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인터넷은행, 제2금융권과 고객군 겹쳐 제한적으로 피해 예상”

[일요경제=김민선 기자] 카카오뱅크가 지난달 말 공식 출범한 이래 지속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출범 일주일 만에 빠른 계좌 수 증가와 여·수신액 추이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 계좌는 출범 1주일 만인 지난 8월 3일 기준 152만개를 달성했고, 카카오톡 국내 월 사용자수 중 4%가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집계된다. 같은 기간 수신액은 6530억원, 여신액은 4970억원으로 예대율은 76%였다. 지난 4월 출범한 케이뱅크와 비슷한 추이다.

카카오뱅크는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 등 스마트기기 마켓에서 다운로드 기준 1위(8월 2일 기준)를 차지하기도 했다.

출처=하이투자증권

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흥행 주요인에 대해 낮은 수수료와 편의성, IP(지식재산권)파워와 재미를 꼽았다.

계좌개설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7분으로, 대출은 최대 1억 5000만원을 신속하게 집행할 수 있다. 예적금 금리가 2.00~2.20%로 시중은행 대비 높고, 해외송금수수료는 시중은행 대비 1/10 수준이다.

아울러 카카오뱅크는 카카오 캐릭터를 입힌 체크카드와 이모티콘을 제공하면서 친근한 이미지로 고객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유튜브를 활용해 상품 설명을 제공하고, 게임처럼 제테크를 즐길 수 있도록 UI를 선보였다.

카카오뱅크는 저축은행보다 금리가 10%p 낮은 대출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택시 운행 이력, G마켓, 옥션, 예스24 구매내역 등 주주사 빅데이터를 활용한 중금리 신용평가 모형을 개발한다는 것.

한편 카카오뱅크는 모기업인 카카오와의 시너지가 가시화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한 달 순수 서비스 이용자 4200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톡을 활용하여 고객들은 ‘내 손 안의 은행’을 체험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가 제공하는 콘텐츠 소비 촉진, 이커머스, 부동산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도 함께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로부터 브랜드사용료, IP수수료 등 수익을 수취할 수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어 매도금융자산평가손익이 발생할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BEP(손익분기점) 달성 가능 자산규모는 3조 5000억원, 증자규모는 3800억원으로 예상했다.

자산 순수익률 3.2%, 연간 일반 관리비 900억원을 가정할 경우 BEP 달성 가능한 자산규모는 3조 5000억원 정도다. 향후 비대면 풀뱅킹 시스템 구축비, 실명확인 업무 위탁 비용 등 1000억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이에 3800억원의 추가 증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선전에 전통은행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태세다.

전통 은행은 해외송금 수수료를 낮추거나 모바일 신요대출 한도를 늘리며 서비스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고 김 연구원은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은 소득 증명 없이 비대면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소액 모바일 대출 서비스 ‘KB리브 간편대출’ 상품을 출시했으며 다른 시중은행들도 모바일 직장인 대출 한도를 3000~5000만원에서 1억원 이상으로 상향했다.

김 연구원은 “인터넷은행이 가지는 근본적인 한계와 고객 특성,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인터넷은행이 전통 은행 서비스를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무리”라며 “제2금융권과 고객군이 겹쳐 다소 피해를 입을 수 있지만 영향력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어 “오히려 인터넷은행이 제도권 금융시스템과 이용자를 연결시켜주는 플랫폼 위치로서의 견고한 위치를 고수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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