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경제=심아란 기자]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고 5%대까지 치솟다가 4%대로 내려왔다. 정부 경고에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낮췄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므로 향후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NH농협)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주보다 최고 0.423%포인트 내려갔다.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은 고정금리 5년 이후 변동금리를 적용하는 상품으로, 신한은행만 5년 단위로 고정금리를 재산정한다.

이 가운데 KEB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가이드 금리는 일주일 전 연 3.922∼5.142%를 기록해 5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5%였다. 그러나 13일 기준 연 3.719∼4.719%가 적용된다.

대출금리는 5년물 금융채 금리 하락과 가산금리 인하의 영향을 받아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5년물 금융채 금리를 기반으로 가산금리를 더해 주간 또는 일간 단위로 산정되기 때문이다.

이에 기준금리는 2.622%에서 2.599%로 0.023%포인트 내렸고, 가산금리는 0.18∼0.40%포인트 낮춰졌다.

또한 최근 가산금리 상승세에 제동을 거는 정부 정책의 발맞춰 KEB하나은행이 가산금리를 낮춘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24일 정부는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금융권이 과도하게 가산금리를 올리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세춘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시중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들과 만나 합리적 이유 없이 가산금리를 인상하면 사회적 비난을 받을 수 있다며 대출 금리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KB국민은행도 지난주 코픽스 기준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1.59%에서 1.49%로 0.1%포인트 내렸다.

반면 다른 은행 대출금리는 0.01%포인트 하락하거나 변동이 없었다. 신한은행 주택담보대출 가이드 금리는 3.65∼4.76%로 일주일 전보다 0.01%포인트씩 낮아졌고, 우리은행도 3.60∼4.60%로 역시 0.01%포인트씩 떨어졌다. NH농협은행도 3.73∼4.87%로 0.01%포인트씩 내려갔다.

KB국민은행이 13일부터 적용하는 주택담보대출 가이드 금리는 3.67∼4.87%로 일주일 전과 같다.

금융권에서는 당분간 주택담보대출 금리 변동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고 미국 역시 연내 추가 금리 상승을 예고하고 있어, 향후 대출금리는 통화정책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번 주 발표되는 코픽스 금리는 지난 1개월간 금리 상승이 반영되므로 다소 올라갈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코픽스를 기준으로 삼는 대출 상품들의 금리도 일제히 상승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