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세탁기 120만대 초과에 50% 관세 부과 결정

내년 1월부터는 미국으로 수출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 물량이 120만대를 초과할 경우 50%의 고율 관세가 부과될 전망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내년초부터 120만대를 초과하는 한국산 세탁기에 대해 50%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권고키로 해 미국 세탁기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200만대의 세탁기를 미국 시장에 판매한 삼성전자와 LG전자 수출이 타격을 입게될 전망이다. 다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한국에서 생산한 세탁기는 세이프가드에서 제외됐다.

ITC는 21일(미국 현지시각) 미국으로 수입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 가운데 120만대 초과 물량에 대해 50%의 고관세를 적용하는 권고안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두 회사의 모든 세탁기에 50%의 고관세를 적용해야 한다던 월풀의 요청에 비해 낮은 수위의 권고지만 그럼에도 한국 기업들에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ITC는 완제품에 두 가지, 부품에 한 가지 권고안을 내놓았다. 완제품 권고안이 두 가지인 것은 120만대 미만의 세탁기 물량에 대해 하나는 무관세 적용을, 또 다른 하나는 20% 관세를 적용하는 방안이다. 부품의 경우 내년엔 5만대 이하의 부품에 대해선 무관세를, 그 이상의 경우엔 20%의 고관세를 물리는 권고안이 4명 ITC위원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미 ITC가 권고안을 발표하자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ITC가 월풀의 터무니없는 관세 부과 요구를 적절하게도 기각했다”며 “우리는 여전히 어떤 구제조치도 필요치 않다고 믿는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LG전자도 “세이프가드 발효로 인한 최종적인 피해는 미국 유통업계와 소비자가 입게 돼 ITC 권고안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지난해 미국에 수출한 대형 가정용 세탁기는 10억 달러(약 1조1,400억원) 규모로 대형 세탁기 기준 현지 시장 점유율은 월풀이 38%, 삼성전자 16%, LG전자 13%다.

다만 양사 모두 현지 공장의 가동을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1월부터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세탁기 생산을 시작하는 삼성전자는 올해 연말까지 생산직 근로자 150여명을 충원할 예정이다.

LG전자도 현재 건설 중인 미국 테네시주 세탁기 공장의 가동 시점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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