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제약, 배 대표 선임 2개월만에 단독 대표 체제 전환

명문제약 화성향남공장 내용고형제 cGMP 신공장 조감도
명문제약 화성향남공장 내용고형제 cGMP 신공장 조감도

갑질 논란에 휩싸였던 배철한(65) 명문제약 대표이사가 끝내 사임했다. 배 대표는 지난해 11월 대표이사로 선임됐지만 2개월 만에 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키미테' 멀미약으로 유명한 명문제약은 배 대표가 임원 시절에 하청업체에게 금품과 향응 등 불법 리베이트를 강요했다는 주장이 최근 지속적으로 제기된 바 있다.

명문제약은 박춘식-배철한 공동 대표이사 체제에서 박춘식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됐다고 지난 2일 공시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최근 납품업체에 대한 ‘갑질’ 논란에 따른 책임성 인사라는 관측이 나온다. 

배 대표가 지난해 11월 임원 시절 불법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하청업체를 쥐어짰다는 의혹이 어느 정도 확인된 것이 아니냐는 얘기다.

명문제약은 지난 6월 경기도 화성시 향남 제약공단에 있는 생산시설 옆에 300억 규모의 내용고형제 cGMP 생산시설 신축공사에 들어갔는데, 이 중 공장 건립자금의 2/3인 약 224억원을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했다.

당시 우리사주조합은 449만주 중 89만8000주를 우선배정받았고, 유상증자 규모액 중 상당수는 사원들이 회사 발전을 위해 십시일반 사재를 털어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생산공장 신축 과정에서 당시 개발본부장이던 배 대표가 하청업체들에게 발주 대금의 1% 내외를 현금으로 요구하거나 발주 금액보다 많은 금액으로 허위계약서를 작성한 후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내용이다.

이 같은 의혹에도 불구하고 명문제약은 배 대표 선임을 강행했고, 의혹 제기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하며, “허위보도한 해당 매체와 법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다.

배 대표는 2001년 명문제약 인수 때부터 17년간 재직 중이며, 생산본부, 개발본부, 경영지원본부 등을 거치며 부사장 겸 경영지원본부장에서 공동대표이사 자리까지 올랐다.

박춘식(55) 명문제약 단독 대표이사
박춘식(55) 명문제약 단독 대표이사

그러나 명문제약은 결국 대표 선임 후 두달여 만에 박춘식 대표 단독 체제로 선회했다.

한편 단독 대표이사를 맡게 된 박 대표는 명문제약 대표이사 사장으로 영업 총괄 본부장을 맡고 있다. 대구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남대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명문제약은 1983년에 설립된 중견 제약사로 멀미 치료제 ‘키미테’와 담즙성 소화불량 치료제 ‘씨앤유캡슐’, 근골격계질환 치료제 ‘에페신정’ 등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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