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공장 자산 양수 계약 대상에서 제조 설비는 빠져

[일요경제=김민선 기자] 가습기살균제 파동으로 불매운동, 제품 단종 등 악화일로를 걷던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가 최근 ‘옥시크린’, ‘물 먹는 하마’ 제품에 대한 생산을 전면 중단, 생산공장마저 폐쇄하고 팔아치운 것으로 알려졌다. 

옥시크린은 표백제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옥시의 대표 제품이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90%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말 60%대, 올 상반기 27%로 꺾이면서 입지가 급속도로 좁아졌다. 

옥시, 사세 기울자 공장 팔아치워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옥시는 물 먹는 하마와 옥시크린을 생산하던 전북 익산2공단 공장을 폐쇄하면서 이들 제품에 대한 생산마저 중단했다.

앞서 옥시는 국내 유일 직영공장인 전북 익산2공단 공장에서 제조하던 ‘쉐리’, ‘파워크린’ 등 제품을 생산 중단 및 단종한 바 있다. 옥시는 지난 2월 내부적으로 구조조정까지 진행했지만 어려움이 해소되지 않아 지난달 말 공장을 폐쇄했고, 생산을 연명하던 물 먹는 하마와 옥시크린까지 생산을 중단하게 된 것이다.

이에 옥시크린과 물 먹는 하마의 단종 가능성 및 브랜드 소유 이전 문제까지 함께 불거지고 있다. 

옥시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브랜드 단종 계획이 없다”며 “익산밖에 공장이 없었기 때문에 재고사항을 고려해 앞으로 어디서 생산할지 전 브랜드 대상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 중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과 비슷한 코패킹(Co-packing) 방식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옥시 관계자는 “코패킹 방식은 OEM 보다는 본사가 직접 관여하는 부분 많다”며 “이와 함께 수입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옥시의 생활용품 제품 전반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치면서 옥시가 생활용품 사업까지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저희는 비즈니스를 철수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옥시제품, 누가 만드나

한편 LG생활건강이 익산공장 인수대상자 결정되면서 앞으로는 LG생건이 물 먹는 하마, 옥시크린을 생산해 옥시에 납품하는 OEM 사업자로 나설지 주목되고 있다. 기존에 표백제 제품을 생산하고 있던 LG생건이 물 먹는 하마, 옥시크린 등 옥시 브랜드 제품 생산을 이어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옥시 측도 익산공장을 코패킹 대상에서 제외하진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나 익산공장 인수 시 LG생건은 옥시와 제조 설비에 대해선 양수 대상으로 거론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LG생건은 익산공장에서 아직 어떤 제품을 생산할 지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전했다.

LG생건 관계자는 “익산공장 인수가 자산양수 계약으로 진행되는데, 건물·토지·포장 설비에 대해서만 계약이 됐다”며 “제조 설비에 대해선 자산양수 계약을 맺지 않았다”고 밝혔다.  

자산양수 계약 시 제조 설비를 제외한 것에 대해선 “양수 인수 절차가 완료되면 어떻게 효율적인 운영을 할지 판단할 것이라며 언급을 자제했다.

LG생건, 독점규제법 피하려…자회사 개입 의혹

한편 LG생건이 음료 위주 기업인 자회사 해태htb를 통해 인수하자 일각에선 공정거래위원회의 독점규제법을 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정위는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3개 이하 사업자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75%일 경우 시장지배적사업자의 기업 결합을 제한할 수 있다.

이에 LG생건 측은 LG생건이 직접 익산공장을 인수하든, 해태htb를 통해 인수하든 독점규제법에 저촉되는 사항은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해태htb가 더이상 음료에 국한하지 않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생건 관계자는 “해태htb는 음료 부문 외도도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 있다. 기존 해태가 음료에 제한적 것이란 인식에 사명을 바꾼 것”이라며 “자회사(해태htb)가 인수를 하든 모회사(LG생건)가 인수를 하든 똑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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