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평가액 8조2835억원인 국내 4위 건설사 대림산업 전‧현직 임직원들이 하청업체들로부터 총 6억원의 금품을 받아 챙겨 파문이 일고 있다.

20일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대형 토목공사 수주와 설계 변경을 통한 공사비 증액 등을 약속한대가로 하청업체로부터 금품을 챙긴 혐의(배임수재)로 대림산업 전‧현직 임직원 11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의하면 현장소장 백모(54)씨와 권모(60)씨 구속됐으며 대표이사 김모(60)씨 등 9명은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번에 검거된 대림산업 전‧현직 임직원들은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대림산업이 시공한 ‘하남미사지구 택지조성 공사’, ‘상주-영천 간 민자고속도로 공사’ 등과 관련해 하청업체인 한수건설 대표 박모씨로부터 설계변경을 통해 공사비를 늘려 준다는 명목 등으로 총 6억여원 가량을 수수한 혐의로 받고 있다.

구속된 백 소장의 경우 ‘상주-영천 민자고속도로 공사’ 당시 발주처 감독관을 접대한다며 한수건설로부터 총 13회에 걸쳐 2억여원이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뿐만아니라 백 소장은 “대학 입학한 딸에게 승용차가 필요하다”며 한수건설측에 4600만원 상당의 독일제 BMW 승용차를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구속된 권 소장은 ‘하남 미사보금자리주택지구 조성공사’ 당시 한수건설 박 대표로부터 발주처인 LH 감독관을 접대한다며 총 10회에 걸쳐 1억4500만원을 챙겼다.

불구속 입건된 대림산업 김 전 대표의 경우 아들 결혼시 부인을 통해 박 대표로부터 축의금 명목 현금 2000만원을 전달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박 대표에 의하면 이들 대림산업 전‧현직 임직원들은 대놓고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공사와 관련해 트집을 잡거나 공사비 중간정산 지급을 연기하는 등 갑질 행위를 일삼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박 대표는 경찰에 “공사현장을 아예 중단시키는 경우도 있어 ‘을’ 위치상 요구에 응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지난 2016년 7월 8일 대림산업이 하청업체인 한수건설에 미지급한 근로자들의 임금‧퇴직금 6억여원을 지급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루 전인 같은 해 7월 7일 대림산업은 한수건설에 대한 임금체불 미지급액 6억6375만8146원을 모두 지급했다.

또한 지난해 10월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은 30여년간 대림산업의 건설공사를 위탁받아 수행해온 중소기업 한수건설이 ▲부당특약 강요 ▲부당금품 요구 ▲물품구매 강제 ▲추가 공사대금 미지급 등 각종 불공정 하도급행위를 해왔다고 지적했다.