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 중인 신형 탄도미사일의 발사 장면을이 지난달 29일 공개됐다.

[일요경제] 미국 정보당국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했다고 결론지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북한의 소형화 능력이 구체적으로 어느 수준인지 관심이 쏠린다.

워싱턴포스트는 8일(현지시간) 북한이 ICBM급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미국 정보당국이 지난달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소형화'가 상대적인 표현인 만큼 국제사회가 최근 주목해온 부분은 북한이 개발에 주력하는 미사일 체계, 특히 미국 본토와 같은 장거리 목표를 타격할 수 있는 ICBM 등 미사일 체계에 핵탄두를 탑재 가능한가의 문제였다.

기본적으로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늘리려면 핵탄두 무게를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핵탄두 무게를 500㎏ 수준으로 줄이는 소형화에 성공한다면 ICBM에 탑재 가능한 핵탄두 운반체계가 완성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과거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한 나라의 사례를 봐도 미국 110㎏, 러시아 255㎏, 영국 350㎏, 중국 600㎏, 인도 500㎏ 등이다.

따라서 미국 정보당국의 결론이 사실이라면, 북한은 최소한 핵탄두 중량을 500kg에 근접한 수준으로 줄였다는 의미가 된다.

앞서 북한은 1990년대 초반부터 이미 핵탄두 소형화 연구에 몰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지난 2013년 보고서에서 당시 북한이 1993년 처음 시험발사한 노동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그동안 스커드-B(사거리 300㎞) 미사일에 장착 가능한 탄두 중량 1t, 스커드-C(500Km)와 노동(1천300㎞) 미사일에 장착 가능한 700kg 수준으로 소형화 수준을 끌어올렸을 수 있다는 추정을 해 왔다.

우리 군 당국도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아직 500㎏ 수준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국방부가 지난달 5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보고자료에서 앞으로 예상되는 북한 동향과 관련, "폭발력이 증대된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와 핵투발 수단 능력을 시현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평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미국 정보당국이 북한이 소형화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향후 북한의 소형화 능력에 대한 다양한 각도의 분석이 추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핵탄두 소형화와 함께 ICBM 기술의 핵심 부분을 차지하는 대기권 재진입체 기술은 북한이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국정원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간담회에서 '화성-14' 시험발사와 관련해 "재진입이 됐는지 안됐는지는 모른다"며 "북한에서는 자기들은 (재진입을) 했다고 하는데 이를 증명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장철운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정확히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확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화성-14형'에 탑재하려면 500∼700Kg 수준으로 소형화해야 한다는 추정은 가능하다"며 "미국 국방 당국이 안보적 차원에서 최대한 보수적으로 판단했고, 그에 따라 향후 선제타격·예방공격 옵션을 더욱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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