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경찰청이 비자금 조성‧횡령 의혹을 받는 박인규 대구은행장에 업무상 횡령‧배임‧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대구은행 과장급 이상 간부 17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박 행장은 취임 직후인 2014년 4월부터 지난 8월까지 함께 입건된 간부들과 법인카드로 32억7000만원 상당 상품권을 구매한 뒤 판매소에서 수수료(5%)를 공제하고 현금화해 비자금 30억여 원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은행장은 상품권을 현금으로 만들어 쓴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개인적으로 쓰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은행 임직원‧고객에게 준 경조사비, 부서 방문 격려금, 고객 선물비용 등 공적업무에 사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찰은 “그에 대한 근거가 없다”며 “제출한 자료도 A4용지 1장에 경·조사비나 격려금 등을 매달 평균 얼마씩 썼다고 정리한 것이 전부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박 은행장은 상품권을 현금화하는 과정에서 거짓 견적서를 작성한 것이 드러나면서 사문서 위조·행사 혐의도 추가됐다.

앞서 경찰은 은행 고위 관계자가 매월 수천만 원씩 비자금을 조성해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관련 투서가 들어오자 내사에 착수했다.

이어 지난 9월 5일 북구 칠성동 대구은행 제2 본점 등 12곳에 수사관 50여 명을 보내 압수 수색했다. 박 행장 등 사무실과 자택까지 수색 대상에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