마 표준 규격인 DCI(Digital Cinema Initiatives) 인증을 획득했다. 100% 이상의 색 표현력과 보안 기준을 인정받았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아울러 차세대 핵심 영상 기술인 HDR(High Dynamic Range)로 명암비가 대폭 향상된 생생한 화질의 HD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데, 기존 프로젝터 램프 대비 약 10배 이상 향상된 최대 146fL(foot-lambert‧영화업계서 쓰는 밝기 단위) 밝기로 밝은 상태에서도 영상을 상영할 수 있다. 

미국 폭스와 유니버셜스튜디오 등 메이저 영화업체와도 공동 연구를 진행했으며,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HDR 영화 콘텐츠 확대를 위해 할리우드 메이저 업체와의 협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롯데시네마 측은 이날 기존 일반 상영관에서 사용하는 영사기를 통한 영상을 먼저 보여줬다. 

이후 사회자의 소개와 함께 커다란 하얀 천을 내린 후 ‘시네마 LED’ 스크린을 통해 마이클 베이 감독의 신작 <트랜스포머 : 최후의 기사>와 작년 6월 개봉했던 팀 버튼 감독의 소설 기반 영화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일부를 ‘시네마 LED’ 스크린으로 샘플링 상영했다.

일반 상영 영상과 ‘시네마 LED’ 스크린 영상을 비교 체험한 결과, ‘시네마 LED’ 스크린의 영상은 수십 배 정도 선명한 색감과 입체감으로 영화 속 현실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생생한 체험을 가능하게 해 놀라움을 줬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은 “삼성의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로 영사기가 필요 없는 ‘시네마 LED’ 스크린을 상용화했다”며 “영화 역사에서 중요한 변화를 일으킨 현장의 중심에 있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차원천 롯데시네마 대표는 “‘SUPER S’는 영화 상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며 “앞으로도 삼성 등 적극적으로 협업해 높은 기술력을 영화산업에 접목시켜 더 나은 영화 관람 환경과 새롭고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 고객 만족을 실현하겠다”고 전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화를 다룬 영화 <변호인>을 연출해 유명해진 양우석 감독은 영화계를 대표해 이날 미디어 행사에 참석했다. 양 감독은 “2017년 7월 13일은 영화 역사에 분명히 기록될 것”이라며 “120여 년의 영화 역사에서 직접 광원을 적용한 시네마 스크린을 통해 영상을 보는 것은 혁신적 변화”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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