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직원 70%는 휴직, 최저 급여의 70% 임금 지출 등 고정비용 발생

[일요경제=김민선 기자] 사드 배치를 위한 용지를 제공한 롯데가 지난해부터 중국 당국의 세무조사·영업정지 등 무차별적 보복 조치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중국 롯데마트 매각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중국 현지 투자은행(IB) 등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최근 중국 내 매장 처분을 매각 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해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까지 롯데는 중국 롯데마트 매각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혀왔으나 최근 중국 당국이 6개월 이상 강제로 영업정지를 매긴 데 이어 재개가 불투명해 결국 매각을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내 롯데마트 매각 범위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부진 매장에 대한 우선 부분 매각 혹은 전 매장 매각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기 롯데쇼핑 해외마트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6.5% 감소한 9750억원으로 영업 적자는 830억원이다. 2분기에만 55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는데, 인도네시아, 베트남 지역 합산 영업수익이 소폭 흑자인 점을 감안하면 중국에서만 55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중국에서만 2000억원대 영업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 중국 내 점포 112개 중 87곳은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74곳은 중국당국에 의한 영업정지, 13개점은 임시휴업 상태다. 나머지 점포도 중국 내 반한감정 여파로 영업을 포기한 상태로 매출 없이 임금 등 고정비만 지속적으로 지출하고 있다.

중국 롯데마트의 총 직원 수는 상반기 말 기준 1만여명으로 이중 7000명이 휴직 중이며, 휴직자에게는 최저 급여의 70~80%가 지급되고 있다.

롯데쇼핑 측이 중국 사드 보복 조치로 롯데마트 영업 중지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영업중지 해소 시점도 불확실하다. 이에 증권업계는 더 큰 영업손실 떠안기 전에 빠른 매각만이 추가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한·중 관계 개선으로 중국 내 롯데마트 사업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있었으나 최근 북한 미사일 도발로 인한 우리 정부의 사드 잔여 발사대 배치로 인해 기대감은 수포로 돌아갔다.

한편 중국 당국은 지난해 11월 29일 중국 내 모든 롯데 계열사 사업장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각종 소방 점검 등을 이유로 롯데마트 매장을 영업중지 시켰다.

지난해 12월부터는 롯데월드 선양(瀋陽)의 건설 공사도 막혔다. 롯데월드 선양은 부지 16만㎡, 건축면적 150만㎡ 규모의 실내 테마파크로, 지난 2008년부터 3조 원을 들여 추진해온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의 일부였으나 사드 문제가 불거지면서 중국 당국의 소방 점검 등을 이유로 공사가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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