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일가 지분 80%, 매출의 80% 그룹에 의존…특히 GS칼텍스에 의존도 높아
공정위 “GS아이티엠 등 일감 몰아주기서 제외된 대기업 SI계열사 조사할 것”

GS그룹 내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오너일가의 사익편취 역할을 해온 것으로 유명한 GS아이티엠를 향해 당국이 칼을 겨눌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GS아이티엠은 GS그룹의 정보시스템관리(SI) 업체로, 그룹 총수일가 17명이 지분 80%를 나눠 보유하고 있고, 매출의 80%를 계열사에 의존하고 있는 등 전형적인 일감 몰아주기 사례로 지적받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감 몰아주기 규제 주무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도 이 같은 대기업의 SI 계열사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행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은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으로 총수일가 지분이 상장사 30%, 비상장사 20% 이상인 계열사의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 또는 연 국내 매출의 12% 이상인 경우이다. GS그룹은 지난해 5월 기준 자산총액이 62조원으로 재계 7위다. 

GS아이티엠은 그룹 계열사 가운데 GS칼텍스로부터 가장 많은 혜택을 받아왔다. 

지난 2006년 설립된 GS아이티엠은 2010년까지 5년간 전체 매출의 70%에 달하는 2200억원 이상을 GS칼텍스에 의존했다.

또한 2016년까지 설립 이후 총 11년간 4400억여원(전체 매출의 30%) 규모의 매출을 GS칼텍스를 통해 올렸다. 그야말로 막강한 '뒷배'가 아닐 수 없다.

GS아이티엠은 허만정 GS그룹 창업주의 증손주(4세) 17명이 80.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경영과 지배구조 면에서 살피면 허 창업주의 장남인 고(故) 허정구 삼양통상 명예회장 아들과 손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허 명예회장의 손자들은 GS그룹의 주요 사업부문인 에너지 전문 지주회사 GS에너지와 최대 계열사인 GS칼텍스에 재직하며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 때문에 GS아이티엠의 GS칼텍스 매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보인다. 

▶ 총수일가에겐 '효자'...배당률도 최고

허 명예회장 일가는 삼양통상 일가로 불리는데, 그의 아들은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과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이 있다. 이 가운데 허광수 회장은 보유 지분은 없지만 GS아이티엠 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허광수 회장의 아들 허서홍 GS에너지 상무는 GS아이티엠의 최대 주주인데 지분 22,7%를 보유하고 있고, 허서홍 상무는 GS아이티엠 사내이사를 겸임하다 2017년 7월 사임했다. 

허남각 회장의 아들 허준홍 GS칼텍스 전무는 GS아이티엠 지분 7.10%를 보유한 네번째 주주이고, 허동수 회장의 아들인 허세홍 GS칼텍스 사내이사 겸 GS글로벌 사장도 5.37%를 갖고 있다.

GS아이티엠 2대 주주는 GS그룹의 방계그룹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의 미성년자 아들인 허선홍 씨로 12.7%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GS그룹의 방계그룹인 승산그룹 설립자 고 허완구 회장의 아들 허용수 GS EPS 부사장의 두 미성년자 아들인 허석홍 군과 허정홍 군도 각각 6.67%, 6.4%를 보유했다. 

GS아이티엠은 설립 후 2008년부터 매해 배당을 실시해 왔는데, 회사 재무제표가 공개된 2016년까지 9년간 배당금 총액은 175억원을 넘고 있어 GS그룹 총수일가 주주들에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면서 곳간을 채워주고 있다. 

주당 배당률과 배당성도 매우 높은데, 회사 주식가치는 액면가 5000원으로 주당 배당률은 최저 40%에서 최대 80%에 달했다. 이 회사 주주는 매해 보유지분 1주당 2000원에서 4000원까지 배당을 받는 셈이다. 

회사 초기 자본금은 30억원이었는데 주주들은 2008년과 2009년 배당금 27억원을 수령하면서 투자금 전액을 거의 회수했다. 

배당금 총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배당성향도 평균 35%에 육박해 2017년 코스피 상장사들의 평균 배당성향 24%대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공정위는 그동안 보안과 효율을 이유로 ​SI 업종을 내부거래 규제 대상에서 제외해왔지만, 지난해 일정한 보안 장치를 사전에 마련해 정보 보안을 유지할 수 있는 경우 예외 사유로 인정되지 않는 점을 명시했다. 

따라서 공정위는 기존 보안성을 이유로 GS아이티엠 등 일감 몰아주기에서 제외됐던 SI기업을 조사할 수 있다고 밝힌 상태다.

GS아이티엠에 대한 그룹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지적은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거론된 바 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감에 출석한 김병열 GS칼텍스 사장에게 “GS그룹은 허씨 일가 일감 몰아주기 왕국이라는 보도가 나온다”면서 “GS아이티엠의 내부거래를 통해 총수 일가가 ‘땅 짚고 헤엄치는 격’으로 손쉽게 돈을 벌어들여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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