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 609.36%인데 임원 연봉은 인상…사측 "일 하고 있다…2020년 개장될 것"

강원도 춘천시 상·하중도 일원(1,068천㎡)에 조성될 레고랜드 테마파크 조감도. <사진제공-엘엘개발 공식 홈페이지>

[일요경제=심아란 기자] 춘천 레고랜드 코리아 테마파크는 계획대로라면 2019년 상반기에 개장돼야 한다. 그러나 시행사인 엘엘개발(LLD)은 사업을 시작한 지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착공도 못하고 있다. 강원도민의 혈세가 투입된 사업인 만큼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강원도는 2012년부터 춘천시 중도 일원에 106만8000㎡ 규모로 레고랜드 테마파크를 조성하고 주변 부지에는 워터파크, 호텔, 아울렛 등을 개발하는 복합 관광개발 사업을 추진했다. 

이에 같은 해 8월 강원도와 6개 기관은 레고랜드 테마파크 건설을 위해 엘엘개발을 특수목적법인으로 설립했으며, 이를 지난해 1월 출자기관으로 지정했다. 도는 엘엘개발 전체지분의 44.01%를 보유하고 있다.

레고랜드 사업에는 테마파크에만 3300억원, 기반시설에 1711억원으로 총 5011억원의 사업비가 필요하다. 

강원도는 국유지가 97% 이상인 중도 땅(감정가 3200억원)을 팔고 약 2000억원을 대출받아 건설할 예정이었다.

이에 도는 엘엘개발에 2050억원을 지급보증했고 엘엘개발은 올해 7월 말 기준 1020억원의 차입금을 당겨썼다. 

이에 따른 이자 및 수수료가 6~8%로 엘엘개발은 금융비용만 214억 가까이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연간 약 40억원 정도로 하루에 이자만 1200만원 가량 사용한 셈이다. 

엘엘개발은 현재 자체 수입이 없으며 테마파크 착공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2015년 기준 자산은 912억5700만원이며 부채는 783억9200만원으로 부채비율이 609.36%에 이른다. 경영 실적 역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엘엘개발은 연간 운영비 18억원 중 9억5000만원을 임직원 14명의 인건비로 사용하고 있으며 업무 차량도 5대를 임차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4월 부임한 대표 연봉을 7월 1억원에서 1억3000만원으로 인상했다. 여기에 매달 활동비 300만원을 신설했으며, 업무추진비는 별도로 사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엘엘개발 관계자는 "아무 일도 안하는 게 아니라 (테마파크 착공을 위해) 일을 하고 있다"며 "(인건비는)직원들의 개인정보 사항이라 말할 수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레고랜드 테마파크 개장 시기와 관련해서는 "(당초 계획대로) 2019년 상반기는 일정상 어려울 것 같다"며 "2020년 상반기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18일 오전 비리 사건에 휘말렸던 엘엘개발 관계자의 항소심 첫 공판이 진행됐다.

앞서 지난 8월 9일 엘엘개발 전 총괄개발대표인 민모(61)씨는 이욱재 전 춘천 부시장에게 뇌물공여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1심에서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또한 민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민씨로부터 현금 1천만원이 든 명품 가방을 뇌물로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전 춘천 부시장은 1심에서 모든 공소사실이 무죄로 인정됐다.

1심 선고 직후 검찰과 민씨 등은 항소를 제기했고, 이는 서울고법 제6형사부에 배당됐다. 이에 따라 항소심 첫 공판은 18일 서울고법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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