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향남공장 생산시설 1개동 증설 과정 불법리베이트로 비자금 조성 의혹
하청업체 "금품ㆍ향응 강요 당했다" vs 회사 측 "사실무근" 일축

명문제약 화성향남공장 내용고형제 cGMP 신공장 조감도
명문제약 화성향남공장 내용고형제 cGMP 신공장 조감도

'키미테' 멀미약으로 유명한 명문제약의 배철한 대표이사가 임원 시절에 하청업체에게 금품과 향응 등 불법 리베이트를 강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명문제약은 지난 6월 경기도 화성시 향남 제약공단에 있는 생산시설 옆에 300억 규모의 내용고형제 cGMP 생산시설 신축공사에 들어갔는데, 이 중 공장 건립자금의 2/3인 약 224억원을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했다.
 
당시 우리사주조합은 449만주 중 89만8000주를 우선배정받았고, 유상증자 규모액 중 상당수는 사원들이 회사 발전을 위해 십시일반 사재를 털어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생산공장 신축 과정에서 당시 개발본부장이던 배 대표가 하청업체들에게 부당한 요구를 해왔다는 주장을 28일 연합뉴스TV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하청업체들은 배 대표가 발주 대금의 1% 내외 돈을 리베이트로 요구하고, 발주 금액보다 많은 금액을 허위로 계약한 후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 중 한 관계자는 보도에서 “줬지. 크게 한장 줬지”, “결재 좀 빨리 해달라고 몇 개 갖다 줬습니다. 아휴…”, “어느 정도 그런 걸 수용하지 않으면 저희들은 일을 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해 리베이트 지급 사실을 강력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명문제약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회사 관계자는 “제기된 주장이 사실이 아니다”라며 “현재 해당 매체와 법적인 대응을 고려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배 대표는 지난 10월 27일 명문제약의 임시주주총회에서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된 인사다. 함께 공동대표인 박춘식 대표는 작년 10월 24일 이사회 결의로 오너인 우석민 부회장과 공동대표로 취임했고, 배 대표는 올해 우 부회장이 물러남에 따라 후임으로 발탁됐다. 지난 1일 공동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회사는 공시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배 대표는 사실 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하청업체 한 관계자는 "밥줄이 걸린 문제를 허위사실로 유포할 이유가 없다"며 "배 대표는 스스로가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바지 사장'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려고 한다"고 날을 세웠다. 

피해를 주장하는 하청업자 일부는 배 대표가 사퇴하지 않으면 관련 자료를 검찰에 제출하겠다고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 대표는 2001년 명문제약 인수 때부터 17년간 재직 중이며, 생산본부, 개발본부, 경영지원본부 등을 거치며 부사장 겸 경영지원본부장에서 공동대표이사 자리까지 올랐다.

한편 명문제약은 1983년에 설립된 중견 제약사다. 멀미 치료제로 ‘키미테’와 담즙성 소화불량 치료제 ‘씨앤유캡슐’, 근골격계질환 치료제 ‘에페신정’ 등의 제품을 판매하는 제약사로 유명하다.

올해 착공한 화성향남공장 부지내 생산시설 1개동 증설이 내년 중 완료될 것으로 보여 cGMP(미국식품의약국이 인정하는 강화된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수준)의 생산시설을 위시로 경쟁력 강화가 기대되면서 주가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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