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경제=심아란 기자] 대구지방경찰청은 최근 대구은행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투서를 받고 내사에 착수한 가운데 앞서 지난해 12월 금융당국이 해당 건으로 대구은행을 조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순께 특수은행국이 대구은행에 정기 경영실태평가를 실시했다. 이는 통상 2∼3년 주기로 해왔다.

당시 대구은행이 ‘상품권깡’으로 비자금을 조성한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금감원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관련 내용을 직접 조사한 것이다.

그러나 금감원은 대구은행의 상품권 구매는 경영상 필요했던 것으로 확인했으며 구매 절차에서 흠을 잡아내지 못했다.

특히 금감원은 수사권이 없으므로 대구은행이 구매한 상품권의 사용처 등 추가 조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검사를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대구지방경찰청이 대구은행 비자금 조성 의혹을 내사 중이며 제보된 투서 등을 바탕으로 관련 내용을 입증할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이 지난 18일 언론보도에 따라 알려지면서 박인규 대구은행장 겸 DGB금융지주 회장 사퇴설이 불거졌다. 이와 관련해 21일 박 행장이 처음으로 말문을 열었다.

이날 박 행장은 을지연습이 진행된 대구은행 제2본점 강당을 찾아 직원들에게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달라"고 언급한 사실이 <연합뉴스>에 의해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박 행장은 경찰이 대구은행 비자금 조성 의혹을 내사하는 것과 관련해 "(내가) 잘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박 행장이 은행장직을 유지한 채 경찰 내사 상황 등에 대처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하면서 박 행장이 사의 가능성을 일축했다고 판단했다.

한편 박 행장은 2014년 3월 대구은행장 겸 DGB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한 뒤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선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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