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어음 사업 한국투자증권만 단독 인가…국내 초대형 IB 사업 속도 더뎌질 듯

미래에셋대우는 15일 금융당국에 신청한 발행어음 사업 인가심사가 보류됐다고 공시했다.

심사보류가 된 이유는 내부거래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때문으로 미래엣셋대우는 현재 자료제출을 준비 중이다.

삼성증권에 이어 금융당국으로부터 미래에셋대우마저 발행어음 사업인가 심사가 보류되면서 초대형 투자은행(IB) 사업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게 됐다.

발행어음은 증권사들이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어음을 발행해 일종의 수신 기능을 하도록 하는 것이며, 기업금융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필수조건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는 그만큼 건전성을 인정받아야만 하는 조건이 따른다.

미래에셋그룹의 일감몰아주기 등 내부거래 의혹을 받는 계열사는 미래에셋컨설팅이다.

지난 7월 블루마운틴 컨트리클럽(CC)의 운영권을 미래에셋컨설팅의 자회사인 와이케이디벨롭먼트에 양도한 것을 두고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일가에 일감을 몰아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어왔다.

미래에셋컨설팅에서 박 회장과 가족이 차지하는 지분이 90%를 넘기 때문에 미래에셋이 소유한 블루마운틴CC와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의 운영을 통해 얻는 이익의 대부분을 박 회장 일가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실제로 미래에셋이 골프장과 호텔 운영을 맡는 동안 미래에셋컨설팅의 내부거래는 2013년 13억원이던 규모가 지난해 132억원까지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매출 규모와 비교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그룹 지배구조 문제도 함께 불거질 수 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컨설팅과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자산운용 지분을 보유하면서 복잡하게 얽힌 연결고리를 통해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생명 등 주력 계열사까지 지배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7월 금융당국에 신청한 발행어음 사업 인가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서면 자료 요청 등 조사 진행으로 인가심사가 보류될 것임을 금융당국으로부터 통보받았다"며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며 사업인가와 관련해 추가진행사항이 있으면 다시 알리겠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3일 삼성증권 등 자기자본 4조원 기준을 넘긴 증권사 5곳을 초대형 IB로 지정했으나 핵심 업무인 발행어음은 한국투자증권만 단독 인가받았다.  

삼성증권과 KB증권에 이어 이번 미래에셋대우가 발행어음 사업 인가심사가 보류되면서 국내 초대형 IB 사업은 당분간 제 속도를 내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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