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킴벌리 “주관은 한국여성재단, 유한킴벌리는 후원만 한 것”

한국여성재단 주관 유한킴벌리 후원으로 ‘유한킴벌리 시민단체(NGO) 여성활동가 리더십 교육과정’에서 2014년 여성환경연대 소속 사무처장이 교육과정 수료 후 장학증서를 수여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출처-한국여성재단 지원사업 블로그>

 

[일요경제=김민선 기자] 최근 유해물질 생리대 사태의 발단이 된 실험을 진행한 시민단체 여성환경연대와 유한킴벌리와의 유착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들이 나타나 파장이 일고 있다.

여성환경연대의 운영위원에 유한킴벌리 김혜숙 상무이사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근엔 여성환경연대를 이끄는 사무처장이 2014년 유한킴벌리의 장학생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안 사무처장은 2014년 한국여성재단과 유한킴벌리가 이화여대에서 개최한 NGO리더십 교육과정에 참여했다.

여성환경연대는 생리대 전성분 표기 모니터링과 깨끗한나라가 판매하는 생리대 '릴리안'의 부작용 사례를 일반인들로부터 제보 받는 등 대대적인 생리대 조사를 진행해왔다. 

이안 처장이 속해 있는 여성환경연대는 지난 3월 강원대학교 연구팀(연구책임 김만구 환경융합학부 교수)에 국내 상위 10종 생리대 제품을 대상으로 ‘생리대 방출물질 검출 시험’을 의뢰했고, 시험을 담당했던 김만구 교수는 지난 8월 깨끗한나라가 생산하는 생리대 ‘릴리안’에서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이 가장 많이 검출됐다고 시인해 큰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김 교수팀이 유해물질 검출 실험 결과를 발표하자 깨끗한나라의 '릴리안' 생리대가 주 논란거리로 불거져 나온 것을 두고, 여성환경연대와 유한킴벌리의 유착 의혹이 제기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업체명과 제품명의 공개로 사회적 파장이 크다”며 “혼란을 해소하고 소비자가 안심하고 생리대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전수조사를 결정했다”고 말한 바 있다. 

15일 본지 취재 결과, 한국여성재단 지원사업 블로그에는 이안소영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이 이화여대 리더십개발원과 유한킴벌리, 한국여성재단이 공동 주관한 2014년 상반기 ‘이화-유한킴벌리NGO여성활동가리더십교육과정’의 장학생으로 활동했다는 기사가 게재돼 있었다.

해당 교육과정은 2014년 5월 21일부터 총 7주간 진행된 것으로 개강 전 진행된 장학증서 전달식에서 이안 사무처장은 “현장에서 근무한지는 오래되었으나 한 번도 외부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며 “내 삶의 희망과 내가 그리던 비전을 만들어 가는걸까? 라는 의문이 들었는데 이 교육을 통해 활동의 새로운 비전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에 대해 유한킴벌리는 NGO 여성리더십 프로그램과 유한킴벌리는 후원관계였다며 선을 그었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일요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해당 프로그램은 (한국)여성재단이 주관을 하고 대학과 유한킴벌리는 후원을 하는 측면에서였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유해물질 생리대 실험 결과 발표 당시 9개 제품의 이름은 감춰진 채 유독 '릴리안'만 공개돼 여성환경연대 실험의 공정성에 어긋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생리대 점유율 1위 업체 유한킴벌리가 3위 업체인 깨끗한나라를 견제하기 위해 여성환경연대로 하여금 논란을 일으킨 것 아니냐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성환경연대가) 국가적으로 여성들에게 혼란을 준 실험의 공정성을 침묵하여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의문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여성환경연대가 유독 '릴리안'만 내세워 관련 활동을 진행,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는 것을 두고 유한킴벌리의 생리대 가격 꼼수 인상을 숨기기 위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유착 의혹에 대한 또 다른 정황들도 발견됐다.

여성환경연대는 5월 21일 생리대 전성분 표기 촉구를 위한 서명 게시물에서도 유한킴벌리의 생리대로 추정되는 제품을 ‘잘한 예’로 선보이기도 했다. 5일 후 전성분 표기 모니터링 결과 발표에서 유한킴벌리를 ‘비교적 우수한 기업’으로 선정했으며 대조적으로 깨끗한나라는 ‘많은 개선이 필요한 기업’으로 분류했다.

출처=여성환경연대

깨끗한나라는 유한킴벌리에 버금갈 정도로 실제품에 전성분을 표기하고 있는 기업임에도 여성환경연대의 기습적인 조사 기간 동안 공식사이트에 표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많은 개선이 필요한 기업이 됐다.

논란이 되자 여성환경연대는 “조사 당시에 따르면 릴리안의 제조사인 깨끗한나라는 공식사이트 원료표기가 이루어지지 않아 많은 개선이 필요한 기업으로 분류하였지만, 이후 공식사이트에 전성분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식약처가 여성환경연대-강원대 강만구 교수팀의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 실험이 과학적이지 못한 점을 인지하고, 국내 유통 중인 생리대에 대한 휘발성유기화합물 검출 전수조사를 진행하면서 실험 결과는 연말 경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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