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로드 노조 1개월 넘게 국회 앞에서 농성 중

[일요경제=심아란 기자] 태광그룹의 계열사인 티브로드는 노조탄압과 갑질 논란으로 국정감사에서 뭇매를 맞았다. 또한 태광그룹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문제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

19일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티브로드는 협력사 일감몰아주기, 사내 갑질 문화, 부당노동행위 등이 만연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티브로드는 703억원의 순익을 기록했지만 정규직 직원에게 희망퇴직을 강권하고 있으며 외주노동자들은 국회 앞에서 37일째 농성 중"이라고 지적했다.

티브로드 노동자들은 20일 기준 38일째 국회 앞 노숙농성을 이어 가고 있다. 노동자들은 사측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중단하고,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제공-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티브로드지부>

앞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티브로드 관계자가 “분노를 참지 말고 협력사 사장들한테 다 표출하고, 정당하게 갑질하라”고 말한 녹취록이 공개된 바 있다.

이 의원은 이를 두고 “갑질을 권장하는 사내문화가 잘못된 기업문화를 만들었다"고 질타했다.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강신웅 티브로드 대표는 "실적 부진에 따른 발언으로 무척 문제가 많이 있고 상식적이지 못한 발언이다. 상처를 입은 의원에게도 사과한다"면서 "당사자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 감봉 6개월의 징계절차를 마무리했다"고 해명했다.

이건용 희망연대노조 티브로드 지부장도 증인으로 참석해 "직원들 뺨을 때리고 방망이로 치는 건 몇 년 전부터 계속 일어나는 일"이라고 티브로드의 만행을 실토했다.

그러면서 "직원 2명이 얼마 전에 자살을 했는데 회사에서는 ‘가정불화’라고 핑계를 댄다"며 "사실 이들이 한국전력을 대상으로 대외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자 회사는 알아서 해결하라고 압박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지부장은 “직원들이 죽어나가고 협력사를 쥐어짜는 등 태광 티브로드가 이런 회사다”라고 폭로했다.

또한 이 의원은 "태광그룹은 공정위 조사대상의 1순위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사회공헌사업 예산을 활용해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직원들에게는 태광그룹 계열사의 김치, 와인, 상품권 등을 구입하도록 하고 흥국화재 자동차 보험상품 가입을 요구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강신웅 대표는 "돌아가서 확인해보겠다"고만 답했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태광그룹의 일감몰아주기에 대해서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면서 "공정거래법으로 규제할 수 있는지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고 증언하신 노조위원장님의 절절한 마음을 담아서 점검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태광그룹은 9월 공정위가 발표한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포함돼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이다. 공시대상 기업집단 57곳 중에서 태광그룹은 44순위로 9월 1일 기준 자산총액은 7조3920억원이며 26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에 속한 회사는 총수일가가 지분 30% 이상(비상장사 20%)을 가진 계열사와 내부거래액이 연간 200억원 이상이거나 연 매출의 12% 이상일 때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게 된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