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미건설 “대기업처럼 다른 업종 계열사의 일감몰아주기 아닌 같은 사업영역에서 이뤄진 것”

우미 린(Lynn) 스테이(STAY) 조감도

[일요경제=김민선 기자] 우미건설이 지난 2015년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하며 탄탄한 중견건설사로 도약한 가운데 이러한 성장 배경에 오너일가의 일감 몰아주기와 편법증여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공정거래법상 자산 규모 5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에만 가해졌던 불공정행위 규제가 문재인 정부 들어 중견기업까지 확대되는 모양새여서, 우미건설 또한 ‘재벌 저승사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감시망에 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미그룹은 지주회사격인 우심산업개발을 중심으로 서령개발, 우미건설, 우미산업개발 등 40여개의 계열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우미건설은 1991년 2월 군인 출신 이광래 회장이 설립한 건설사다. 우미건설은 그룹 내에서 유일하게 시행과 시공을 함께 전개하는 법인으로 전남 지역을 반판으로 성장해왔다. 간판 계열사로는 ‘우미Lynn(린)’ 브랜드가 잘 알려져 있으며 임대 아파트 시공과 택지기구 아파트 분양을 도맡으면서 시공능력평가 36위까지 올라섰다.

우미건설은 창립 후 27년 간 서서히 몸집을 불려왔다. 우미건설 설립 시기인 1991년 매출액은 290억원에 불과했으나 2002년 매출은 1500억원으로 훌쩍 뛰었고, 2015년 3700억원대, 지난해 4300억원대까지 성장했다.

우미건설의 지분은 이광래 회장의 장남 이석준 우미건설 사장이 9.17%, 차남 이석일 씨 4.17%, 장녀 이혜영 우미건설 상품개발실장 4% 등 오너일가가 직접 소유했다. 이외 서령개발이 72.67%, 이광래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금파재단이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보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지주회사격인 우심산업개발과 그 종속회사들의 매출액이다. 우심산업개발이 40여개 계열사를 통해 거둔 지난해 총 매출액을 보면 1조 6318억원이었다. 이는 전년 총 매출 1조원에 비해 60% 가량 증가한 수치다.

우미그룹은 복잡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이광래 회장의 세 자녀가 지주사격인 우심산업개발 지분의 대부분을 소유하면서 하위 계열사들까지 지배할 수 있도록 했다.

우심산업개발의 최대 주주는 이석준 사장으로 5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석일 씨는 24%, 이혜영 실장은 18%를 보유하는 등 이 회장의 세 자녀가 97%에 달하는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금파재단 3%, 이석준 사장·이석일 씨의 개인회사인 선우이엔씨가 0.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오너 일가의 대거 보유한 지분관계를 기반으로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율도 주목됐다.

우심산업개발은 지난해 매출액 2013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70%에 달하는 1418억원을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계열사 및 특수관계자로 이름을 올린 곳은 명신종합건설, 서령개발, 심우건설, 우미동탄제이차피에프브이, 우미산업개발, 청진건설, 한빛건설 등이다.

또한 2015년 매출액 1109억원이 공사수익 799억원과 분양수익 309억원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중 계열사 간 공사수익으로만 756억원을 벌어들여 전체 매출의 68%, 공사수익의 94%를 각각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미건설도 다르지 않았다. 우미건설은 지난해 매출액 4372억원 가운데 38% 수준인 1666억원을 특수관계자들로부터 얻었다. 특수관계자와의 주요거래내역을 보면 우심산업개발, 서령개발 지배기업과 우선건설, 명선종합건설, 심우건설 등 종속기업은 물론 기타 특수관계자로 이름을 올린 건설사 9곳도 눈에 띈다.

2015년에도 우미건설은 매출액 3757억원 중 43%인 1616억원을 내부거래를 통해 달성했다.

한편 우미건설은 계열사 간 내부거래 외에도 편법지원 의혹까지 불거져 나오고 있다.

그룹 계열사들의 설립 및 매각, 분할, 합병 관계를 따져보면 그 최상위에는 오너일가가 대주주로 있었다.

그룹 계열사 심우종합건설은 6년 사이 대주주가 4차례 변경됐다. 심우종합건설 설립 당시인 2006년 5월엔 우미산업개발이 지분 100%를 보유했다 6개월 뒤 대주주가 경영컨설팅업체 심명산업개발로 변경됐다.

이후 2010년 12월에는 서령개발에 합병되면서 심명산업개발은 사라졌다. 이때 서령개발은 심우종합건설과 선우종합건설, 산해건설 등 3개 자회사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해당 지분은 2012년 9월 우미토건에 모두 전량 매각했다.

우미토건이 보유 하던 심우종합건설 등 3개 회사 지분은 같은해 12월 서령개발이 지분 100%를 보유한 우미토건의 인적분할 회사 광성개발로 다시 넘어간다. 그러나 이 같은 지분 주고받기에도 대주주 자리에 이석준 사장이 올라서 있는 것엔 변함이 없었다.

이에 우미건설 관계자는 <일요경제>와의 통화에서 “(우미건설이) 시행과 시공을 같이 하는데, 일반 대기업처럼 업종이 다 다르면서 서로 일감 몰아주는 구조가 아니라 똑같은 주택사업 하는 계열사들이 하나의 사업을 하는 거다”며 “우미 건설도 주택 위주고 다른 것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중견 건설사들의 사업 구조를 이해해야 된다”며 “중견건설사들이 주택사업 위주로 사업을 펼쳐오고 있는데, 주택사업하는 데 있어서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땅을 수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땅이 한계가 있고 추천받는 확률을 높이는데 몇 개 법인이 (참여하고) 있다”며 “협력업체를 써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저희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중견 건설사들의 일반적인 사업형태고, 계열사 간에 사업영역이 달라 밀어주기가 아니라 시행시공을 같이하는 것”이며 “LH에서 하는 땅을 얻기 위한 법인이 있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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