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잇따라 접촉, 초선과 만찬…주변서 "사실상 출마 결심"
내일 입장발표 할듯…"반발 만만찮아" 당내갈등 증폭 우려도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31일 오후 국회에서 19대 대선 '제보조작'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일요경제]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사실상 8·27 전당대회 출마 결심을 굳힌 모습을 보이면서 당권 경쟁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2일 당 지도층부터 초재선 의원까지 광범위하게 접촉했으며, 당내에서는 전대 출마를 위한 명분을 쌓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로 그를 접촉한 인사들은 안 전 대표의 마음이 당권 도전에 기운 것으로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까지 결심하겠다고 주변에 밝힌 만큼 3일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당내 초선 의원 10여 명과 만찬을 한다. 안 전 대표가 출마를 공식화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의원들을 만나 결심을 굳히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안 전 대표는 전날 오찬을 박주선 비대위원장과 함께했으며, 저녁에는 김동철 원내대표와 만찬 회동을 했다.

'투 톱'을 연이어 만나 의견을 구한 셈이며, 이날은 박지원 전 대표와 만나기로 하고 일정을 조율하는 등 전방위적 의견 수렴을 하면서 결단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당의 한 관계자는 "출마를 하지 않는다면 굳이 이렇게 광폭 행보를 할 필요가 없지 않겠나"라며 "사실상 마지막 발표만 남은 셈"이라고 관측했다.

안 전 대표를 만난 의원 역시 "대화를 하면서 전대에 출마할 것 같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가 출마한다면 전대 구도는 전면 재편될 전망이다.

현재는 정동영 의원, 천정배 전 대표를 비롯해 출마를 고려 중인 김한길 전 대표, 문병호 전 최고위원, 이언주 의원 등 최대 5파전의 양상이다.

이 가운데 정 의원과 천 전 대표, 김 전 대표의 경우 안 전 대표가 출마하더라도 전대를 완주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문 전 최고위원이나 이 의원 등은 안 전 대표가 출마할 경우에는 당권 도전을 접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거론된다.

천 전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제가 어제 정식 출마선언을 한 마당에 다른 분의 출마 여부를 얘기하기는 적절치 않다"며 "안 전 대표의 결정이 나온 다음 제 견해를 말씀드리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판세 역시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전 대표가 얼마나 표를 흡수할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호남 민심이 어떻게 움직일지도 미지수"라며 "어떤 식으로든 지금의 경쟁구도는 완전히 뒤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안 전 대표를 겨냥한 '책임론'이나 '정계 은퇴론' 등이 여전해 전대 출마가 새로운 당내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안 전 대표의 출마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당의 혁신을 이끌기 위해서라도 안 전 대표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내에 국민이 원하는 변혁을 상징할 새 인물이 없다 보니 불가피하게 많은 고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당장 이날 안 전 대표와의 만찬 회동을 준비한 초선 의원들 다수가 "전대 출마를 말릴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모임에 나가는 한 의원은 "안 전 대표가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금은 자숙할 때가 아닌가"라며 "최선을 다해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 역시 전날 안 전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지금은 좀 국민에게 잊혔으면 좋겠고 호기심과 그리움의 대상이 돼 다음에 복귀하면 좋겠다"면서 사실상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 역시 출마에 부정적이다.

정당 관계자는 "일전에 이찬열 의원이 안 전 대표의 정계 은퇴론까지 거론한 일도 있었다"며 "이번 출마가 당내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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