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냉각탑 충전재 교체하던 중 질소에 질식”…4년 전 비슷한 사고

포항제철소 산소공장 (사진=포스코)

지난 25일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냉각탑 충전재 교체작업을 하던 외주업체 근로자 4명이 가스에 질식해 숨졌다.

이날 오후 4시께 경북 포항시 남구 괴동동 포항제철소 안 산소를 공급하는 공장에서 외주업체 소속 근로자 이모(47)씨 등 4명이 질소가스에 질식해 포항 시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모두 사망했다.

근로자들은 이날 크레인을 이용해야만 출입이 가능한 5층 25m 높이의 산소공장 냉각탑에서 충전재를 교체하는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제철소 측은 이들이 이날 오전 9시부터 충전재 교체작업을 한 뒤 오후 3시부터 30분간 쉰 후 다시 작업하다 새어 나온 질소를 들이마셔 질식한 것으로 파악했다.

사망 원인으로 추정되는 질소는 무취‧무색‧무미인 데다가 상온에서 기체 상태를 유지해 유출됐는지 자각하기 어렵고, 질소 가스 때문에 산소가 일정량 이하로 줄어들면 질식에 이르게 된다.

현재 경찰‧소방당국은 제철소 관계자를 상대로 사고 경위와 안전관리 문제점 등을 조사하고 있으며, 오전 중 국립과학수사연구원‧가스안전공사 등과 함께 현장을 감식할 방침이다.

또 유족 중 일부가 “작업 현장에 가스가 새고 있었지만 경보음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말이 있다”며 안전관리 부실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냉각탑에 가스 유입이 실수로 발생했는지 기계결함 때문인지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아울러 포스코와 외주업체인 T사 관계자를 대상으로 안전 규정을 지켰는지, 문제점이 있었는지 등을 추가로 살펴볼 예정이다.

경찰은 유족과 상의해 숨진 4명을 부검해 사인을 밝히기로 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사망 원인‧가스 유입 경로 등에 확인한 내용이 없고 앞으로 수사해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포스코는 사과문을 내고 대책반 운영에 들어갔다.

포스코는 사과문에서 “이번 포항제철소 산소공장 정비과정에서 외주사 직원들의 고귀한 목숨이 희생된 데 대해 참담하고 안타까운 심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책임감을 갖고 고인들과 유가족분들께 회사가 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후속 수습에 정성을 다해 지원하겠다”면서 “관계기관의 조사에도 성실히 임해 사고 원인을 밝히는데 적극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포항제철소는 2013년 12월에는 파이넥스 3공장 주변 플랜트산소설비 현장에서 콜드박스를 점검하던 외주업체 직원 2명이 질식해 숨진 바 있다.

콜드박스는 공기 중에 있는 산소‧질소‧아르곤 등을 분리해 인근 파이넥스 공장 등으로 공급하는 장치로, 가스에 질식해 외주업체 직원이 숨졌다는 점이 이번 사고와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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