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이사회 승인 없이 계열사에 일감 몰아준 롯데손보 지적
전속 보험설계사 조직 13개월 유지 60% 불과, 관리 강화 필요

최근 롯데손해보험(대표이사 김현수)이 이사회 승인 없이 호텔롯데 등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롯데손보에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경영유의사항 10건, 개선사항 15건을 통보했다. 

금감원 손해보험국의 검사 결과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검사대상 기간 중 주요 주주인 호텔롯데, 대홍기획과 콘도미니엄 입회계약, 광고 대행계약을 체결하면서 이사회의 승인을 받지 않았다. 

상법 제398조에서 회사의 주요 주주가 자기 또는 제3자의 계산으로 회사와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이사회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롯데손보는 윤리규범 준수를 기업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다. 이사회는 김 대표를 포함한 2인의 사내이사와 3인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롯데손보의 최대주주는 주식 3180만3128주(23.68%)를 보유한 호텔롯데이며, 대홍기획도 주식 2177만6155주(16.22%)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이달 초 롯데지주가 순환출자 해소에 나서면서 대홍기획은 보유 지분 전량을 부산롯데호텔에 넘겼다. 

금감원 관계자는 “앞으로 주요 주주 등과의 거래 시 미리 이사회의 승인을 받는 등 거래 내용과 절차에 대한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또 롯데손보에 장기보험 재보험 리스크 관리 강화와 장기보험 손해율에 대한 분석 및 관리 강화 등을 요구했다. 

자동차보험 계약 인수 기준 운영이 불합리하고 계약관리 업무가 미흡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어 롯데손보의 13회차 유지율이 60% 수준에 불과한 전속 보험설계사 조직에 대한 관리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13회차 유지율은 보험계약이 최초 체결 후 13개월째까지, 즉 1년 이상 유지된 비율로, 롯데손보 전속 설계사의 13회차 유지율은 60% 내외로 자산 규모가 비슷한 다른 회사에 비해 10%포인트 가까이 낮다. 

이같은 전속 설계사 유지율은 롯데손보 내 다른 모집 조직의 유지율과 비교해도 저조한 수준이다. 

더구나 전속 설계사의 신규 영업실적과 정착률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이에 따른 실적 악화도 좀처럼 개선의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롯데손보는 모집수수료 환수 규정, 월 말일 불량 설계사에 대한 청약금지 등 통상적인 방안만 마련하고 있을 뿐, 유지율에 대한 상세한 분석을 실시하지 않고 별도의 제고 방안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 

금감원 측은 “전속 설계사의 유지율이 저조한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유지율 제고를 위한 관리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며 “판매채널 운영전략의 적정성에 대한 검토를 통해 전통조직 판매 강화 등 관리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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