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지급여력(RBC) 비율 161%로 중소형 보험사 하위권

[일요경제=김민선 기자]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금융 계열사인 롯데손해보험은 매각설에 휘말렸다. 롯데손보는 구조조정 끝에 손익이 가까스로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지급여력(RBC)은 보험업계 하위권이다.

내달 1일 롯데그룹이 롯데쇼핑 중심의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 유통 공룡으로 불리는 롯데가 본격적으로 유통을 중심으로 지배구조로 단순화하겠다는 전략에서다. 이에 공정거래법 상 산업자본 지주사가 금융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게 한 ‘금산분리’ 제도로 인해 롯데그룹은 금융계열사들을 2년 안에 정리해야 한다. 금융 관련 계열사에는 롯데손해보험,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롯데멤버스 등이 포함된다.

이때 롯데손보는 중소형 보험사 중 RBC 비율이 하위권에 속해 자본확충 필요성이 제기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매각설까지 오르내리고 있다. RBC 비율은 보험금 지급을 위한 자본여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RBC 비율이 낮으면 영업력 저하를 불러 올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롯데손보 RBC 비율은 161.3%로 금융당국의 권고수준인 150%를 겨우 넘겼다. 통상적으로 RBC 비율은 200%를 넘어야 안정권으로 평가된다. 롯데손보보다 RBC 비율이 더 낮은 곳은 KDB생명 정도다. 롯데손보 RBC비율은 2015년 150.1%, 2014년 144.4% 수준으로 금감원 권고 수준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있다.

반면 롯데손보와 함께 지급여력 하위 중소형 보험사로 분류된 한화손해보험이 최근 이사회를 통해 215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RBC 비율을 200%대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MG손해보험과 KDB생명도 유상증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지급여력이 낮지 않고 (RBC 비율) 150%이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이다”며 롯데손보는 유상증자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롯데손보가 자본력을 확충시키는 데는 최대주주인 호텔롯데가 지분을 매입하거나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직접 현금을 투입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롯데그룹 '형제의 난'은 현재 진행중이다. 롯데손보에 자금을 투입하기보단 롯데지주나 일본롯데홀딩스에 지분율을 높일 수 있는데, 이는 신 회장의 의중에 달려있다.

2008년 롯데그룹은 금융분야 강화를 위해 대한화재보험의 지분 57%를 3700억원에 매입·인수한 후 롯데손해보험으로 사명을 바꿨다. 그러나 삼성화재, 동부화재 등 상위 손보사들에 밀려 악전고투의 시기를 보냈다. 

롯데손보의 경영실적을 보면 2010년 –91억원, 2011년 128억원, 2012년 –149억원, 2013년 –1억원 등으로 손해를 보다가 이후 플러스로 돌아섰다. 2014년 25억원, 2015년 29억원, 2016년 291억원, 올해 상반기 42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그사이 롯데손보는 자본건정성 악화로 2012년과 2015년 각각 900억원대, 1500억원대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6월 말 기준 롯데손보의 지분비율은 최대주주인 호텔롯데가 23.68%, 대홍기획 16.22%, 롯데역사 7.10%, 부산롯데호텔 5.47%, 신동빈 1.35% 등이다. 호텔롯데는 지주사 체제에서 벗어나 있어 금융계열사를 거느릴 수 있다. 

그럼에도 롯데손보가 다른 보험사에 비해 지급여력이 낮고, 과거 손익 부진 등으로 매각설에 휘말리고 있는 것. 최근 신한금융지주가 롯데손해보험을 인수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으나 조병용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이를 전면 부인한 바 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롯데가 지주회사로 전환되면서 금산분리 원칙을 받지만 저희는 (최대주주가 호텔롯데로) 지주회사 체제 안에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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