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OEM방식으로 생산만 "
GS리테일, '위안부 콘돔' '모리나가 치즈스틱 아이스크림' 등 전례 있어

GS리테일이 日전범기업 상품을 잇따라 론칭해 국민적 반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사진은모리나가 '밀크카라멜 우유'와 카라멜 제품 등
GS리테일이 日전범기업 상품을 잇따라 론칭해 국민적 반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사진은모리나가 '밀크카라멜 우유'와 카라멜 제품 등

물량 밀어내기로 대리점 '갑질'의 대명사로 일컫는 남양유업에서 일본 전범기업인 모리나가제과의 '밀크카라멜 우유'를 생산하고 있어 또다시 국민적 뭇매를 맞고 있다. 

남양유업의 이미지는 이미 바닥에 떨어질대로 떨어졌지만 사실 이 제품을 남양유업에 OEM(생산자 주문)방식으로 생산을 맡긴 업체는 바로 GS리테일이다.

남양유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집중되자 남양 측 관계자는 "남양유업은 OEM방식으로 제조만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GS리테일이 일본 모리나가제과 상품을 론칭해 생산라인을 갖춘 남양유업에 제조를 맡기고 자사 유통망인 편의점 GS25에서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모리나가제과가 일본 전범기업이라는 데 있다. 

1899년 창립된 모리나가제과는 제2차 세계대전 중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에게 전투식량을 생산해 제공하면서 커 온 기업이다. 지난 2012년 국무총리실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조사한 299개 전범기업 목록에 등재됐다.

또 이 회사는 극우성향으로 분류되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부인인 아키오 여사의 외가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아키에 여사의 부친 마쓰자치 아키오씨는 모리나가제과 사장을 거쳐 고문역을 맡고 있다.

GS리테일은 2014년에도 편의점 GS25를 통해 '모리나가 치즈스틱 아이스크림' '모리나가 밀크카라멜 아이스크림' 등을 판매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위안부 콘돔’으로 알려진 일본 오카모토 사의 콘돔
‘위안부 콘돔’으로 알려진 일본 오카모토 사의 콘돔

그런가 하면 현재 국내 빅3 편의점(GS25, CU, 세븐일레븐)에서 판매되는 콘돔 중 일본 오카모토 콘돔이 판매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오카모토 역시 대표적인 전범기업이다. 오카모토는 지난 2006년 한일협정 책임기업 피해자선정위원회와 강제동원 진상규명시민연대가 ‘전범 기업’으로 규정한 기업이다.

당초 편의점에서 판매된 콘돔 1위는 듀렉스였지만, 옥시 사태로 편의점에서 자취를 감추면서 오카모토의 판매량이 급증해 현재 오카모토는 판매율 1위다.

그런데 GS 측은 오카모토 콘돔이 GS25에서 판매 순위가 3위라고 애써 합리화하고 있다.

그러나 편의점 3사의 공개 자료에 따르면, 오카모토의 점유율은 34.2%다. 동아제약(아우성, 20.5%), 메디바이스코리아(플레이보이, 8.5%), 컨비니언스(바른생각, 3.3%) 등 경쟁 업체들의 점유율을 모두 합친 것보다 높은 수치를 차지하고 있다.

오카모토 콘돔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삿쿠’라 불리는 군납 콘돔을 제조해 위안부에게 독점 공급하면서 급성장했고, 1844년에는 조선 경성에 생산 공장을 만들어 일본군 위안소에 공급하기도 했다.

일제시대에 우리나라 여성들의 몸을 성노예화 하는데 큰 역할을 한 기업이다. '위안부 콘돔'이라 불리는 이 오카모토 사의 콘돔을 들여와 돈벌이 수단으로만 이용하는 국내 기업이 부끄러울 뿐이다. 

역사의식이나 국민적 정서는 쓰레기인 양 뒷전이다.

그나마 이같은 국민적 정서를 반영해 CJ그룹의 올리브영에서는 지난해 오카모토사의 콘돔 판매를 중단했다.

하지만 GS그룹은 CJ와는 전혀 다른 행보를 걷고 있어 국민들의 반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같은 GS에 대해 누리꾼들의 반응은 냉담하기 그지없다. “이러니 일본이 한국을 우습게 보는 것 아니냐” “전범기업 제품이 판매율 1위라는 것이 부끄럽다” “당장 시장에서 퇴출해야 한다” 며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 일본에서조차 오카모토를 규탄하는 집회가 종종 열리곤 하는데, 정작 일제시대 전범국 전범기업의 피해자인 우리나라에서는 굴지의 대기업인 GS가 이들의 물건을 팔아서 이윤을 올리기 급급한 모습이다. 

여기에 GS는 이번에 모리나가제과 제품인 '밀크카라멜 우유' 레시피를 그대로 들여와 생산, 또다시 GS25에서 판매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GS25 관계자는 "변명같지만, 현재 기획단계부터 모든 걸 담당했던 MD(상품기획 담당자)가 귀가 아파 병가 중이라 확인이 안되고 있다"는 궁색한 말만 되풀이했다.

차라리 GS는 일본 전범기업 상품을 론칭할 경황에 자사 제품에 대한 연구 개발에 힘을 기울여 일본 기업과 경쟁해 나가야 하는 편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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