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준 회장 자녀들, 지난달부터 주가 떨어지자 ‘장내매수’ 나서
동시에 장내매수는 처음…‘경영권 승계 위한 지분 확보’ 의혹

서울시 강남구 오뚜기센터
서울시 강남구 오뚜기센터

중견기업 오뚜기그룹의 오너 3세들이 계열사의 주가 하락세에 동시에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함영준(56) 오뚜기 회장의 두 자녀가 지난달부터 (주)오뚜기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자 동시에 장내매수에 나서면서 추후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분 확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함 회장의 아들 윤식(27)씨와 딸 연지(26)씨는 지난달 초부터 오뚜기 주식을 장내매수하고 있다. 

오뚜기 주가가 올해 초에는 80만원대를 기록했는데 지난달 14일 68만원선까지 내려가자 두 사람은 각각 5767주, 3079주를 추가로 취득했다. 이는 지난 9일 종가(73만5000원) 기준 각각 42억원, 23억원 규모이다.

이번 매입으로 윤식씨는 오뚜기 지분율이 7만5897주, 연지씨는 4만2875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의 주식 보유액도 각각 557억원, 315억원 가량으로 증가했다.

두 남매가 동시에 시장에서 오뚜기 주식을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두 사람이 지난달부터 오뚜기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자 3세 경영권 승계 등을 위해서 미리 저가매수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대주주 자녀가 주식을 물려받을 때 내야하는 상속‧증여세율(최대 50%)을 고려한다면 주가가 하락세를 보일 때 주식을 사들이는 게 최적의 절세 전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식 씨는 지난 2004년에도 주가가 급락했을 때 오뚜기 주식을 매입한 바 있다.

현재 오뚜기그룹의 차기 후계자로는 함 회장이 그랬던 것처럼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장남 윤식 씨가 거론되고 있다. 연지 씨는 현재 뮤지컬 등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오뚜기그룹 지분은 함 회장 비롯한 오너일가가 나눠 갖고 있는데, 함 회장은 98만4529주(28.62%)를 보유해 최대주주이고, 함 회장의 누이 영림 씨와 여동생 영예 씨가 각각 11만3980주(3.31%)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윤식 씨의 오뚜기 지분은 2.1%, 연지 씨는 1.25%에 불과해 두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지분은 현재로써는 차기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는 미약하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은 오뚜기에 대한 지배력 강화를 위해 향후 장내에서 지분을 꾸준히 사모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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