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새째 '팔자' 외국인, 6000억원 가량 순매도…2년 3개월 만에 최대치
美 증시 IT·반도체 종목 하락에 영향

3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45% 떨어진 2,476.37로 장을 마감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3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45% 떨어진 2,476.37로 장을 마감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일요경제=심아란 기자] 코스피는 30일 외국인의 매도 공세와 대형 정보기술(IT)주의 동반 하락으로 40포인트 가까이 추락했다. 이날 미국 증시에서 차익 시현 매물이 나오면서 IT·반도체 종목이 하락한 것이 지수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6.53포인트(1.45%) 하락한 2,476.37로 마쳤다. 지난 8월 11일 북핵 위기로 39.76포인트(1.69%) 하락한 이후 최대 낙폭을 나타내며 2,470대로 주저앉았다.

코스피가 2,48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10월 19일(2,473.06) 이후 처음이다. 전날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에 소폭 하락한 지수는 이날도 10.68포인트(0.43%) 떨어진 2,502.22로 출발해 하락 흐름을 지속했다.

시가총액 대장주 삼성전자[005930]와 2위 SK하이닉스 등 정보기술(IT)주가 나란히 4∼6%씩 떨어져 지수를 끌어내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연 1.50%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하면서 한때 낙폭이 줄었으나 오후 들어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지면서 지수는 더 후퇴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엿새째 '팔자'에 나서 올해 가장 최대 규모인 592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는 2015년 8월 24일 '중국발 쇼크'로 외국인이 7239억원어치를 매도한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대 기록이다.

기관은 3543억원어치를, 개인은 2020억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으나 지수 하락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국 뉴욕증시는 경제 성장 기대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0.44%)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0.04%)와 나스닥 지수(-1.27%)가 하락해 혼조세를 보였다.

특히 애플과 아마존 등 정보기술(IT) 대형주와 반도체 관련주가 차익 시현 매물로 일제히 내렸다.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는 미국 기술주 하락 여파로 약세 흐름을 보였다"며 "국내 IT·반도체주에서 차익 시현성 경계 매물이 나왔고 금리 인상 결정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그간 미국 증시를 이끌던 대형 기술주와 반도체 관련주, 카드 업종이 하락했다"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장중 5% 넘게 내렸다"며 "이 영향으로 한국 증시도 조정을 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삼성전자(-4.30%)와 SK하이닉스[000660](-6.55%) 외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6.04%), NAVER[035420](-1.48%), LG화학[051910](-1.18%), 삼성물산[028260](-1.12%) 등의 하락폭이 컸다.

반면 SK텔레콤[017670](3.91%), 현대모비스[012330](3.80%), 현대차[005380](2.49%), POSCO[005490](1.82%), KB금융[105560](1.18%) 등은 강세를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량은 3억3374만주, 거래대금은 9조1285억원이었다. 코스피 종목 중 504개가 하락 마감했고 296개가 상승했다. 73개 종목은 보합세였고 상·하한가 마감 종목은 없었다.

한편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0.30포인트(1.32%) 내린 771.42로 마쳤다. 전날 외국인 '매수' 전환에 힘입어 반등한 지수는 1.88포인트(0.24%) 내린 779.84로 개장해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코스닥 주요 종목 중에서 시총 대장주 셀트리온(-2.44%)과 2위주 셀트리온헬스케어(-0.57%)가 나란히 내렸다. 또한 바이로메드[084990](-4.48%), CJ E&M(-4.44%), 코미팜[041960](-3.72%), 펄어비스[263750](-3.56%), 로엔[016170](-2.35%) 등도 2% 이상 하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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