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유망산업을 찾아서] ‘미래 먹거리, 곤충산업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

[일요경제=심아란 기자] 7일 열린 ‘곤충산업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세 번째 토론자를 맡은 조상섭 양주시 농업기술센터 지도자는 곤충자원 소득화 모델 사례를 소개했다.

조 지도자는 양주시가 곤충자원 소득화 사업을 추진 배경에 대해 “곤충자원을 활용한 신 성장, 미래농업으로 도약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FAO에서 미래 식량자원으로 곤충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상기후 등으로 식량부족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FTA 등 시장개방으로 신 소득 작목 기대요구가 증가하고 있어 농업인, 귀농 귀촌, 청년창업 등 곤충산업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것.

이에 조 지도자는 곤충자원을 농업비즈니스로 연결해 곤충을 농업에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연구했다.

특히 조 지도자는 곤충자원의 가치사슬로 새로운 소득을 창출하는 것을 비전으로 내걸고 ▲현장실무 겸비한 인력양성과 협업화 ▲안전사육 인프라 조성 ▲생산판로 홍보마케팅 등을 목표로 설정했다.

그러면서 조 지도자는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3대 중점 실천 내용을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실무중심의 맞춤교육으로 인력을 양성하고 소비자 창출 마케팅을 통해 유통 판로를 확보해야 한다”면서 “안전한 사육을 위해 가공을 조성하는 등 기반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 지도자에 따르면 양주시는 이러한 비전을 갖고 소득화 모델을 마련해 성과를 이뤄냈다.

실제로 양주시는 '곤충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통해 제도적 발판을 마련한 다음 인력양성을 위해 ‘곤충산업연구회’ 육성 및 ‘곤충창업사관학교’ 등을 운영해왔다.

또한 ‘유용곤충사육 실용화’ ‘곤충농가 사육시설 개선’ ‘농촌 자원 복합자원복합화사업’ 등에서 국비를 지원받거나 도비를 부담해 기반도 충실히 다졌다.

이뿐만 아니라 페스티벌 및 박람회, 기획전 등을 통해 유통 판로를 모색하고 지역신문과 TV를 이용한 홍보도 빼놓지 않았다.

그 결과 양주시는 ‘지역특성화 학교와 함께하는 식용곤충요리대회’를 열거나 ‘식용곤충 가공단지화’ 등의 성과를 냈다는 게 조 지도자의 설명이다.

다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문제점도 존재했다.

조 지도자는 “곤충창업프로그램이 부족했고 산업화 생산 사육기반이 미흡했다”면서 “또한 곤충창업 정보 교류도 원활하지 못했고 유통 판로를 개척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조 지도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곤충창업사관학교를 ‘실무’ 중심으로 운영했고 사육기반의 규모를 확대했다. 이와 함께 연구회나 창업학교 선후배들이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가공장을 조성하거나 로컬 푸드매장 등을 이용해 유통 판로를 개척했다.

조 지도자는 “이제 곤충산업의 기반을 구축하고 도약기를 지나고 있으므로 앞으로 성장과 안정을 꾀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립할 수 있는 대량생산기반을 확대하고 공동체 소득 향상을 위한 상품 특화 및 차별화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방법으로는 ▲식용곤충 혐오감을 없애기 위한 시식 홍보 전시 ▲지속적인 고객 모니터링 관리 및 대내외 판로 구축 등을 제시했다.

■곤충식품 산업화 및 마케팅 전략

그 다음 토론자로 나온 정명수 한미양행 대표는 식용곤충이 적용될 수 있는 식품 분야를 소개했다.

한미양행은 2015년에 농림식품부 고부가가치 곤충식품 기술개발 사업을 계기로 식용곤충사업에 진입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곤충식품 전문 브랜드 이라바 및 라바프렌즈의 상표를 등록한 바 있다.

정 대표에 따르면 식용곤충 중 건조, 분쇄 등 최소 공정을 거친 단순가공물은 조리식품에 식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이에 대해 “단순가공물 및 식재료가 현재 주요 소비분야이지만 시장이 한정적”이라며 “올해 곤충의 식품원료 사용범위가 확대됐고 소비를 확대하기 위한 곤충가공식품의 활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가공식품으로는 일반식품에 첨가물 및 부재료로 사용되기도 하며 건강지향식품, 체중조절용 등 특수용도식품, 건강기능식품에 쓰이고 있다.

정 대표는 “관련 생산업계에서 식용곤충 가공식품 적용 확대를 위해 용도에 따른 적정규격의 식용곤충 원료품 개발이 요구된다”며 “이것이 곤충식품 저변확대의 필수 요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는 곤충식품으로서의 선행요건으로 ‘안전성’과 ‘안정성’을 꼽았다.

곤충은 고단백 식품이지만 단백질의 변질이 쉽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또한 고불포화지방산 식품이지만 역시 지방산의 산패가 쉽다.

이에 정 대표는 “축산물, 수산물 및 그 가공품은 현재 HACCP 적용이 필수이며 곤충식품도 이에 준하는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곤충식품과 관련해 별도의 관리 기준이 없으며 ‘식품의 기준 및 규격’ 중에서 ‘기타가공품’에 포함하여 최소한의 범위로 관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는 ‘식품의 기준 및 규격’ 중 ‘곤충가공식품’이 2018년부터 시행될 것이므로 대상 곤충의 가공공정에 따른 개별기준의 신설이 필요하다는 게 정 대표의 판단이다.

이어 “품질유지를 위한 가공방법, 포장 및 보관방법 등의 기술적 접근과 함께 적정 유통기한 설정을 위한 사전 검증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대표는 “현재 곤충식품에 대한 관리기준이 높지 않아 법적 기준에 부합하더라도 사회적 이슈가 발생하면 곤충식품 시장의 위축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한편 식용곤충은 기존에 ‘해충’ ‘혐오’ 등의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으므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이로움’을 강조해야 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특히 B2B(원료 공급 및 ODM, 위탁제조 시 원료 투입), B2C(일반 소비자에게 완제품 형태로 판매) 외에도 BWS(Business with Supplier)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대표는 “BWS는 제조사와 원료공급농가가 원하는 제품을 공동브랜드로 통합해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식이다”라며 “이는 생산비용의 부담을 덜어주고 판로 확보에도 도움되며 제품의 인지도 및 노출횟수 증가에도 긍정적이다”라고 주장했다.

■곤충산업 관련 현장 애로사항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백유현 한국곤충산업협회 회장은 농업인들이 곤충산업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대변해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백 회장에 따르면 사육농가는 곤충을 식품화하는 단계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다.

곤충을 건조할 때 필요한 건조기는 설치비용이 너무 비싸며 대량으로 저장할 만한 저온저장고도 현재로선 없다. 또한 농협에 사료유통을 할 때에도 원거리 구매에 따른 비용이 추가되는 것도 문제다.

특히 사육용품 농자재에 있어서도 지원이 전무한 상태라 부과세를 환급해주거나 다른 농자재와 동일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백 회장은 지적했다.

또한 백 회장은 "대중들이 곤충에 갖고 있는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홍보가 필요하며 식용곤충을 교과에 반영하는 등 교육부과 연계해 사업을 발굴하는 등 변화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무료행사를 통한 홍보 등의 사업을 민간에 맡길 게 아니라 행정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농가들은 경쟁력 저하로 존폐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백 회장은 "전문인력 지원 및 행정조직 일원화, 유통시설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토론이 끝나고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건축법상 곤충사육사 허가가 어려운 문제, 곤충산업육성법,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 축산법 등에 곤충이 포함되지 못하고 있는 한계 등에 대한 질의가 주를 이뤘다.

이에 토론자들과 의원들은 “곤충사업 농가에서 겪는 어려움을 인지하고 있고 공감한다”면서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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